[언더그라운드. 넷]'핑크게이' 부산 성도교 교복은 왜 구린 교복으로 선정됐을까

2015. 4. 8. 14:0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기자는 중·고등학교 내내 교복을 경험하지 않은 거의 유일한 연배다. 기자가 중학교에 진학하던 1983년 교복자율화 조치가 시행되었다. 그리고 고등학교를 졸업한 1989년 이후, 교복은 부활했다.

3월 말 한 누리꾼이 선정한 '대한민국에서 가장 구린 교복 베스트7' 7위에 선정된 부산 성도고등학교 교복. / 오늘의 유머

3월 말, '대한민국에서 가장 구린 교복 베스트7'이라는 게시물이 인터넷을 강타했다. 사실 선정은 자의적으로 보인다. 어쨌든 1위로 꼽힌 학교 교복은? 부산 동인고다. 이 학교 교복의 별칭은 '인민군, 바퀴벌레, 할아버지, 똥물…' 등이다. 사진을 제시하지 않아도 대충 상상이 될 듯싶다. 한 졸업생의 증언. "1위가 제 모교네요. 교복을 바꾸려고 집단항의까지 해봤지만 실패했죠." 학교 측은 어떻게 생각할까. 먼저, 인터넷에서 구린 교복 1위로 선정된 사실을 알고 있을까. "알고 있어요. 재학생들 단체카톡 등에서도 화제가 된 모양인데…." 학교 관계자의 말이다. 이 관계자가 밝힌 '교복교체 시도가 무산된 경위'는 다음과 같다. "학교 동창회 차원에서 바꾸려는 논의가 있었는데 무산되었습니다. 선배들은 전통이라고… 그대로 가자는 반응이니 어쩔 수 없었죠."

취재를 해보면 거의 대부분 엇비슷했다. 4위에 선정된 광주시 남구 대광여고 교복에 붙은 별칭은 '스머트, 부직포'였다. 파란 색 일색의 멋 없는 조끼와 치마 때문에 붙은 별명인 듯했다. 학교 관계자의 말. "그런 별명이 있는 것은 압니다. 학교에서 애들이 장난으로 하는 말이긴 한데 딱히 반발은 없는 것 같습니다. 적어도 1990년대 이전부터 내려온 디자인으로 알아요. 올해도 그 디자인으로 나갔는데 바꿀 계획은 없습니다."

인터넷 여론을 보면 그중 가장 뜨거운 반응은 7위를 차지한 부산 성도고등학교 교복이 받았다. 이 교복에 붙은 별칭은 '핑크게이'다. 사진을 보면 분홍색 상의 때문에 생긴 별명으로 보인다. 그런데 뉴스를 찾아보면, 이 교복이 채택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는다. 2010년이다. 게다가 호평을 담은 뉴스도 있다. 부산일보의 소개기사 제목은 이렇다. "부산 성도고 '시원한 교복 혁명' 엄격함 벗고 발랄함 입다" 어떻게 된 걸까.

"엄마들이 대환영이었습니다. 기능성 소재를 채택해서 저녁에 빨아 아침에 입을 수 있었거든요. 게다가 교복값은 3분의 1에 불과하니…." 이 학교 김규익 교장의 말이다. 구리다고 생각한 것은 분홍색 때문으로 보이는데? "1100여명의 학생들이 선호하는 색깔이 같을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5년 전 당시 학생들이 설문조사를 했는데 가장 많이 나온 색으로 골랐어요."

원래 게이를 상징하는 색은 무지개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한국에선 남자옷 색깔 '핑크'는 게이를 상징하는 밈(meme)이 되었다. 아마도 이 코너에서도 인터뷰한 엉덩국 김영택군의 만화 '성 정체성을 깨달은 아이', 일명 '홍콩행 게이바'에 등장하는 캐릭터 '핑크게이'의 영향으로 보인다. 논란과 관련, 김 교장은 "학교 교복소위원회에서 강하게 의사를 개진한다면 교복색을 개선할 여지는 있다"고 덧붙였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주간경향 공식 SNS 계정 [ 페이스북] [ 트위터]

모바일 주간경향[ 모바일웹][ 경향 뉴스진]

- ⓒ 주간경향 (weekly.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향신문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Copyright © 주간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