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까지..명동 비즈니스호텔 전쟁

명동발(發) 중저가 비즈니스호텔 전쟁이 뜨겁다. 지난해 처음 600만명을 돌파한 중국인 관광객을 주로 겨냥한 것이다.
일본계 호텔 최초로 특1급 수준인 서일본철도의 '솔라리아 니시테쓰호텔 서울'이 오는 10월 명동에 둥지를 틀 예정이다.
프랑스 아코르그룹의 '이비스 스타일 앰배서더 명동'은 11일 개관식을 하고 본격 영업에 들어갔다. 여기에다 올해 말에는 롯데호텔이 짓는 중·고가 비즈니스호텔 '롯데시티호텔 명동'과 '롯데 라이프스타일호텔 명동'까지 잇따라 문을 열 계획이다. 여기에다 신세계그룹 계열 조선호텔은 회현동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관 바로 옆에 아쎈다스자산운용이 신축 중인 건물을 임차해 2017년부터 비즈니스호텔로 운영하기로 했다.
그동안 고만고만한 중소 호텔들의 각축장이었던 명동이 강력한 브랜드를 가진 거대 호텔들의 격전장으로 변하고 있는 셈이다.
명동은 상권 자체가 중국 일본 등 외국 관광객의 메카인 데다,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본점 등도 가까워 호텔업을 하려는 사람들이 가장 눈독을 들이는 곳이다. 그러나 용지 확보가 쉽지 않고 임차료가 지나치게 비싸 세종호텔, 사보이호텔 등 기존 터줏대감을 제외하곤 소형 관광호텔들이 주로 들어서 왔다. 일본 니시테쓰호텔이 들어설 엠플라자 쇼핑몰 상부는 ULM호텔 등 공사 중에도 호텔 운영주체가 몇 차례나 바뀌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하지만 2~3년 전을 기점으로 상황이 달라졌다. 국내 대기업과 글로벌 호텔그룹들이 잇달아 명동 상권을 겨냥하고 나선 것이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이 시장에 발을 들여놓은 호텔그룹은 파르나스다. 삼성동 인터컨티넨탈호텔 2곳을 운영 중인 파르나스는 2012년 12월 명동역 바로 뒤쪽에 '나인트리호텔 명동'을 오픈했다. 객실 점유율이 평상시에도 80~90%에 달할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세종호텔 역시 200억원가량을 들여 리모델링을 하고 갤러리 콘셉트로 변화를 줘 특1급 호텔로 업그레이드하자 중국인 고객은 줄었지만 일본·홍콩·대만계 고객이 늘었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호텔이 세종호텔보다 명동역과 더 가까운 쪽에 '롯데 라이프스타일호텔 명동(가칭)'을 짓고 있고, 을지로 백병원 뒤쪽엔 비즈니스호텔 브랜드인 '롯데시티호텔 명동'을 신축 중이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세계 최대 호텔체인 중 하나인 아코르그룹이 11일 이비스 스타일 앰배서더 명동을 정식 개장하면서 명동역부터 퇴계로2가 사거리까지는 그야말로 '호텔가' 로 변신하게 됐다.
이비스 스타일 앰배서더는 철저히 2030 중국·일본인 여성 관광객을 타깃으로 삼겠다는 뜻을 밝혔다. 주명건 이비스 스타일 앰배서더 명동 대표는 "그동안 비즈니스호텔은 물량과 가격 위주로 경쟁해왔지만 이비스 스타일 앰배서더는 여성을 공략한 세련된 스타일의 인테리어와 시설들로 차별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비스 스타일 앰배서더는 비즈니스호텔임에도 불구하고 20층 '오픈 핫 배스'나 21층 야외 '루프톱바' 등 시설을 갖추고, 호텔 가격에 조식 뷔페와 무선 와이파이를 포함시키는 등 여심 잡기에 나섰다. 하지만 명동 비즈니스호텔도 이미 공급 과잉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명동의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일부 호텔을 제외하곤 객실 점유율이 50%대인 경우가 허다하다"면서 "최근 급격하게 늘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의 경우 10만원 미만의 저렴한 숙소만 찾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깔끔한 비즈니스호텔의 주 고객이었던 일본인 관광객은 엔저 파고와 혐한 기류 등으로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박인혜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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