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댓글 알바' 꼼수 마케팅으로 잘못 감추는 기업들.. 경쟁사엔 비판 댓글, 블로그 히트 땐 보너스
기업들의 인터넷상 여론 조작에는 온라인 뉴스에 댓글을 붙이는 방식이 주로 이용된다. 국가정보원이 지난 대통령선거에 개입한 방식도 사용된다. 오피니언 리더 격인 계정을 만들어 뉴스에 댓글을 붙인 뒤 다른 계정 명의로 그에 동조하는 댓글을 다는 수법이다.
댓글 작업을 위해 블로그를 통째로 만들기도 한다. '댓글 마케팅' 업체 ㄱ사 관계자는 "비용이 충분하다면 블로그를 하나 만들어 포털 상위에 노출되도록 한 뒤 댓글을 다는 것도 가능하다"며 "블로그 하나를 띄우면 의뢰자에게 몇십만원을 추가로 받는다"고 전했다.
기업들이 올리는 댓글에는 경쟁사에 대한 비판글이 많다. 지난해 정보통신 커뮤니티 '시코'에서 논란이 된 LG전자의 글들이 대표적이다.
당시 LG전자에서 운영한 것으로 추정된 계정들은 "(갤럭시)S5 혼자 나왔으면 이 정도 파급력은 없었을 텐데, Z2한테 밀리는 감이 든다" "확실히 (갤럭시의) 지문인식 기능이 신기하지만 그 이상은 아닌 것 같다" 등의 글을 올렸다. LG전자 측은 논란이 되자 "홍보대행사가 제품 장점을 소개하는 차원의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사이트 운영과는 좀 다르게 활동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댓글 작업은 꼬리를 밟히지 않으려 안전장치도 마련한다. ㄱ사 관계자는 "댓글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티가 안 나게 하는 것"이라며 "우리 업체 경우 고유의 댓글 방식을 여러 패턴으로 만들고 지속적으로 수정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일부 기업들은 완벽한 위장을 위해 파워블로거들에게 돈을 주고 홍보글을 올리기도 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이 같은 수법으로 자사의 상품 추천글을 게재한 보령제약, 소니코리아, 한빛소프트 등 20개 업체에 과징금을 부과했다. 당시 보령제약은 42개 블로그에 건당 5만~15만원씩 총 495만원을, 소니코리아는 10개 블로그에 건당 10만원씩 총 290만원을 지급했다.
현행 전자상거래법은 '허위 또는 과장된 사실을 알리거나 기만적 방법을 사용해 소비자를 유인한' 업체에는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기업들의 여론 조작은 잘못된 정보로 소비자들에게 금전적 피해를 입힐 수 있으며, 더 나아가 배신감까지 느끼게 할 수 있어 문제"라고 말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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