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인터뷰]'가부키초 러브호텔' 이은우 "10명중 9명이 하지 말라고 했다"

2014. 10. 6.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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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해운대(부산) 이금준 기자] 홍등가로 유명한 일본 도쿄 가부키초의 한 러브호텔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하룻밤의 소동극. 러브호텔에는 떳떳치 못한 비밀과 음모를 가진 이들이 몰려든다. 바로 영화 '가부키초 러브호텔' 이야기다.

통기타와 젊은 여성의 노래로 상쾌하게 시작하는 '가부키초 러브호텔'은 아침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24시간 동안 시간대별로 점점 더 많은 비밀이 폭로되고 얽히며 갈등이 고조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영화 '가부키초 러브호텔'로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배우 이은우

특히 일본 대지진과 원전폭발, 청년실업, 이등시민으로 살아가는 한국인 이민자들, 성매매와 포르노 산업,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문제 등 현재 일본의 주요 문제들이 한 러브호텔을 중심으로 폭발한다.

각 개인들의 욕망은 서로 부딪히며 갈등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러브호텔을 중심으로 살아가는 서로의 처지를 누구보다 더 잘 이해하며 위로를 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 얽힘의 중심에 대한민국의 배우가 있다. '뫼비우스'(감독 김기덕)에 이어 이번엔 일본 영화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이은우. 영화의 바다 한 가운데에서 이은우를 만났다.

[사진='가부키초 러브호텔' 스틸]

-'가부키초 러브호텔'이 관객들을 찾게 되는데 소감은?

한국의 익숙한 현장이 아니라 언어가 다른 곳에서 한 작품이라 기대도 되지만 두렵다. 어떻게 해 냈을까 두려운 마음이 앞선다.

-'가부키초 러브호텔'에서 맡은 역할은?

한국에서 일본으로 유학을 간 학생이다.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성과 관련된 유흥업 종사자로 일을 한다. 사랑하는 남자친구가 있는데 그에게는 직업을 숨기고 있다. 여자는 일본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에 오고 싶어 하고, 남자는 일본에 있고 싶어 하고. 선택을 해야 하는지 갈림길에 있는 인물이다.

영화 '가부키초 러브호텔'로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배우 이은우

-배역을 들어보니 아무래도 연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현재 일본인들의 모습을 이야기 하고 있는 작품이다. 나는 과연 돈이 없었다면 그 직업을 선택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이해, 납득을 해야 자연스러운 연기가 나오는 거니까. 솔직히 고백하자면 답이 확실히 나오지는 않았다. 그래서 일단 사랑을 시작으로 내 역할에 젖어 들어갔다. 완벽하게 캐릭터를 뒤집어쓰고 연기를 했다기보다는 현장에서 피부로 조금씩 체득하면서 캐릭터를 만들어갔다.

-한국인의 이미지라는 점에서 부담이 있지는 않았나.

사실 고민이 많았다. 출연을 해야 할지, 혹은 말아야 할지. 사실 주변 사람 10명 중 9명이 하지 말라고 했다. 하지만 나는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이고 그 시기에 들어온 시나리오 중에 가장 좋은 것들을 선택한 것일 뿐이다. 남들이 비난의 화살을 던진다면 이 말 그대로를 해 드리고 싶다.

[사진='가부키초 러브호텔' 스틸]

-'가부키초 러브호텔'의 한국 관객 반응은 어떨 것 같나.

사실 아마도 대부분의 관객들이 내용을 자세히 모르는 상황에서 보시지 않나 생각한다. 히로키 류이치 감독의 팬들이 일단 보러 오실 것 같은데 팬덤이 장난이 아닌 것 같다. 현장에서 아예 티켓을 구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 분들이 과연 나를 어떻게 볼지 기대와 불안감이 교차하는 시점이다.

사실 영화제를 오면 내 영화는 항상 관객들과 함께 본다. 매번 볼 때마다 작품을 보는 것이 달라지는 것 같다. 기대도 되지만, 두렵기도 하다. 분명히 언어가 다른 세계, 환경에서 촬영하고 온 것이라 어떻게 봐 주실지 궁금하다.

영화 '가부키초 러브호텔'로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배우 이은우

-일본에서의 촬영은 한국과 어떤 차이가 있나?

일본이라서 시스템적으로 유별나지는 않았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치열하게 만드는 현장이라는 점에서는 대게 비슷하다. 다만 '가부키초 러브호텔' 촬영장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정말 '가족' 같은 분위기라는 점이다. 연출, 헤어, 메이크업까지 오랫동안 일한 팀들이다. 그들의 친절함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주변에서 정말 스태프들을 잘 만났다는 이야기를 했다. 손님을 따뜻하게 안아주는 분위기가 매우 좋았다.

-앞으로 배우 이은우가 걸어갈 길은?

초창기 병들어 죽고 맞아 죽는 역할만 했다. 지금은 사람들이 센 역할만 한다고 하는데, 다음엔 어떤 감독님이 어떻게 나를 써 줄지 굉장히 궁금한 단계다.

마치 한국과 일본을 두고 표류하고 있는 '가부키초 러브호텔'의 캐릭터처럼, 재작년 말부터 작년 초가 선택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던 시기다. 진로에 대해 고민. 즉 연기를 계속 하느냐 마느냐다. 나는 연기를 사랑하고 또 연기를 할 때 행복하다는 결론을 냈고, 고민을 일단락하고 이 자리에 오게 됐다.

마음을 먹고 나니 정말 연기를 잘 할 자신이 생겼다. 그런데 캐스팅이 잘 안 된다. 많은 분들이 좀 찾아주셨으면 좋겠다. 뫼비우스처럼 독보적인 센 캐릭터를 구축하는 것도 하나의 장기로 키워도 재미있을 것 같고, 혹은 푼수 같은 코미디도 보여드리고 싶다. 이 아이가 저런 걸 하겠어라는 선입견을 깨고 싶다. 어떤 음식이든지 소화를 잘 시키고 맛있는 밥상이 있다면 잘 먹을 자신이 있으니 언제든 불러주시길 바란다.

entnews@heraldcorp.com사진=해운대(부산) 송재원 기자 sunn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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