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강소기업] 하이모와 이덕화의 15년 인연

안지영 기자 2014. 9. 29.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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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발 전문업체 하이모 하면 배우 이덕화씨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하이모 사업 초기부터 15년가량 줄곧 광고모델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사석에서 "하이모가 문을 닫을 때까지 함께 하겠다"고 말할 정도로 하이모와 이씨의 인연은 돈독하다. 하지만, 하이모가 처음 이씨를 광고모델로 섭외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하이모가 지금의 상호로 변경한 1999년, 하이모 광고대행사인 제일기획은 탈모를 겪는 연예인들을 물색하던 중 이씨를 낙점하고 광고출연을 요청했다. 하지만 이씨는 번번이 거절했다. 당시 가발이 TV광고 소재로 나오는 것이 처음 있는 일이었고, 배우가 가발 광고에 나설 경우 이미지를 깎아먹을 것이란 편견 때문이었다.

그러던 이씨가 광고에 응한 것은 뜻밖의 사건이 계기가 됐다. 이씨는 1996년 무소속으로 국회의원에 출마했다가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낙선 직후 방송과 각종 행사 출연 등이 줄줄이 끊기면서 경제적 어려움에 처했다. 이씨는 울며 겨자먹기로 하이모의 가발광고 촬영에 응했는데, 시청자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하이모와 인연을 맺은 다음, 이씨는 하이모 제품 애호가가 됐다고 한다. 평소 앞머리 숱이 잔디처럼 촘촘한 모양의 가발을 선호해, 10년 넘게 한 가지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다.

출연하는 작품 속 캐릭터에 맞게 하이모 측에서 가발을 특수 제작해주기도 한다. 전두환 전(前) 대통령 역할을 맡았던 드라마 '제5공화국'이 대표적. 이마 절반이 훌렁 벗겨진 모습으로 출연했는데, 이것 역시 하이모가 대머리 모양으로 만든 가발이었다.

드라마 '올인'에 희끗희끗한 백발 머리로 출연했을 때에는 드라마가 나간 다음날이면 하이모에 "이덕화 가발을 어디서 구하느냐"는 문의 전화가 쇄도하기도 했다.

최근 하이모는 싱가포르 배우 알렌 우(Wu)씨를 서브 광고모델로 발탁했다. 이덕화씨와 나이 차가 20년이다. 우씨는 20~30대가 많이 겪는 'M자'형 탈모 가발을 소개하는 광고에 등장한다.

한국 소비자에게 생소한 외국인을 광고모델로 기용한 이유는 정서 차이에 있다. 15년 전, 이씨를 설득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처럼, 선뜻 가발 광고로 나서겠다는 젊은 남자 연예인을 찾기가 어려웠다. 실제로 탈모를 겪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폭은 더 좁아졌다.

하이모는 외국으로 눈을 돌려보자고 생각했고, 그 과정에서 우씨가 발탁됐다. 탈모에 대해 감추고 싶어하는 우리 정서와는 달리 우씨는 가발을 이것저것 써보며 촬영 자체를 즐겼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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