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 김구 이미지 신화화돼..이제는 실체 봐야할 때"

2014. 8. 12.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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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구씨 신간 '김구 청문회'..백범 추모단체측 "책 관점에 문제 있다"

김상구씨 신간 '김구 청문회'…백범 추모단체측 "책 관점에 문제 있다"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이승만이나 박정희를 비판하는 이는 많아도 백범 김구를 욕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위대한 독립영웅이자 정치인이며, 해방정국에서 중도파로서 신탁통치에 반대하고 남북 통일정부 수립을 요구하다 흉탄에 목숨을 잃은 비운의 주인공이라는 인식이 일반적이기 때문 아닐까 싶다.

역사 저술가 김상구씨가 최근 출간한 '김구 청문회'(1·2권)는 김구에 대한 이같은 기존 인식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책이다. '친일파가 만든 독립영웅'이라는 부제를 단 이 책은 김구가 동학에 입문하던 어린 시절부터 생의 마지막에 이르기까지 주요 사건을 짚으면서 그간 세간에 알려진 김구의 이미지를 적잖이 뒤집는다.

김씨는 백범일지 중 가장 널리 알려진 판본인 국사본을 친일파로 지목된 춘원 이광수가 윤문하고 각색한 점부터 문제로 지적했다. 원본에 없는 내용을 추가하는가 하면 일부 내용은 아예 빠져 있어 단순 교열이나 윤문을 넘어선 '재구성본' 수준이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백범일지에서 가장 박진감 넘치는 부분으로 꼽히는 '치하포 사건'의 사실관계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다. 치하포 사건은 1896년 3월9일 김구가 명성황후 시해를 복수한다는 명분으로 일본인 쓰치다(土田讓亮)를 살해한 사건이다. 백범일지에 쓰치타의 신분이 '육군 중위'로 기록됐다는 점이 사건을 더 극적으로 보이게 한다.

그러나 저자는 실제 당시 김구의 심문기록과 언론보도 등 자료에 쓰치다가 '일본인' '일본 장사꾼' 정도로만 언급될 뿐 일본 군인으로 명시된 경우는 없다며 이를 '분명한 작의적 왜곡'이라고 지적한다.

박정희 정권과 김구 가문을 연관지은 주장도 있다. 저자는 김구의 아들 김신 전 국회의원이 1961년 당시 공군 중장으로 5·16 쿠데타에 참여, 박정희 정권에서 아버지 김구의 위상을 높이는 결과를 얻은 것으로 본다.

김씨는 "김신 개인의 일신영달과 가족의 기득권 진입은 차치하고라도 아버지 김구는 진보·보수, 여야의 경계와 상관없이 대다수 국민이 숭배하는 민족의 영웅으로 자리잡았다"며 "이런 결과의 배경에는 민족 영웅으로 김구를 선택한 박정희의 공로가 크다"고 썼다.

이밖에 저자는 19세에 동학 접주가 됐다는 김구의 주장, 이봉창 의거에서 김구의 역할, 해방공간에서 김구가 취한 노선 등 여러 주제를 놓고 사실관계 오류를 지적하거나 지금까지 알려진 바와 상반되는 관점을 제시한다.

저자는 서문에서 "신화화된 김구의 이미지를 넘어 이제 김구의 실체를 봐야 할 시점"이라며 "역사적 인물에 대한 구체적인 인식은 우리가 가야 할 미래의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백범 추모단체들은 책 내용과 저술 방향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대응 방향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범김구기념관 관계자는 "책의 관점에 문제가 있다는 데는 내부적으로 대부분 인식을 같이하는 것으로 안다"며 "구체적인 방침은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매직하우스. 각권 436쪽. 1만5천800원.

pul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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