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가에서 정치가로..정치하겠다 마음먹은 날짜도 기억"

대담 입력 2014. 7. 28. 05:01 수정 2014. 7. 28.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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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투초대석]보수도시서 재선 성공한 야당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머니투데이 대담=김만배 법조팀장 기자][[머투초대석]보수도시서 재선 성공한 야당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머투초대석 이재명 성남시장 인터뷰

인구 100만명에 육박하는 거대도시 성남시. 그중 분당구는 서울의 강남 3구와 더불어 유권자들의 보수 성향이 강한 걸로 유명하다.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이재명 성남시장은 정치활동을 시작한 지 10년만에 분당에서도 여당 후보와 8%의 격차를 벌리며 재선에 성공했다.

그는 "전에는 소속 정당이 선거에 큰 영향을 미쳤는데 국민들의 선택기준이 인물 중심, 성과중심으로 바뀌고 있다"고 했다. 지난 임기동안 해낸 일에 대해 시민들이 만족을 느꼈다는 것이다.

이 시장은 지난 2010년 시장으로 임명되자마자 '모라토리엄'을 선언한 걸로 유명하다. 당시 성남시 부채는 5000억원에 달했다. 성남시가 모라토리엄 졸업을 선언하기까지는 4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그는 "공정한 예산집행 하나만으로 생각보다 빠른 시일 내에 부채를 갚을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이런 성과가 자신의 재선에 가장 큰 이유라고 분석했다.

-분당에서 진보진영 후보가 선거에서 승리한 일은 없었다. 승리한 이유를 무엇이라고 분석하나.

▶전에는 소속 정당이 선거에 큰 영향을 미쳤는데 국민들의 선택기준이 인물 중심, 성과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임기 초에는 사람들이 "일은 잘하는데 왜 하필 소속 정당이…"이런 말을 하더라.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 말은 "일 잘하네"이렇게 바뀌었다. 지난 임기동안의 시정성과에 대해 좋게 평가해 주신 것도 또하나의 요인이다. 교육지원사업, 노인 지원사업, 미금역 환승역 설치, 노후 공동주택 리모델링 사업 등의 평가가 좋았던 것으로 안다.

-성남시가 모라토리엄을 탈출하게 되면서 '경제시장'이라는 이미지가 생겼다. 시 경영의 비결은 무엇인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시운영, 국가운영 모두 문제는 돈이다. 특별한 기술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첫번째로 부정부패하지 않고 시를 깨끗하게 운영하는 것이다. 공무원이나 정치인들은 세금을 '남의 돈'으로 여길 수 있는데 이런 생각을 없애고 예산을 부정하지 않게 집행한 것이 주효했다. 공정한 예산집행이 시에 자리잡으며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빠른 시간 안에 빚 문제가 해결됐다. 최초에 나는 연간 부채상환액을 500억원 정도로 예상했다. 그런데 실제로 살림을 해 보니 4년만에 4572억원의 부채를 갚을 수 있었다. 시민운동을 하면서 예측했던 것보다 실제로 일을 해보니 여지가 더 많았다. 그만큼 재정운영이 방만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과거 이력이 독특하다. 중학교 고등학교 검정고시를 통해 대학입학했는데 가정형편 때문이었는가.

▶당시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랬다. 우리 가족이 7남매인데 중학교 이상 졸업한 사람이 없다. 초등학교 졸업 후 전부 공장생활을 했다. 가족 중에서는 내가 제일 먼저 산업현장에서 탈출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찔했던 순간도 많았다.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때도 있었고 어렸을 때 공장생활을 하다 다쳐 아직도 장애가 남아 있다. 돌이켜보면 이런 문제들이 내 큰 재산이 됐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에서 법조인으로 활동했다. 법률가에서 정치가로 변신하게 된 계기는.

▶사법연수원을 마치며 진로를 선택할 시기에 인권변호사를 선택했다. 당시에는 유행에 가까웠다. 군사정권때라 그 체제에 복무하지 않겠다고 나와 변호사의 길을 선택했고 시민단체 활동도 꾸준히 전개했다. 이후 정치인이 되기로 마음먹은 건 날짜까지 기억난다. 2004년 3월28일이다. 당시 성남시 시립의료원 설립운동을 하다가 시의회에서 설립조례가 날치기로 폐기되는 현장을 봤다. 시민들이 원하는 일인데 정치에 의해 가로막히는 현장을 보고 나니 직접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립의료원은 결국 지난해 착공하게 됐다. 그 일이 있은지 10년만이다.

머투초대석 이재명 성남시장 인터뷰

-시장으로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뭐라고 생각하나.

▶정치인, 행정책임자의 제일 중요한 덕목은 공적권한을 남용하지 않는 것이다. 정치라는 것은 위탁받은 권한을 쓰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남의 것이다. 부정부패 하지 않고 공정해야 한다. 이 두가지만 잘 지켜도 훌륭한 시장이다. 그다음은 소통이다. 민주주의를 실천하기 위해 만든 것이 지방자치다. 시민이 주인인 성남, 국민이 주인인 나라, 사람이 주인인 세상 이걸 만드는 것이 정치인의 역할이다. 선거때만 시민이 주인이 되는게 아니고 일상적으로 이게 작동을 하려면 소통이 돼야 한다.

-세월호 사고 이후 국민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성남시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으로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국가의 입장에서 보면 국가공동체를 유지하는게 가장 중요하다. 국가로 보면 안보고 사람으로보면 목숨을 부지하는 것이다. 근본중의 근본이고 기본중의 기본이다. 대통령의 직무 중 가장 큰 것도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일이다. 그런데 생명과 안전이라고 하는건 워낙 중요한 일이라 일상화된다. 그러다보면 무감각해지고 소홀해진다. 이걸 소홀해지지 않게 중요한 과제로 끈임없이 인식하고 끊임없이 예방해한다. 이 일을 하라고 공무원이 있고 정부가 있는거다.

세월호 참사에서 보다시피 국가의 책무는 소홀해졌고 돈벌이의 수단으로 전락했다. 소방관 문제를 보자. 예산이 든다고 장비를 안줘 이슈되지 않았나. 기본이 안돼있는거지. 4대강사업, 이런건 안해도 된다. 수상운송을 위해 필요하다고 해도 이런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소방 재난대책이다. 도둑은 나쁜 사람인데 도둑보다 더 나쁜건 그 사람에게 뒷문을 열어준 경비원이다. 국민으로부터 급여를 받고 있고 그게 의무인 사람들이 그걸 배반하고 안전관리를 소홀하게 해주고 대가를 챙겼다. 현재 우리나라는 졸부다. 옷은 화려하게 입고 있는데 예의가 없는 졸부와 비슷한 상황이다. 기본이 무너진 것이라 생각한다.

-이번 임기에 중점적으로 추진할 정책은?

▶행정의 가장 중심화두로 공공성 강화를 내세우기로 했다. 첫번째가 교육, 두번째가 의료, 세번째가 안전이다. 사회가 희망을 가지려면 교육이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 교육청이 담당하는 일이긴 하지만 지금의 교육기회는 부모의 경제력 수준에 따라 결판이 난다. 부모 재산능력이 자녀 세대에 그대로 세습되는 상황에서는 희망이 없다. 이걸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교육기회를 실질적으로 공평하게, 그러려면 공교육을 지원해야 한다. 현재 교육지원예산이 706억으로 전국 최고수준인데 1000억 수준으로 올리려 한다.

생활수준이 올라가면 건강문제에 관심이 생긴다. 의료영역은 이상하게 공공성이 많이 약화돼있다. 공공의료 비중이 선진국 뿐만 아니고 개발도상국가랑 비교해도 낮다. 시 의료원 설립하고 있고 이후 성남시민 전원에게 주치의 지정을 해주려고 한다. 또 출산부담을 좀 줄여주기 위해서 공공산후조리원을 만들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안전, 이건 기본에 관한 문제다. 현재는 소방이나 경찰소관으로 돼 있어 우린 실제로 할 수 있는건 별로 없다. 시에서는 시민경찰대를 만드려 한다. 한동에 한 10명을 배치해 방범순찰하고 귀갓길 경호해주고 낮에는 애도 좀 봐주고 집에 화장실 변기도 뚫어주는 동네 토탈서비스를 제공하는 거다. 물론 예산이 든다. 150억원정도로 500명 고용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성남시는 게임산업으로도 유명한 도시가 됐다. 보통 게임이라고 하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국가 정책도 그쪽으로 가는 모양새인데 시장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

▶게임산업은 고부가가치의 산업으로 특히 청년고용에 크게 도움을 준다. 시장도 세계적으로 열려있고 대한민국이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영역이다. 모든 산업에는 어두운 면이 있다. 이를 합리적으로 접근해야 하는데 현재 한국은 과하게 억압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대한민국의 중요한 효자산업으로 자리매김해야하는데 규제 일변도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다. 성남시에는 국내 게임업체 메이저 업체들 대부분 있고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적극 지원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부산에서 열리는 G-star(국제게임전시회)를 성남에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치인으로서의 포부를 말씀해달라.

▶성남시를 운영해보면서 국가나 더 큰 규모의 시스템이 잘 작동하면 얼마나 좋은 사회가 될 수 있을까 이걸 보고싶다. 꼬리를 잡고 몸을 흔드는게 내 목표다. 시민운동가에서 정치가로 전환하며 지방을 택한 것도 같은 이유다. 지방의 한 지역을 맡아서 하는 일이 대한민국 사회의 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다. 시장이나 면장이나 도지사나 대통령이나 크게 다를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 할 거고 가능하면 더 많은 영역에서 일을 하고 싶다. 누가 되느냐 보다 뭘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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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대담=김만배 법조팀장 기자 lts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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