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생배우' 김민정 "다시 태어나도 배우? 안 할래요"(인터뷰)

김가영 기자 2014. 7. 19. 11:03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TV리포트=김가영 기자] 배우라는 직업을 위해 태어났고 배우라는 직업을 위해 사는 '천생배우' 김민정.

배우라는 옷을 완벽하게 입은 김민정은 "다시 태어나도 배우를 하겠느냐"라는 질문에 "아니요"라고 단호하게 대답했다. 배우라는 직업이 운명이라고 말하던 그녀의 반전 대답은 호기심을 자극했다.

◆ "촬영, 몸에 좋은 것 챙겨먹으며 버텼죠"

tvN 금토드라마 '갑동이' 오마리아 역으로 출연한 김민정은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하고 묵직한 역할을 소화했다. 오마리아는 과거 절친한 친구가 바로 옆에서 살해당하는 모습을 지켜본 상처가 있는 인물. 게다가 자신도 죽음의 위기에서 가까스로 벗어났기 때문에 엄청난 트라우마를 지니고 있다. 오마리아의 상처는 김민정에게 녹아들었다. 김민정은 오마리아의 슬픔과 트라우마를 담아냈고 빡빡한 촬영 스케줄 속에 모두를 그려냈다.

"좋은 것을 엄청 챙겨먹었어요. 우는 신이 많다보니까 기력이 많이 딸리더라고요. 정신을 차리고 있었어야 했어요. 잠도 많이 못자는 상태다 보니까 정신이 없고 온전히 집중하기가 어려웠어요. 그럴 때 재밌는 신을 촬영하면 정신이 번뜩 드는데 눈 물흘리는 감정을 찍으려니까 쉽진 않았어요. 하지만 주어진 거니까 어쩔 수 없죠. 마리아한테 매력을 느낀 이유가 저한테도 트라우마가 있고 상처가 있기 때문이에요. 모든 분들이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세상과 소통하기 힘들었고 인간과 소통하기 힘든 인물. 자기만의 세상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했어요"

김민정이 역할에 대한 완벽한 이해를 해서였을까? 김민정은 오마리아를 완벽하게 표현해내며 공감대를 끌어냈다. '갑동이'를 향한 분노와 카피캣 류태오(이준 분)를 향한 분노, 또 그 사이 알 수 없는 동정심을 표현해내며 다양한 감정을 소화했다. 김민정은 역할을 단지 극의 인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닌, '나의 일' '나라면 어땠을까'로 번안했다. 그렇기 때문에 김민정은 '뉴하트' '제3병원' 등에서 같은 의사 역할을 맡았지만 각각 다른 모습을 보일 수 있었다.

"'갑동이'도 그렇고 의사 시놉시스가 많이 들어와서 저도 신기해요. 처음엔 의사가 안 어울릴 것 같아서 고사했는데 나중엔 '어울리니까 역할을 주시나보다' 생각해서 하게 됐어요. 의사에도 정신과, 소아과 등등 많은 종류가 있잖아요. 앞으론 좀 다양한 연기를 하고 싶어요. 중성적인 캐릭터도 하고 싶고 털털하고 내려놓을 수 있는 역할도 해보고 싶어요. 아니면 아예 지적인 역할도 해보고 싶어요"

◆ "결혼 늦게 하는 이유? 여배우 특권 아닐까요?"

"좋은 사람이 있으면 지금이라도 결혼을 하고 싶어요. 그런데 아직 못 만난 것 같아요. 언제 만날지도 잘 모르겠고 그렇다고 조바심이 나는 것은 없어요. 이게 사실 배우들이 가진 특권이라면 특권 아닌가요? 일반인 친구들을 만나면 '결혼을 빨리 해야되는데 걱정이다' '집안에서 결혼에 대한 압박을 많이 준다' 등의 고민을 털어놔요. 그럼 전 '미안한데 나는 특권을 가진 것 같다. 이해는 한다'고 대답해요"

연예계 대표 동안 김민정이 어느덧 결혼 적령기에 접어들었다. 일반인 여성이라면 대부분 결혼을 했을 나이. 하지만 김민정은 결혼이라는 생각보다 연기 생활에 집중하고 있다. 사실 그것이 천생배우 김민정에겐 더 어울리는 모습이긴 하다.

"주위에 결혼을 안한 배우들이 정말 많아서 조바심이 안 나요. 다 결혼을 했으면 '빨리 해야 될텐데' 생각하겠지만 결혼을 안하고 건재한 배우들이 많잖아요. 닥친 일이 아니에요. 그래도 35살 안에는 가고 싶지만 계획은 언제든 바꿀 수 있으니까요"

◆ 자타공인 '천생배우'…'잘 자라줘서 고마워'

아역배우들은 다 잘된다? NO. 그렇지 못한 배우들이 훨씬 많다. 한 때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진 아역배우들이 수십 명이다. 하지만 김민정은 누구보다 바르게 잘 자라주었다. 아역 당시엔 그 나이에 맞는, 성인 배우가 돼서는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며 다방면으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흐름이 좋았어요. 아역배우를 탈피해야겠다고 박혀있던 것은 없었어요. 오히려 '사는 게 뭔지' 이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대부분의 아역 배우들은 '아역 이미지'를 벗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는데 전 오히려 그 이미지를 탈피해야하고 성숙해보여야하고 그런 생각을 안 가졌어요. 그게 오히려 경쟁력이 됐던 것 같아요"

8살인 1990년 MBC 드라마 '베스트극장-미망인'으로 대중 앞에 나선 그녀는 어느덧 데뷔 25년을 맞이했고 몸에 배우라는 직업을 꼭 맞췄다. 한순간도 배우라는 직업에 충실하지 않은 적이 없던 김민정은 늘 칭찬받는 배우였다. 엘리트 배우 코스를 밟으며 잘 자라준 고마운 배우 김민정에게 연기는 '운명'이었다.

"사실 집에서 연기자를 시키려고 하지 않았고 욕심도 별로 없었어요. 우연히 그 길에 들어섰죠. 당시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밤을 꼴딱 새도 힘들어하지 않고 재밌게 일을 했어요. 10살, 11살 무렵 우는 신을 찍는데 30분 전부터 감정을 잡고 있었어요. 그 기억을 떠올리면 '그래 그냥 운명이었나 보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다시 태어나면 배우를 하지 않을래요. 해봤으니까 불편한 것도 잘 알고 다른 삶을 살아보고 싶어요."

김가영 기자 kky1209@tvreport.co.kr/ 사진=더좋은 이엔티

Copyright © TV리포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