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체크카드 쓰라더니 신용등급 하락은 웬 말
정부의 체크카드 권장정책에 따라 신용카드 대신 체크카드를 쓴 금융소비자들이 신용등급 저하로 낭패를 보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고객들의 신용등급을 산정할 때 신용카드를 6개월 이상 일정금액 사용한 고객의 경우 신용평가 점수에 4~5%의 가산점을 주지만 체크카드의 경우 이보다 낮은 2~3%의 가산점을 매긴다. 금융기관의 돈을 빌려 쓰는 신용카드에 비해 은행예금을 꺼내 쓰는 체크카드의 신용가산점이 낮을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런 사실을 사전에 알 턱이 없었던 소비자로서는 느닷없는 신용등급 하락과 이에 따른 대출제약이 당황스러울 뿐이다.
더욱 납득하기 어려운 점은 정부의 행태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7월부터 개인신용평가사가 신용등급을 매길 때 체크카드 이용실적을 반영하도록 하면서 "체크카드 이용실적은 신용평가에 긍정적으로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그 바람에 체크카드 사용은 늘고 신용카드 사용은 줄어들기 시작했다. 급기야 올 3월 현재 체크카드 발급장수는 9,813만장으로 신용카드(9,540만장)를 처음으로 추월했다. 그런데 결과는 뭔가. 정부 말을 믿은 대가가 되레 신용평가 하락이었으니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용평가도 덩달아 떨어진 셈이 되고 말았다.
체크카드 활성화는 무절제한 소비나 대출을 억제하는 등 장점이 크다. 하지만 단점이 있다면 그 역시 정책홍보에 반영되는 것이 마땅하다. 이제라도 금융당국은 체크카드를 사용할 경우 신용등급 평가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설명해 불필요한 오해와 불신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더욱이 지금 경제상황은 소비억제보다 되레 소비확대 정책에 무게를 둬야 할 시점이다. 체크카드 사용자의 소비활동을 저해하는 요인이 없어지도록 하루빨리 신용평가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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