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온화한 양아치 '마일드 양키' ..목표의식 없고..

일본에서 때아닌 '양아치 바람'이 불고 있다. 새로운 소비 계층으로 등장한 신조어 '마일드 양키'가 경제계는 물론 사회·문화계에서도 키워드로 부상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마일드 양키는 1970년대 폭주족이나 불량배를 지칭하는 말 '양키'에 부드럽다는 뜻의 '마일드'를 결합한 말로 '온화한 양아치' 정도로 번역될 수 있다. 목표 의식이 없고 문화적 소양이 떨어지는 기존 양키의 특성은 그대로 갖고 있으면서도, 폭력적·공격적인 성향은 떨어지는 젊은층을 지칭한다.
마일드 양키는 소비자 연구기관인 하쿠호도(博報堂)생활종합연구소의 하라다 요헤이(原田曜平)가 올해 초 출간한 책 '양키 경제 소비의 주역, 신보수층의 정체'에 등장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하라다가 묘사하는 마일드 양키는 ▲교외나 지방도시에 거주하는 저학력·저소득 계층으로 ▲출세하겠다는 목표 의식이 낮고 ▲친구·가족과의 관계를 중시하며 ▲태어나고 자란 지역의 반경 5㎞ 밖으로는 나가고 싶어하지 않는 내성적인 성향을 갖고 있다. 특정 분야에 몰두하는 '오타쿠'에 비해서는 정보기술(IT) 등 신기술에 대한 지식수준이 떨어지고, 기존의 양키 집단에 비해서는 활동성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마일드 양키가 새로운 계층으로 분류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돈도, 능력도 없지만 가족과 친구, 지역사회에 관심이 높아 가족용 승합차, 술과 담배, 의류 등의 소비에 적극적이라는 점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을 핵심 타깃으로 한 상품으로는 유니클로 의류, 대형할인점 이온SC, '종합엔터테인먼트 그룹'으로 불리는 남성 14인조 그룹 에그자일(Exile) 등이 꼽힌다.
하라다는 일본의 20대 젊은이 가운데 30% 정도를 마일드 양키 계층이라고 지목하면서 "유럽·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1980년대에 유사한 계층이 등장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마일드 양키가 일본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는 비판적인 분석도 나오고 있다. 허핑턴포스트 일본판은 "마일드 양키는 소비성향이 높다고 해도 학력도 연봉도 낮고 출세하겠다는 야심이 부족하다"며 "창의적인 혁신, 외국인과의 교류 등이 필요한 글로벌 비즈니스 현실에서는 살아남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우치다 다쓰루(內田樹) 고베(神戶)여학원대 명예교수는 마일드 양키가 재계와 엘리트 계층의 '착취 대상'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우치다 교수는 주간지 슈칸겐다이(週刊現代) 인터뷰에서 "(마일드) 양키들은 저학력·저임금·비조직·비정규 노동의 공급원이 되고 엘리트 계층으로부터 수탈당하더라도 반정부 운동을 벌일 가능성이 없다"며 "반지성주의적이기 때문에 자신의 입장을 주장하는 일에 전혀 흥미를 느끼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하나 기자 han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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