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년 정부는.."컬러TV는 경제건설, 국가안보 방해한다"

2014. 3. 26.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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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윤지나 기자 ]

↑ 사진=이미지비트 제공

"컬러TV는 우리 국민이 총화 단결해 경제 건설에 열심히 매진해야 하는 현실에 유익하지 못하다"

1977년 주한미군방송(AFKN)이 컬러방송을 시작하자 정부가 중단을 요청하며 미측에 나타낸 입장이다.

외교부가 26일 공개한 1977년 4월의 AFKN 컬러방송 관련 문화공보부 당국자와 미8군측의 회의록을 보면, 당시 컬러TV에 대한 정부의 인식을 확인할 수 있다.

당시 문공부 관계자는 주한미군을 대상으로 한 AFKN이 컬러로 나올 경우 국내에 컬러방송 도입 여론을 자극할 수 있다고 봤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1970년 후반 이미 컬러TV를 개발해 수출까지 하고 있었지만, 경제건설과 국가안보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국내 컬러방송 개시를 미루고 있었다.

일본은 1960년, 필리핀은 1966년부터 볼 수 있었던 컬러TV를 한국에선 볼 수 없었던 이유다.

문공부 관계자는 회의에서 "국내 컬러방송 실시에 따른 경제적 재원은 가능하나 현 상황에서 보다 중요한 것은 경제 건설"이라고 못박았다.

이런 맥락에서 정부는 국내 컬러방송 시점도 국민 연소득 1천500달러를 넘기는 1980년대 초반으로 잡고 있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농어촌에 흑백TV 보급이 완전히 실현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우리 국민도 현재 흑백 TV 방송에 만족한다"며 온 국민의 취향을 대표(?)해 발언을 이어갔다.

하지만 주한미군은 이미 1973년 컬러방송 추진 방침을 한국 정부에 통보한 바 있는 만큼 컬러방송 비율을 늘린다.

이에 정부는 4개월이 지난 8월 미군 측에 다시 "우리나라는 아직 선진국같이 대량 소모 경제 단계에 있지 않다"며 예의 경제건설론을 들이밀었고, 컬러방송을 하되 1일 2시간 내 정훈교육 목적으로만 해달라는 타협안을 AFKN에 제시하기도 했다.

"앞으로 4∼5년이 국가 안보에 대단히 중요한데, AFKN이 컬러방송을 적극화할 경우 우리 국가건설과 방위노력에 지대한 장애를 초래할 것"이라는 정부의 협박성 주장에도 AFKN은 예정대로 컬러방송을 전면 시행했다.

우리 정부가 총천연색 방송을 시작한 것은 1980년 12월 신군부 세력이 들어선 이후다.jina13@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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