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mm를 찾아라] 고아성이 '우아한 거짓말' 출연 고사 후 다시 찾게 된 사연

[스포츠한국 안진용기자] 배우 고아성의 상업 영화 주연 데뷔작인 '우아한 거짓말'(감독 이한ㆍ제작 유비유필름). 그는 극중 여동생이 자살한 후 그 이유와 배경을 좇는 언니 만지 역을 맡았다.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한 '우아한 거짓말'은 원작이 가진 큰 울림과 고아성을 비롯해 김희애 김유정 김향기 등의 호연이 결합해 주저없이 추천하고 싶은 '웰메이드 영화'로 빚어졌다.
고아성은 이한 감독으로부터 출연 제안을 받고 시나리오를 읽은 후 '우아한 거짓말'의 매력에 흠뻑 젖었다. 하지만 고민 끝에 그는 출연을 고사했다. '동생의 죽음'을 겪은 언니의 엄청난 감정의 소용돌이를 연기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내가 겪어보지 못한 일이었기 때문에 자신이 없었어요. 상상 만으로는 소화하지 못할 것 같았죠. 자칫 잘못 연기하면 실제로 만지와 같은 아픔을 가진 분들께 상처를 주게 될까 두려웠어요"라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우아한 거짓말'은 고아성의 머리와 마음 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의 곁을 맴돌며 끊임없이 오라 손짓했다. 이후 고아성에게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그는 "거짓말처럼 매일 밤 엄마가 돌아가시고, 언니가 죽고, 단짝 친구가 세상을 떠나는 꿈을 꿨어요. 너무 생생해서 울면서 잠에서 깨곤 했죠. 깨어난 후에도 슬픈 감정을 추스르고 현실로 돌아오기까지 한참 걸렸어요"라고 말했다.
여전히 스스로에게 의심을 품고 있던 고아성의 마음을 돌려 세운 이는 프랑스 작가 롤랑 바르트였다. 롤랑 바르트가 어머니를 잃은 후 절절한 마음으로 써 내려간 '애도 일기'를 읽은 고아성은 조금이나마 소중한 사람의 부재에 대해 간접 경험할 수 있었고 비로소 '우아한 거짓말'의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
'애도 일기'의 마지막장을 덮은 고아성은 조심스럽게 이한 감독에게 장문의 편지를 썼다. '우아한 거짓말'의 출연을 고사한 후 자신이 겪은 일과 다시금 출연을 결심하게 된 계기를 세세하게 적었다. 이한 감독은 캐스팅 1순위로 생각했던 고아성에게 두 말 없이 다시 시나리오를 건넸다.
'우아한 거짓말'에 출연한 후유증은 컸다. 스펀지가 물을 머금듯 만지와 동일시돼 연기했지만 자신의 몸 속에서 만지를 빼내고 다시 고아성으로 돌아오기까지는 아직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고아성은 "평소에도 역할에서 빠져나오는 데 오래 걸인데 이번에는 필요 이상으로 깊이 빠진 느낌이에요. 실제로 없는 동생이 정말 죽은 것처럼 촬영 두 달 내내 큰 상실감으로 살았어요. 아직도 마음이 편하지가 않네요"라고 말했다.
'우아한 거짓말'은 13일 개봉된다.
안진용기자 real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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