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꿈꾸며 입학 현실벽에 막혀 좌절
수도권 한 대학 실용음악과에 다니던 박모(26)씨는 현재 친구들과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다. 가수가 되기 위해 실용음악과에 진학했지만 가수는커녕 변변한 일자리도 구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선배들을 보며 진로에 대한 고민을 거듭했다. 1학년을 마치고 군대에 다녀온 박씨는 결국 학교에 돌아가지 않고 자퇴했다. 박씨는 "도저히 길이 보이지 않았다"며 "화려하게 보이는 연예인 모습만 생각하고 실용음악과에 간 것을 후회한다"고 말했다.
오디션 프로그램과 아이돌 가수 열풍에 힘입어 최근 대학 실용음악과의 입시 경쟁률이 최고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다. 하지만 어렵게 들어간 대학을 중도에 포기하는 학생 비율이 다른 학과에 비해 훨씬 높아 우려를 낳고 있다. 입시 전문가들은 막연히 유행을 쫓지 말고 자신의 적성과 졸업 후 진로 등을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5일 입시전문업체 하늘교육에 따르면 2014학년도 대입 정시모집 경쟁률 상위 10개 학과 중 1위부터 8위까지를 실용음악(학)과가 차지했다.
4명을 선발하는 정시모집에 867명의 지원자가 몰려 216.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한양대 실용음악과(보컬)는 앞서 진행된 수시모집에서도 471.4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2012학년도 수시모집에서는 호원대 실용음악학부(보컬)가 무려 536.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문제는 실용음악과 학생들의 중도탈락 비율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전국 4년제 대학 실용음악과의 중도탈락 학생 비율은 2010년 10.1%, 2011년 8.5%, 2012년 8.4% 등으로 나타났다. 이는 4년제 대학 중도 탈락률(2010년 4.2%, 2011년 4.1%, 2012년 4.1%)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중도탈락이란 미등록, 미복학, 자퇴, 학사경고, 유급제적 등으로 학업을 중단하는 것을 말한다.
서울 강남의 한 예술대학 실용음악과에서 기타를 전공한 이모(28)씨는 "2005년 기타 전공으로 20명이 입학했지만 중간에 하나 둘 빠져나가 졸업 땐 달랑 3명만 졸업장을 받았다"고 말했다.
실용음악과 학생들이 입시 때의 열기와 다르게 이처럼 중도에 학교를 많이 그만두는 것은 연예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 제대로 된 정보없이 무작정 지원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는 '스타 마케팅' 등을 통해 학생들의 지원율을 높이는 대학의 상술도 맞물려 있다는 지적이다.
프레이즈 실용음악학원 김영수 원장은 "실용음악과는 가수를 키우는 곳이 아니라 공부를 하는 곳인데 스타를 꿈꾸는 학생들이 진학하는 게 문제"라며 "연예인이 되고 싶으면 연예기획사로 가는 게 맞다"고 꼬집었다.
경희대 이우창 교수(포스트모던음악학과)는 "학교에 학적만 둔 연예인들을 내세워 이들이 후배들을 연예계로 끌어줄 것처럼 홍보하는 대학도 문제"라며 "수험생들은 실용음악과의 낮은 취업률과 냉혹한 현실을 직시해 진로 결정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재호 기자 futurnalis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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