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여자선수' 여자농구 샛별 신지현

곽현 기자 2014. 1. 2.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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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막만한 얼굴에 큰 눈망울. 호기심으로 가득할 것만 같은 이 신비한 소녀가 한 경기 61점의 주인공이라면 믿겠는가? WKBL 신인드래프트 1순위와 올 해의 농구인을 수상한 하나외환의 신인 신지현(18, 173cm). 여자농구의 떠오르는 샛별이 된 그녀를 만나보았다. (※이 기사는 농구전문잡지 점프볼 12월호에 실린 기사로 인터뷰는 11월 13일에 진행됐음을 알립니다)

프로 막내의 삶 시작"쌤, 이거 몇 시에 끝나요?" 인터뷰를 하기 위해 만난 신지현. 어딘지 모르게 뭔가 바쁜 모양이다(중학생 때부터 안 신지현은 필자를 '쌤(선생님의 줄임말)'이라 부른다). "왜? 뭐 있어?" "2시 반부터 연겜(연습게임) 있어요. 1시 50분부터 스트레칭 해야 해요." 갑작스레 잡힌 연습게임 때문에 신지현이 다급하다. 이날 인터뷰 시간은 12시 30분. 인터뷰 시간을 1시간으로 잡았을 때, 끝나고 옷 갈아입고 테이핑도 해야 하는데, 마음이 조급하기만 하다. 프로 막내로서의 삶이 시작된 것이다. "머리가 좀 눌렸는데? 너 머리 안 감았지?" 필자가 핀잔을 주자 "못 감았어요" "야, 인터뷰 하는데 머리도 안 감고 나오냐?" "(박)하나 언니가 자고 있어서 못 감았어요. 자는데 물 틀고 그러면 언니 깰까 봐요." 드래프트 1순위도 어쩔 수 없는 막내이긴 막내인가 보다. 이제부터 신지현의 파란만장한 프로생활이 시작됐다.

저 하나외환 가고 싶었어요!

인터뷰를 하기 위해 숙소 근처의 한 카페를 찾았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제일 괜찮은 장소를 수소문했다. 가수 윤건이 운영하는 카페란다. 한적하고 조용하며, 은은한 게 분위기가 괜찮았다. 근데 신지현의 옷이 문제였다. 회색 상의에 청바지. 좀 더 화사한 색이면 좋았을 텐데. 팀에 들어올 때 집에서 옷을 한 벌밖에 안 가져온 게 이유였다. 그나마 바지는 트레이닝복밖에 없어 선배 김이슬의 바지를 빌려 입었다. "추리닝 한 벌 밖에 안 가져왔어요. 옷 많이 가져올 필요 없잖아요. 저희 집도 여기서 가까워요." 신지현이 천진난만하게 대답한다. 난감한 건 필자보다 사진기자다. 되도록 선수들의 예쁘고 멋진 모습을 담고 싶어하는 사진기자는 "옷 색깔만 좀 더 환한 색이었으면"하며 아쉬움 섞인 말을 꺼냈다. "그래도 얼굴이 예쁘니까 뭐, 자, 지현 선수 웃어봐요." "얘가 뭐가 예뻐요" 필자가 한 마디 거들었다. 지금은 옷이나 자신의 외모에 큰 관심이 없는, 그저 농구가 좋은 18살 여고생, 아니 이제 사회 초년생이 된 신지현이다.

"1순위로 뽑힌 거 축하해. 이제 프로 된 게 실감이 좀 나니?""모르겠어요. 매일 하루가 정신이 없어요. '프로구나'라는 느낌이 별로 없어요.""뭐가 그렇게 바빠?""오전 훈련하고, 좀 쉬었다 오후 훈련하고, 또 저녁에 야간 훈련하고…. 하루가 정말 빨리 지나가요."

팀에 합류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신지현은 아직 팀 훈련을 함께 하지 못 하고 있다. 전국체전이 끝난 후 오랫동안 운동을 쉬었기 때문에, 훈련을 할 수 있는 몸을 만들고 있는 과정이다.

"1순위가 될 거라는 걸 어느 정도 짐작했을 텐데, 하나외환이 1순위 뽑았을 때 어땠어?""좋았어요. '하나외환에서 날 부를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 가드가 부족하다는 말이 있었잖아요. 저 하나외환 가고 싶었어요. 집도 가깝고, 신세계 때부터 좋아하는 팀이었거든요."

"프로 와보니까 고등학교 때랑 뭐가 다른 것 같아?""아직 언니들이랑 훈련을 같이 안 해서 잘은 모르지만, 웨이트 트레이닝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아직 자세 잡는 훈련을 많이 하는데, 천천히 몸을 끌어올리고 있어요. 밥이 너무 맛있어요. 방도 좋고요."

"어제(11월 12일) 첫 경기를 했는데, 벤치에서 경기를 본 소감은 어때?""사실 경기를 잘 못 봤어요. 물 나르고 정신이 없었거든요. 막판에 좀 봤는데, 져서 아쉬웠어요. 관중들이 많아서 정말 신났던 것 같아요."

신지현의 학창시절은? "농구 정말 재밌게 했죠!"

올 한해 신지현이란 이름 석자를 농구팬들에게 각인시켰던 요인 중 하나가 바로 '61점 경기'였다. 올 해 1월 경산에서 열린 WKBL총재배에서 대전여상을 상대로 무려 61점을 기록했다. 남녀중고농구를 통틀어 한 경기 최다 득점기록이었다. 이 사실이 기사화되자, 수많은 네티즌들의 댓글이 달렸고, 신지현이란 이름도 알려졌다. 61점 기록에서 알 수 있듯 신지현은 올 한 해 가장 폭발적인 득점력을 선보였고, 득점 뿐 아니라 코트 전체를 아우르는 경기조율과 한 타이밍 빠른 패스로 동료들의 득점을 도왔다. 2013년 신지현의 경기당 평균 기록은 34점 11.7리바운드 5.3어시스트 1.7스틸에 이른다. 신지현은 이러한 활약을 발판으로 점프볼이 선정하는 「올해의 농구인 여자선수」에 선정됐다. 총 득표 60표 중 21표를 받아 20표를 받은 박지수(청솔중)를 가까스로 제치고 올 해의 여자선수에 선정됐다. 학창시절은 신지현에게 어떤 의미로 남아있을까?

"61점을 넣으면서 스타덤에 올랐잖아. 그 때 기분은 어땠어?""'내가 61점이나 했어?'하고 놀랐어요. 처음에는 많이 알아봐주셔서 좋다가, 나중에는 인터뷰가 너무 많이 들어와서 부담스러웠어요."

"인터넷기사에 댓글이 많이 달렸는데, 다 봤니?""처음에 보다가, 나중에 안 좋은 댓글도 달려서 안 봤어요. 어리둥절하기도 하고, 페이스북으로 친구신청도 엄청 들어왔어요. 뉴스에도 2번 나왔죠. 한 번은 병원에 갔는데, 알아봐주시더라고요."

"그 때 점프볼에서 찍은 사진이 마음에 안 들었다며?""네. 제가 사진은 좀 더 살쪄 보이나 봐요. 드래프트장에서 찍은 사진도 그래요!(흥분해 열변을 토하는 신지현). 셀카는 괜찮은데, 직찍은 마음에 안 들어요!"

"3학년 때 부쩍 득점력이 좋아진 것 같은데?""역할분담이 잘 돼 있으면 제가 득점을 많이 할 필요가 없는데, 워낙 선수가 적었어요. 마음 편히 던지다보니까 확률이 높아졌던 것 같아요. 3학년 때 슛 연습을 많이 했어요. 코치쌤이 슛폼도 많이 잡아주시고요."

"점프볼이 선정하는 올해의 농구인에 뽑혔어. 지도자들과 기자들이 올 해 가장 인상적인 선수로 꼽은 건데, 소감이 어때?""아, 정말요? 너무 감사해요. 올해는 어느 때보다 농구를 재밌게 했던 것 같아요. 운동은 이겨야 재밌잖아요. 초·중·고등학교를 거치면서 성적은 다 냈거든요. 학창시절을 떠올리면, 정말 재밌게 농구를 했던 것 같아요"

"남자선수에는 김민구가 뽑혔는데, 어때?""작년까지 대학농구를 안 봤어요. 관심을 안 가졌던 거죠. 그러다 우연히 경기를 봤는데, 김민구 오빠가 정말 잘 하더라고요. 아시아선수권 필리핀이랑 할 때도 보고 정말 잘 한는 생각을 했어요. 김민구 오빠처럼 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어요. 개인기가 좋고, 패스도 좋잖아요. 그 때부터 대학리그 결승전도 찾아보고 그랬던 것 같아요."

"고등학교 때 선수 숫자가 적었잖아. 주장이라, 힘든 점도 많았을 것 같은데?""힘들었죠. 딱 5명이었거든요. 4명이서 해서 이긴 적도 있어요. 다른 것보다 누가 다칠까봐 걱정이었죠. 프로에서는 그런 일이 없을 테니까,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요."

"대학 가고 싶다는 생각은 안 해봤어?""그런 생각도 해봤어요. 대학 가면 뭔가 기분이 '샤랄라~(?)'할 것 같아요(웃음). 프로를 일찍 가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그만큼 일찍 적응할 수 있잖아요. 여자대학이 생기면 농구하는 선수들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 생각해요."

라이벌과 친구 사이

신인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KDB생명에 지명된 김시온은 신지현과 함께 여고부를 대표하는 가드로 꼽혔다. 둘 모두 비슷한 신체조건에 득점력과 다재다능한 능력을 갖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신지현이 좀 더 정통포인트가드에 가깝다면, 김시온은 공격성향이 강한 슈팅가드에 가깝다. 어릴 적부터 대표팀, 농구캠프를 함께 하며 둘은 라이벌보다는 친한 친구 사이다. 하지만 프로의 세계에서 둘은 선의의 경쟁자가 돼야 할 것이다. 신지현은 김시온에 대해 "시온이가 성격이 정말 좋아요. 경기에서 지면 서로 기분 나빠서 연락도 잘 안 하거든요. 쌍용기 때 저희가 상주여고를 이겼는데, 시온이가 먼저 와주더라고요. 전국체전 때 저희가 상주여고한테 졌는데, 제가 져보니까 먼저 가는 게 쉽지 않다는 걸 느꼈어요. 그 때 정말 '좋은 친구를 뒀구나' 하고 느꼈죠. 저도 가고 싶었는데, 저 빠지고 4명이서 경기하는 걸 보니까 못 보겠더라고요. 그냥 체육관을 나가버렸어요. 나중에 문자로 시온이한테 수고했다고 말해줬죠"라고 말했다. 신지현이 평가하는 김시온의 플레이는 어떨까? "잘 해요. 저랑 비슷한 것 같은데, 3점슛, 점프슛이 좋고, 패스도 좋아요. 둘 다 1, 2번을 볼 수 있는데, 전 1번 쪽, 시온이는 2번에 더 가까운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맞대결에 자신이 있냐고 묻자 "네"라며 단호하게 답한 뒤 "자신 없을 이유는 없으니까요"라며 자신감을 전했다. 또 프로에서 본인이 하고 싶은 플레이에 대해 "포지션은 1, 2번 다 상관없어요. 득점 하면서 어시스트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공격적으로 해야죠. 김민구 오빠 하는 것처럼 하고 싶어요"라고 전했다.

18세 여고생 신지현

신지현이 드래프트 1순위로 하나외환에 가게 된 날. 신지현의 인터넷기사에는 팬들의 폭발적인 관심이 전해졌다. '61점 여고생'이란 타이틀도 있었지만, 신지현의 예쁜 외모 때문이었다. "나 이제 하나외환 팬", "신지현 경기 보러 하나외환 가야겠다" 등 사진 한 장으로 팬들의 마음을 빼앗아간 신지현이다. 사진 선택에 있어 신중을 기한 필자도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실력과 함께 예쁜 외모까지 겸비한 신지현은 스타성이 다분한 선수다. 사진기자 역시 사진 찍을 때 표정이 자연스럽다며 연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제 곧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성인이 되는 신지현. 18세 여고생 신지현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예쁘다는 말 자주 듣는데, 그런 말 들을 때 기분은?""제 외모가 별로 마음에 들진 않아요. 예쁘다기보다는 귀여운 상인 것 같아요. 예쁘다는 말 들으면 기분은 좋죠. 하지만 얼굴에 만족은 안 해요(웃음)."

"신체부위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곳은?""음…. 글쎄요. 얼굴 작은 거? 전체적인 비율은 좀 괜찮은 것 같아요."

"성인이 되면 해보고 싶은 거 있어?""특별히는 없는데, 아는 사람이랑 만나서 10시 넘어서까지 밤거리를 활보해보고 싶어요. 고등학교 때는 늦게 안 돌아다녔거든요. 딱히 술 먹고 싶다는 생각도 없고, 크게 해보고 싶은 건 없는 것 같아요."

"남자친구 있니?""없어요. 이상형이요? 제가 크니까 키는 좀 컸으면 좋겠어요. 187정도? 좀 깔끔하게 생긴 사람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웃는 모습이 예쁜 사람이요."

"취미가 있다면? 훈련 없을 때 주로 하는 건?""바빠서 뭐 할 시간이 없어요(웃음). 그냥 핸드폰 만지고 놀아요."

"마지막 질문! 신지현에게 점프볼이란?""음…. 저 점프볼 평생독자였어요!(웃음). 고마운 곳이죠. 점프볼로 인해 많은 분들이 저를 알아 주셨으니까요. 저도 즐겨보고 있답니다!"

1995년 9월 12일생, 선일여고, 173cm, 가드, 2014 WKBL드래프트 전체 1순위 하나외환

#사진 - 유용우 기자

저작권자 ⓒ 점프볼.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01-02 곽현 기자( rocker@jump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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