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폐·간·췌장암 2~3기에 발견하면 1기 생존율 반토막.."정기검진 중요"


갑상선암, 위암, 대장암, 유방암, 전립선암과 같은 주요 암은 1기에만 발견하면 5년 이상 생존할 확률이 9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2~3기로 넘어가면 5년 생존율이 반토막 나고, 4기로 악화되면 10분의 1 수준으로 크게 떨어졌다. 건강검진을 정기적으로 받아 암을 조기 발견해야 할 이유다.
보건복지부는 중앙암등록본부가 설치된 국립암센터와 함께 '2011년 국가암등록통계'를 26일 발표했다. 2011년 새로 암을 진단받은 환자 수는 21만8017명으로, 10년 전인 2001년 대비 96.0% 늘었다. 2007~2011년 사이 발생한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66.3%로 향상돼, 3명 중 2명은 5년 이상 생존할 것으로 보인다.
◆5명 중 2명은 암 걸려…갑상선>;위>;대장>;폐>;간암 순
분석 결과, 한국인이 평균수명인 81세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36.9%였다. 남자는 평균수명인 77세까지 생존하면 5명 중 2명(38.1%)이, 여자는 84세까지 생존하면 3명 중 1명(33.8%)이 암에 걸릴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미국이나 호주보다는 낮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보다는 다소 높은 편이다.
남녀 통틀어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갑상선암이었다. 다음은 위암, 대장암, 폐암, 간암, 유방암, 전립선암 순이었다. 남자는 위암, 대장암, 폐암, 간암, 전립선암 순으로 많았다. 여자는 갑상선암, 유방암, 대장암, 위암, 폐암 순으로 많이 발생했다.
연령별 발생률을 보면 50대 초반까지는 여자의 암 발생이 더 높다가, 후반부터 남자의 암 발생이 더 높아졌다. 남녀 모두 0~14세에선 백혈병 발생이 가장 많았다. 이후 남자는 44세까지는 갑상선암이, 50~74세까지는 위암이, 75세 이후에는 폐암이 가장 많이 발생했다. 여자는 60세까지는 갑상선암이, 70~84세에는 대장암이, 85세 이후에는 폐암이 가장 많이 발생했다.
암 발생 증가율은 1999년부터 2011년까지 연평균 3.6%였으며, 여자(5.7%)의 증가율이 남자(1.6%)보다 높았다. 암종별로 연평균 증가율이 높은 순위는 갑상선암(23.7%), 전립선암(13.5%), 유방암(5.9%), 대장암(5.6%) 순이었다. 반면 자궁경부암(-3.9%)과 간암(-1.5%), 폐암(-0.8%)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암 발생이 늘어난 원인은 인구 고령화와 서구화된 식습관, 신체활동 감소, 진단 기술 발달, 조기 검진 활성화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한 자궁경부암은 검진사업의 영향으로, 간암은 B형 간염바이러스 치료제의 도입으로, 폐암은 흡연율이 감소하면서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갑상선·전립선·유방암 3기 전에 발견하면 생존율 90%
생존율은 여자(75.2%)가 남자(57.6%)보다 높았다. 이는 생존율이 높은 갑상선암이나 유방암, 자궁경부암이 여성에게 많기 때문이다. 남녀 전체에서 5년 생존율은 갑상선암(100.0%), 전립선암(92.0%), 유방암(91.3%), 대장암(73.8%), 위암(69.4%)에서 높았다. 그러나 간암(28.6%), 폐암(20.7%), 췌장암(8.7%)은 생존율이 크게 낮았다.
이번 통계에는 처음으로 암 진행 정도에 따른 병기별 5년 생존율이 발표됐다. 암이 발생한 장기를 벗어나지 않은 '국한' 상태는 대략 1기, 주변 장기나 인접 조직 또는 림프절을 침범한 '국소 진행' 상태는 2~3기, 멀리 떨어진 다른 부위에도 전이된 '원격 전이' 상태는 4기로 볼 수 있다. 생존율이 낮은 폐암과 췌장암은 4기에서 진단되는 경우가 40% 이상이었다.
1기에서 발견하면 환자의 5년 생존율이 전립선암(101.0%), 갑상선암(100.5%), 유방암(97.8%), 대장암(93.8%), 위암(93.7%)으로 높았다. 반면 폐암(49.5%), 간암(46.2%), 췌장암(24.0%)은 낮았다.
2~3기에서 발견해도 갑상선암(100.2%), 전립선암(95.2%), 유방암(89.9%)은 5년 생존율이 거의 90%에 달했다. 그러나 위암(57.0%), 폐암(28.7%), 간암(16.3%), 췌장암(12.8%)의 2~3기 5년 생존율은 1기 발견 때보다 절반 수준으로 낮았다.
4기에서는 예후가 좋은 갑상선암(69.3%)만 생존율이 70%에 달했고, 나머지 전립선암(37.7%)과 유방암(34.5%)은 30%대 생존율에 그쳤다. 위암(5.8%), 폐암(4.9%), 간암(3.0%), 담낭·담도암(2.7%), 췌장암(1.8%)의 4기 5년 생존율은 한자리 수로 크게 줄었다.
나성웅 보건복지부 질병정책과장은 "이번 국가암등록통계에 기초해 효율적인 암 감시체계를 확대할 것"이라며 "암 예방활동과 정기검진 활성화 등으로 보다 실효성 있는 암 관리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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