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버즈 리뷰] 2013년형 '맥북프로 레티나 디스플레이' 15인치 고급형 써보니

2013. 12. 5.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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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버즈 - 김태우 기자] 2010년 애플은 아이폰 4를 출시하면서 해상도를 기존보다 4배 높인다. 그 결과 인치당 픽셀 수(ppi, pixel per inch)는 326개로 한층 조밀해졌다. 30cm 거리에서 300ppi 이상이면 인간의 눈으로 픽셀을 구분할 수 없으므로 아이폰 화면은 그야말로 종이에 인쇄한 듯한 예리한 선명함을 지니게 됐다. 애플은 이를 '레티나 디스플레이'라 명명했다.

아이폰에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적용했으니 다른 제품으로 확대는 불 보듯 뻔한 것. 2012년 아이패드와 함께 맥북프로에도 이를 채용한다. 더는 노트북에서도 뭉그러지는 픽셀을 볼 필요가 없어진 셈이다. 그리고 올해 인텔이 4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선보이고, 애플도 여기에 맞춰 맥북프로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손본다. 지금 이 글은 2013년 형 '맥북프로 레티나 디스플레이' 15인치에서 작성하고 있다. 얼마 전부터 국내서도 판매되기 시작한 이 제품. 과연 어떤 제품인지 한번 살펴봤다.

작년 처음 맥북프로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나왔을 때 높은 가격으로 바라만 보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약간 다르다. 작년 가격을 이미 한번 내렸음에도 이번 신형 출시 때 200달러가량 가격을 또 내렸다. 여기에 15인치 2모델, 13인치 1모델을 선보인 작년과 다르게 올해는 13인치 3모델, 15인치 2모델이 기본적으로 나온다. 선택이 폭과 가격의 폭이 넓어졌다는 말이다. 물론 사양 옵션을 사용자가 선택할 수도 있다. 그렇기에 지갑을 열고 레티나 디스플레이의 세계로 넘어올 이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존 맥북프로 사용자라면 더욱 그러하리라.

맥북프로 레티나 디스플레이 15인치가 기존 맥북프로와 외형에서 다른 점은 무엇일까? 일단 스타일은 기존 그대로 가져가고 있다. 2008년 처음 선보인 유니바디 맥북프로의 디자인이 맥북프로 레티나 디스플레이에도 고스란히 살아 있다.

상판 알루미늄, 액정유리, 본체 알루미늄 케이스, 하판 알루미늄 덮개가 전부인 간결함에 부드러운 표면, 틈하나 없이 꽉 차는 이음매, 키보드 양옆의 바늘 크기만 한 일일이 뚫어 놓은 수천 개의 스키커 구멍 등 감탄이 절로 일어나는 디자인이다. 맥북프로를 몇 년 사용했고, 2012년형 맥북프로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1년 6개월가량 썼으며, 현재 2013년형 맥북프로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테스트하고 있다. 오래 사용한 만큼 지겨울 법도 한데, 전혀 그런 생각이 들지 않는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하면서도 매끄러운 디자인은 타제품에서 결코 찾아볼 수 없는 부분이다.

맥북프로가 맥북프로 레티나 디스플레이로 진화하면서 겉모습에서 크게 달라진 부분을 꼽으라면 크기가 전체적으로 작아졌다는 점이다. 두께는 18mm로 홀쭉해졌다. 작년에는 15인치 모델만 18mm였는데, 올해는 13인치 모델도 18mm로 맞췄다. 윈도우 진영에서 얇은 노트북으로 불리는 울트라북과 맞먹는다. 대신 ODD는 없앴다. ODD가 없어도 불편함을 느낀 적은 없다. 가로, 세로 크기 또한 작다. 화면 주변부인 베젤을 줄인 탓이다. 여기에 무게는 고작 2.02kg. 15인치 크기를 고려하면 휴대성에서 높은 점수를 주지 않을 수 없다.

해상도는 2880 x 1800이다. 인치당 픽셀 수(ppi, pixel per inch)를 계산하면 220. 아이폰의 326 ppi와 비교하면 다소 낮은 수치다. 하지만 노트북은 스마트폰보다 훨씬 먼 거리에서 화면을 본다는 점을 고려하면 레티나 디스플레이라고 부르기에 충분한 ppi다. 페이지(pages)를 사용해 이 글을 쓰고 있는데, 한 자 한 자 타자할 때 선명하게 찍히는 글자를 보고 있노라면 그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다. 특히 매버릭스에 제공되는 '아이북스'로 전자책 읽기에 좋을 뿐만 아니라 사진이나 동영상 편집 작업에도 레티나 디스플레이의 진가를 유감없이 느낄 수 있다.

▲ 매버릭스에서 아이북스로 전자책을 읽을 수 있다

성능 얘기를 해보자. 일단 핵심 부품인 CPU는 인텔 4세대 코어 프로세서인 하스웰을 얹었다. 테스트하고 있는 모델은 고급형으로 인텔 i7 2.3GHz 쿼드코어 프로세서를 쓴다. 2012년 모델은 인텔 3세대 i7 2.6GHz 쿼드코어를 적용했다. 수치로 성능 차이를 확인해 보고자 긱벤치로(Geekbench 3)를 돌려봤다. 둘의 성능 차이가 거의 나지 않을 거라고 짐작했는데, 멀티코어에서 신형 13607, 구형 12914가 나왔다. 비슷한 수준이다.

▲ 긱벤치 3 결과. 좌측이 2012년 모델, 우측이 2013년 모델

인텔이 하스웰을 만들면서 신경 쓴 부분은 성능이 아니라 절전이다. 2013년 모델에 쓰인 CPU의 작동속도가 더 낮음에도 불구하고 미세하게 벤치마크 점수가 더 나온 연유다. 작동속도를 줄여 배터리 소모는 작아졌지만, 성능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운영체제로 사용되고 있는 '매버릭스' 또한 전력 효율성(Power Efficiency)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해 적용한 기능이 '앱 냅(App Nap)'이다. 앱 냅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애플리케이션의 창 뒤에 가려진 프로그램을 일시 정지로 전환해 CPU 사용을 줄이고, 배터리 소모를 낮추게 해준다. PC를 쓰다 보면 생각외로 많은 애플리케이션을 켜 놓게 되고, 이렇게 켜 놓은 애플리케이션은 번갈아 가면서 쓰다 보니 장시간 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소모되는 전력이 만만치 않은데, 이를 줄여 전반적인 배터리 사용 시간을 늘려준다. 사소한 부분일지 몰라도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옛말이 있듯이 효과는 분명해 보인다.

▲ 활성 상태 보기에 새롭게 추가된 에너지 항목에서 앱 냅을 확인할 수 있다

애플이 공식적으로 밝히는 맥북프로 레티나 디스플레이 15인치의 사용시간은 8시간이다. 종전 7시간에서 1시간 늘었다. 상당히 긴 배터리 타임을 가지고 있는데, 실사용에서는 얼마나 나올지 테스트해봤다. 테스트 환경을 설명하면 일단 웹브라우저가 2개와 파인더, 페이지(Pages) 등은 테스트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계속 켜져 있었다. 웹브라우저는 각각 탭을 평균 4개 이상은 열고 있었으며, 포토샵이나 애퍼처, 아이무비 등 몇몇 애플리케이션은 간헐적으로 사용했다. 밝기는 중간이다. 이 정도는 평소 사용하는 규모와 비슷한 것으로 7시간 18분이 나왔다.

CPU의 성능은 기존 제품과 큰 차이가 안 난다고 했다. 그럼 지금 써보고 있는 2013년형 맥북프로 레티나 디스플레이 15인치 고급형 성능도 2012년형과 비슷한 수준일까? 그렇지는 않다. 그 외 많은 부분이 바뀌어 성능에서 많은 차이가 난다.

일단 내장 그래픽은 인텔 아이리스 프로가 들어간다. 128MB의 비디에 메모리까지 별도로 갖추고 있어 기존 아이비브릿지보다 2.5배~3배 가량 성능이 높아졌다. 여기에 외장 그래픽으로 2GB의 GDDR5 메모리 지니고 있는 엔비디아 750M GT도 품고 있다. 맥북프로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특정 작업에 한해서만 외장 그래픽을 사용한다. 외장 그래픽을 쓰면 쓸수록 배터리 사용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에 대부분 작업은 내장 그래픽에서 이루어진다. 이런 측면에서 내장 그래픽 성능의 향상은 전반적인 사용 환경의 쾌적함과 직결된다. 물론 외장 그래픽도 기존보다 좋아져 포토샵, 애퍼처, 파이널컷 프로 등에서 사진과 동영상 작업이 한결 빠르다.

저장 장치는 PCIe-기반 플래시 스토리지를 쓰는데, 이 또한 기존보다 60% 향상된 속도를 자랑한다. 애퍼처(Apperture)에서 SD 카드에 있는 783장의 RAW 이미지를 맥북프로 레티나 디스플레이로 옮기는 테스트를 해봤다. 구형은 13분 27초의 시간이 걸렸지만, 신형은 10분 49초로 단축된 시간을 보였다. 저장 장치의 속도는 PC속도와도 관련이 깊다. HDD를 SSD로만 바꾸었을 뿐인데 PC 속도가 빨라지는 이유는 그만큼 데이터를 빨리 읽고 처리하기 때문이다. 애플도 이런 점을 잘 알기에 더 빨라진 플래시 스토리지를 넣었다. 그런 만큼 RAW의 무거운 이미지임에도 외장 그래픽과 맞물려 빠르게 이미지를 불러오고 편집할 수 있었다.

2012년형 맥북프로 레티나 디스플레이 15인치를 그동안 사용하면 애퍼처나 파이널 컷 프로 X를 빈번하게 사용해왔다. 특히 애퍼처의 사용이 많은 편인데, 다수의 이미지를 불러오거나 편집 과정에서 성능이 다소 딸리는 느낌을 받았다. 매버릭스로 넘어오면서 메모리 압축 기술 덕에 다소 해소되긴 했다. 2013년형 맥북프로 레티나 디스플레이 15인치 고급형에서의 테스트가 길지는 않았지만 이런 부분에선 상당히 개선되어 만족스러웠다.

▲ 애플의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 애퍼처

이외에도 802.11ac 지원으로 기가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으며, 20Gbps로 2배 빨라진 썬더볼트 2 포트가 2개 제공된다. USB 3.0 포트 2개, HDMI 단자 1개, SDXC 카드 슬롯까지 갖추고 있다.

마지막으로 맥북프로 레티나 디스플레이 얘기를 하면서 소프트웨어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지난 10월 22일에 진행한 애플 이벤트에서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풀었다. 우선 가장 중요한 운영체제가 무료다. 현재 매버릭스가 최신 버전인데, 아이폰처럼 다음 버전이 나오더라도 사용자는 무료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윈도우처럼 구매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여기에 문서 작업 툴인 아이워크(iWorks)도 무료로 쓸 수 있다. 오피스의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에 대응하는 페이지(Pages), 넘버스(Numbers), 키노트(Keynote)로 구성되어 있다. PC에서 문서 작성은 가장 많이 하는 작업 중의 하나인데, 그동안 유료로 판매하는 애플리케이션을 시원하게 무료로 쓸 수 있도록 했다. 사진, 동영상, 음악 작업을 할 수 있는 아이포토(iPhoto), 아이무비(iMovie), 개러지밴드(Garageband) 등 아이라이프(iLife) 3종도 무료다.

2013년형 맥북프로 레티나 디스플레이 15인치 고급형 모델은 과히 경쟁 상대가 없어 보인다. 이동형 스튜디오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는 제품으로 뛰어난 화질과 그에 걸맞는 부족함 없는 성능, 여기에 긴 배터리 시간까지 확보했다. 일반 사용자라면 이보다 아래 모델을 추천하겠지만, 사진 및 영상 등 높은 성능을 요하는 작업을 주로 한다면 선택의 여지는 없다. 339만 원이라는 높은 가격이 부담되겠지만, 후회는 없을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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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우 기자(tk@ebuz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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