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2' 장지건 "아줌마 팬, 내게 '피카츄'라 불러 당황했죠" (인터뷰)

[TV리포트 = 조지영 기자] "생긴 건 X 같은데 하는 짓은 씩씩하네"- 영화 '친구2' 중 준석(유오성)이 고조태(장지건)를 향해 던지는 대사.
지난 2001년 개봉 당시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임에도 820만 관객을 동원하면서 신드롬급 광풍을 일으킨 '친구'. 그때 그 친구들이 12년 만에 후속편 '친구2'(곽경택 감독, 트리니티 엔터테인먼트 제작)로 돌아왔다. 이번엔 동수(장동건)를 살해한 혐의로 복역한 준석(유오성)이 17년 후 감옥에서 출소해 동수의 아들 성훈(김우빈)을 만나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유오성은 전작의 카리스마와 심도깊은 내적 갈등으로 한층 성숙해졌고 전작에서 괴한에게 수차례 칼을 맞으며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 장동건을 대신, 올해 대세로 떠오른 김우빈이 그의 아들을 자청해 날 선 연기를 과시했다.
신예 김우빈의 등장으로 연령대를 대폭 낮춘 '친구2'는 역대 평일 개봉한 청소년관람불가 영화 중 오프닝 스코어 1위, 역대 청소년관람불가 영화 중 최단기간 100만 관객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호연으로 극을 이끈 김우빈이 흥행의 견인차 구실을 톡톡히 했지만 그 못지않게 '미친 존재감'을 발휘하는 인물이 있었다. 바로 신인배우 장지건(25)이다.
감옥에서 생활하던 중 준석을 만나면서 그의 충직한 심복이 되겠다고 다짐하는 인물 고조태. 장지건은 보고만 있어도 심장이 쫄깃해지는 외모와 달리 여린 성품으로 준석의 왼팔(?)이 된 고조태를 소화했다. 빠른 눈치를 탑재한 고조태는 준석의 계획을 영리하게 이해하고 상대를 교란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며 준석파의 '브레인'으로 떠올랐다.
'친구2'를 통해 데뷔하게 된 장지건은 그야말로 연기의 연자도 모르던 울산의 평범한 남자였다. 배우라는 것도, 영화라는 것도 전혀 생각지 않았던 장지건. 어느날 그의 삶에 불쑥 찾아온 곽경택 감독으로 운명이 바뀌었다.
"곽경택 감독님의 지인이 제 친구들을 감독님께 소개해줬고 그렇게 알음알음 알게 됐죠. 당시에 저는 울산에서 라운지 펍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저희 가게에 헌팅 온 제작 PD님이 일하고 있는 저와 제 친구의 사진을 찍어 가셨어요. 그 사진을 곽경택 감독님이 보셨고 '오디션을 한번 보자'고 하시더라고요. 그때만 해도 전 연기가 뭔지도 몰랐고 '그냥 친구 따라 구경이나 해야지' 싶어 따라갔죠. 그런데 덜컥 제가 고조태 역을 맡게 된 거에요. 친구는 안됐고 저만 된 거죠. 하하."

장지건에게 운명처럼 다가온 고조태. 소 뒷걸음질 치다 쥐를 잡는 격이었다. 무식이 용감이라고 했던가? 곽경택 감독의 테스트에도 전혀 떨지 않았던 그는 덤덤히 시나리오의 한 대목을 읽었고 그런 장지건의 두둑한 배짱이 마음에 들었던 곽경택 감독은 고민할 필요도 없이 선택했다고.
그렇게 '친구2'에 합류하게 된 장지건은 대선배 유오성과 짝을 이뤄 꽤 비중 있는 역할로 스크린을 장식했다.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봤던 유오성을 직접 보니 긴장도 많이 됐다는 장지건은 첫 만남의 기억을 곱씹었다.
"유오성 선배를 만난 게 '친구2' 고사 때였죠. 전 그런 경험이 처음이라 뭐가 뭔지도 모르고 멀찍이 구경만 하고 있었는데 유오성 선배가 먼저 다가오셔서 '혹시 고조태 연기하시는 분인가요?'라며 물으셨죠. 먼저 손을 내밀어 주셔서 깜짝 놀랐어요. 그 뒤로 유오성 선배 뒤만 졸졸 따라 다녔죠(웃음). 실제로 촬영도 굉장히 많이 도와주셨죠. 덕분에 정말 많이 배웠어요. 감사하죠."
실제로 장지건은 조직생활까지는 아니지만 어두운 과거를 경험해본 굴곡진 삶을 살았다고. 물론 영화 속 이야기처럼 사람을 해치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지만 반대로 평탄한 삶을 산 건 아니었단다. 곽경택 감독도 장지건을 선택하는 데 있어 그의 과거가 한몫을 했다고 할 정도다.
"친구들하고 좀 놀았죠. 그런데 사람을 때리거나 싸움을 하고 다니지는 않았어요. 이렇게 생겼지만 의외로 순하답니다(웃음). 영화 속에서 포장마차를 엎는 신이 있었는데 그런 것도 잘 못해서 여러번 실수했어요. 제가 어정쩡하게 포장마차를 엎어서 스태프들이 매번 똑같이 세팅하느라 고생 많으셨죠. 덩칫값을 못했죠? 하하."

그가 말한 포장마차 격투신을 포함해 액션신이 많았던 '친구2'. 특히 장지건은 라면을 먹다가 상대편의 차에 치이는 고난도의 액션신을 선보였다. 그날의 장면을 회상하던 그는 "다치지도 않고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고 머쓱한 웃음을 지었다. 대역 없이 모든 액션신을 소화했다는 장지건은 "내 체구를 가진 스터트맨이 없어서 모든 액션을 내가 다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더불어 피카츄(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의 캐릭터) 문신에 대해서도 해명 아닌 해명을 했다. 장지건을 관객의 뇌리에 박히게 한 일등공신인 피카츄 문신의 등장은 꽤 충격적이면서도 폭소를 자아냈다. 튼실한 팔뚝에 자리 잡은 노랗고 귀여운 피카츄 문신. 관객의 허를 찌른 신의 한 수다. 한쪽 볼에 쏙 들어가는 보조개와 묘하게 어울리는 피카츄 문신은 영화가 끝나는 순간까지 웃음을 머금게 했다.
"그건 제 아이디어는 아니었고 제작 PD님 아이디어였어요. 그런데 확실히 관객에겐 피카츄 문신이 기억에 남나봐요. 얼마 전에 '친구2' 무대인사를 했는데 다들 저보고 '피카츄다'고 하더라고요(웃음). 한 아주머니 팬이 '피카츄 문신 아니가?'라며 다가오셔서 살짝 겁먹고 도망가기도 했어요. 하하. 여성팬도 많이 생기고 아주머니 팬까지 생겨서 적응이 안 돼요. 사인 연습 좀 해야 할 것 같아요. 하하."

조지영 기자 soulhn1220@tvreport.co.kr사진=조성진 기자 jinphoto@tvreport.co.kr, 영화 '친구2'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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