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유오성 "'친구2', 지친 세상에 위안 주는 '가족영화'죠"..②



"느그 아부지 뭐하시노?", "깡패입니더"라는 대사는 2001년 '친구' 이후에도 현재까지 충무로 명사대로 떠올랐다. 이는 부산 사투리에 대한 호기심과 곽경택 감독의 유머, 그리고 유오성의 '깡패' 연기가 완벽한 하모니를 보였기 때문이다.
유오성은 12년 후, 기력이 떨어졌으나 여전히 리더인 이준석으로 다시 돌아왔다. '친구2'를 왜 했느냐는 질문을 수차례 받았을 유오성은 '친구'의 명성과 인기를 가슴에 품은 채로, 선물처럼 '친구2'를 관객들에게 다시 꺼내보였다.
◇ "'동수' 장동건과 연락이요? 번호도 없어요"
'친구'에서 절친으로 등장했던 이준석(유오성 분)과 최동수(장동건 분)는 특히 남성 관객들에게 추억의 향수와 '진짜 친구'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기에 충분했다. 이에 현재 장동건과 연락을 하는지 묻자 "그 당시에도 그랬지만 장동건 씨의 연락처는 모르고 번호도 제게 없어요"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단, '친구2' 처음 하러 갈 때, '친구'의 제작자 분을 만나러 갔어요. '친구' 이후 '마이 파더' 등을 제작했던 분인데, '친구2'가 잘못 만들어지면 '친구' 벗겨먹는 것밖에 안 되는 거였어요. 과거에 기대서, 소위 말해 '친구'를 팔아먹었다는 느낌은 아닐 것 같다고 솔직히 말씀드렸어요. 그리고는 '친구2' 촬영에 들어갔죠"라고 말했다.
◇ 유오성, "준석이가 왜 그랬을까요? 결국 '외로움'이었어요"
'친구2' 결말에 대해 '친구'만큼이나 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동수에 이어 준석이 죽을 것이다', '동수의 아들 성훈이 복수를 할 것이다' 등 추측이 오간 가운데 결말은 다소 열린 구조로 여운을 남기고 있어 영화를 본 관객들은 결말에 대해 "준석과 성훈이 왜 그랬을까"를 고민한다.
유오성은 '열린 결말'에 대해 "곽경택 감독도 그런 구조를 좋아하지만 저도 그렇게 주장했어요. 닫힌 구조로 이야기가 끝나면 잔상이 없어진다고 생각해요. 제가 바라본 이준석은 '외롭기 싫다'는 느낌이 강한 캐릭터거든요. '친구'에서 준석이 마약을 시작한 것도, 엄마가 돌아가시고 기댈 곳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라며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가족에 대한 로망이 분명 있는 캐릭터거든요. 그렇다면 '친구2'는 조폭에 대한 영화가 아니라 '가족 영화'죠"라고 설명했다.
"'친구'가 '시네마 천국'의 오마주라면 '친구2'는 가족영화에 대한 오마주라고 생각해요"라며 "배우 입장에서는 대본을 보면서 '왜 이 인물이 이 얘기를 하지?'라고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준석의 행동에 이유를 붙여보니까 결과적으로 가족에 대한 잠재력이었어요. 중간에 최성훈(김우빈 분)도 '어른 남자 중에서 자기 편들어준 유일한 사람이었습니다'라는 말을 하잖아요. 이후에 성훈이가 준석에 대한 혼란이 오면서도 열린 결말을 보인 것은 두 캐릭터 모두 가족을 그리워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맨 마지막에 '어디로 가십니까'라고 하는데 '내가 떠날 데가 있나'라고 하잖아요. 준석은 17년 동안 재건의 성취라는 꿈을 갖고 있다고 하면서도 성훈을 보며 '내가 자식을 낳았다면 저렇게 컸겠구나' 싶은 거죠. 영화 스토리 라인으로 보면 궁극적으로 달성된 것 같아요. 속도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살아가느냐와 무엇을 살아가느냐에 대한 메시지가 확실했던 것 같아요. 과거에는 방식의 문제였다는 지금은 '난 뭐지?'라는 정체성을 찾고 가족과 인생에 대해 관객들에게 지금의 위치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12년 후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된 배우 유오성은 가장으로서 '친구2'에 대해 가족영화이자 인생을 음미해 볼 수 있는 영화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관객 분들이 영화를 보면서 '아, 나는 저 놈 만큼은 외롭지 않구나'라는 것을 느끼길 바라요. 요즘 삶이 얼마나 힘들어요. 특히 가장은 경쟁사회에서 이겨야 하고 박터지게 싸우는 시대에서도 위안을 느끼는 것이 가족이거든요. 그래서 '친구2'라는 영화는 제게 더 소중한 느낌으로 다가와요"라고 설명하며 자연스럽게 실제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 "흥행배우보다 관객들과 통할 수 있는 배우 되고 싶어요"
가족 이야기를 하던 중, 얼마 전 영화 '일대종사' VIP 시사회 당시 유오성이 아들과 함께 등장한 것에 대해 언급했다. 이에 유오성은 "아, 그때 아들을 유치원에서 데려올 사람이 없어서 갔는데 영화를 보러 오겠다는 약속은 지켜야 하니까 같이 왔어요"라며 머쓱한 미소를 지었다.
유오성은 아내,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각별한 배우로 유명하다. 그는 "중학교에 들어간 큰 아들에게는 '1등을 하려고 하지 마라. 뭔가를 하더라도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라'라고 얘기해요. 시험을 보고와서 점수가 좀 떨어지면 '친구들을 너무 배려한 거 아니야?'라고 말하기도 하고요.(웃음)"라며 아이들에 대한 칭찬을 이어가는 천생 '아들바보' 아빠였다.
아이들에게 '배우'라는 직업을 추천하고 싶은 지 묻자, "선택은 본인이 알아서 하는 거예요. 아이들의 마음만 거짓이 아니라면 배우가 됐든 무엇을 하든 부모 입장에서는 사회의 방향성을 잡아줄 책임이 있고 아이들이 스무 살이 지나면 스스로 선택하는 거죠"라며 "살아보니까 점수 몇 점이 뭐가 중요한가 싶어요. 큰 아들과 저는 35년, 작은 아들과는 41년 나이 차이가 나요. 아이들이 자는 모습을 보면 '이놈들이 살면서 많은 경험을 할 텐데 이들이 사는 세상은 어떨까' 생각하곤 해요. 그런 생각이 있으니까 '친구2'에서도 준석을 바라보는 관객들의 마음은 어떨까 생각하면서 온통 지금 신경이 거기에 쓰여있어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그에게 흥행에 대한 욕심을 묻자 "흥행배우에 대한 것은 없고 영화가 잘 되면 좋죠. 만약 흥행이 된다고 하면 '내가 생각했던 방향이 관객들에게 통했구나'라는 희열이 있죠. 만약 안 된다면 자기 점검을 할 수 있는 중요한 기폭제가 될 것 같고요"라고 말했다. 지난 14일 개봉한 '친구2'는 개봉 2주차로 접어드는 현재, 전국관객 200만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유오성은 '친구2'에 대해 "영화의 힘을 믿어보자고 생각했어요. 솔직하게 말하자면, 조폭이라는 도구를 통해서 잘 풀어놨기 때문에 힘이 있다고 봐요. 영화는 영화답게 봐야죠. 어떤 분들은 간만에 영화다운 영화가 나왔다고 하는데, 잘 모르겠어요. 진짜 관객들의 목소리가 정답이죠"라며 '친구2'에 대한 기대를 한껏 보였다.
12년 전과 후의 '이준석'을 연기한 배우 유오성은 확실히 달라져 있었다. 과거에는 이준석의 안에서 연기했다면 이제 세상과 가족을 바라보며 이준석을 관조하는 입장에서 '친구2'를 연기했다. 배우 유오성은 '친구3'는 없기를 바란다며 너스레를 떨었지만, 열린 결말을 보인 '친구2' 이준석의 뒷이야기가 더욱 궁금해진다.
[사진=박푸른 기자]
리뷰스타 신소원 기자 idsoft3@reviewsta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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