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흥행배우' 문채원, "작품 고를 때, 남자 역할 더 탐나요"..③



'공주의 남자',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에 이어 최근 '굿 닥터'까지, 이 유명한 작품들의 공통점은 여배우 문채원이 출연했다는 점과 KBS 작품이라는 것. 문채원은 1년에 한 작품씩, KBS의 드라마를 해왔다. 또한 우연히도 이들 작품이 모두 히트를 쳤고 문채원을 가리켜 'KBS 공무원 배우'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다.
그녀가 작품을 잘 선택한 것이기도 하지만, 그녀가 캐릭터를 잘 만들어 간 결과이기도 하다. 작품의 성공타율이 높은 배우 문채원은 앞으로도 나아갈 길이 창창한 20대 여배우다.
◇ '구두'보다 '운동화'가 더 잘 어울리는 배우
그녀에게 'KBS 공무원 배우'라는 말을 하자 "실제로 그런 것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해 본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주변에서 타이틀을 그렇게 붙여주시는 것 같은데 물론 기분 좋은 일이죠. 어쨌든 우연히도 3년 동안 그렇게 인연이 됐던 건데 가장 좋은 점이라면 현장에서 스태프 구성이 만났던 분들과 하는 것이라서 편안하고 좋았죠. 좋은 인연이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주로 남자 배우들이 영화 혹은 드라마에서 원톱주연으로 출연하거나 최근 늘어난 멀티 캐스팅에서도 여배우들보다는 여전히 남자 배우들의 영향력이 더욱 굳건한 것이 사실. 원톱주연에 대한 의사를 묻자 그녀는 "별로 없어요"라고 단번에 대답했다.
"맡게 될 역할이 얼마나, 어떻게 스토리를 그려나갈 수 있는지를 더 생각해요. 남성 캐릭터를 위주로 써놓은 스토리에 같이 간다기보다는 같이 할 수 있는 캐릭터를 고르려고 했던 거고, 수동적인 여자 캐릭터는 앞으로도 할 수 있는데 적극적인 여성상은 작품 속에서 의외로 많이 없거든요"라며 "그래서 제가 했던 드라마를 보면 적극적인 캐릭터였어요"라고 전했다.
돌이켜보면, '공주의 남자'를 시작으로 최근 '굿 닥터'까지, 사극과 의학드라마를 넘나들었던 문채원은 모두 적극적인 여성상을 연기했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의 경우, 남자들이 주로 맡았던 재벌 2세 역할로 출연했고 구두와 드레스보다는 청바지에 운동화가 잘 어울리는 캐릭터로 분했다. ◇ "작품 고를 때, 제가 여자라는 생각 안 해요"
만나서 이야기를 나눈 배우 문채원은 수줍은 웃음 속에 털털함이 매력적인 연기자였다. 어느 순간 골똘히 생각에 잠기다가도 작품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두 눈을 크게 뜨고 기자를 바라보며 이야기를 쉬지 않고 이어나갔다.
연이어 높은 타율로 최근 2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해 홈런을 친 문채원은 "2007년에 데뷔해서 일하는 동안, 그 전보다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한다는 게 행복해요"라며 자신의 현재 상황에 충분히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작품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요인이 되는 것은 '캐릭터'라고 말했다. "여자 배우들의 시장 못지않게 사실 남자 배우시장도 어마어마하게 커지고 있어요. 그런데 전 그동안 남자 역할이 탐났어요. 제게 당연히 여성스러운 캐릭터가 들어오지만 캐릭터를 고를 때 여자연기자라는 생각을 안 하거든요. 원했던 강한 캐릭터를 만나게 될 때는 주저 없이 작품을 선택하곤 했어요. 어떤 에너지나 폭발력을 쌓아가고 싶은 마음이야 배우들 모두 같겠지만 혼자 연습하고 생각만 한다고 얻어지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 작품을 선택해야 자기 것이 되는 거죠"라며 똑부러지게 대답했다.
자신이 생각했던 것을 확실히 실행으로 옮기는 현명한 배우임에 틀림없었다. 문채원은 "남자배우들은 그런 폭발력을 배워볼 수 있는 장이 많아요. 하지만 여자배우들은 상대적으로 적죠. 전 애초에 수동적인 캐릭터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어요. 스스로가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 더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 '20대 대표 여배우' 문채원이 하고 싶었던 말배우에게 어떤 수식어가 붙는다는 것은 칭찬이 될 수도 있지만 독이 되기도 한다. 그 틀 안에 사로잡혀 새로운 도전을 하기 힘들어지기도 하고 용기보다는 그 자리에 안주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채원은 달랐다. 그녀에게 '20대 대표 여배우'라는 수식어에 대한 생각을 묻자 "부담감, 전혀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저만 느끼는 것이 아니라 같이 가는 여배우들이 함께 하는 고민이에다. 기분 좋게 생각하려고 해요. 기분좋은 책임감이 들고, 그렇게 생각해주신다는 것이 정말 감사하죠. 그렇게 인정을 해줬다는 느낌보다는 지켜봐주시는 시선을 느낄 때 따뜻함을 느껴요"라며 '쿨'한 반응을 보였다.
이어 문채원은 최근 드라마가 과장되고 자극적인 소재로 가는 추세, 그리고 첫 방송에 모든 것들을 '올인'해버리는 풍토에 대해 말을 이어나갔다. "요즘 너무 상업적으로 가려다보니 1, 2부 안에 이슈거리를 만들기 위해 과한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실제로 그런 것들이 만드는 분들에게도 과연 좋은 일일까, 생각해보곤 해요"라며 "사람은 움츠러들기 마련이거든요. 연기자도 그렇지만 관계자 분들도 그래요. 20회 혹은 50회까지 하는 동안, 하고자 하는 얘기를 들어봐 주시면 좋겠다는 작은 바람이죠"라며 초반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자극적인 소재도 불사하는 드라마의 풍토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편 그녀는 많은 인기에도 항상 마음을 다잡는다고 말했다. "항상 제게 물어봐요. '너는 좋은 배우니 아니니?'라고요. 하지만 그러면서도, 남이 인정했을 때 진정한 배우일까, 라는 생각이 뒤따르곤 해요. '굿 닥터'에서 진짜 좋은 의사란 끊임없이 좋은 의사를 생각하는 의사라는 대사처럼, 저도 늘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언젠가는 그 꿈에 더욱 한 발짝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물론 그 단점들이 1, 2년 안에 없어지기는 힘들겠지만, 저처럼 젊은 배우들이 천천히, 하지만 꾸준히 노력한다면 이뤄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좋은 배우'를 꿈꾸는 긍정적인 배우, 문채원은 철저한 자기 분석과 노력으로 계속 성장하는 배우였다. '굿 닥터' 속 차윤서를 비워내고 새로운 작품을 통해 대중과 또 다시 호흡할 문채원을 기대해 본다.
[사진=박푸른 기자]
리뷰스타 신소원 기자 idsoft3@reviewsta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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