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푸드>영양학자 김갑영의 우리 음식 이야기-탁백이국

기자 2013. 10. 16.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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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지방에서는 향토음식인 콩나물국밥을 탁백이국이라고도 부른다.

1926년에 창간됐던 월간 취미잡지 '별건곤' 제24호(1929년 12월 1일 발행) 중 팔도지역 음식 소개 지면에 다가정인(多佳亭人)이란 필자명이 나오는데, 그는 '전주 명물 탁백이국, 진품·명품·천하명식 팔도명식물례찬'에 전주 탁백이국에 대한 예찬론을 펼친다.

'탁백이'는 막걸리를 말하며 탁백이 한 잔에 콩나물을 삶아 소금 간하여 밥을 말아 내는 콩나물국밥을 곁들이면 탁백이국이 된다. 탁백이국은 특별히 값이 싼 서민적인 음식이다.

콩나물은 보통 갖은 양념을 많이 넣은 데다가 맛있는 장으로 간을 해 만들어야 맛있는데 전주 콩나물국인 탁백이국은 단지 콩나물에 소금으로 간해 만들기 때문에 조리법이 매우 간단하다.

콩나물국밥은 문헌상에는 나오지 않고 '조선요리제법'에 콩나물국으로만 나온다. 조리법으로는 쇠고기를 얇고 잘게 썰어 넣어 국물을 만들어 콩나물을 넣어 끓이는 것으로 돼 있다. '우리나라 음식 만드는 법'(방신영)에는 콩나물국이 겨울 음식이라고 기록돼 있고,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는 콩으로 만든 세 가지 재료인 콩나물, 된장, 두부와 함께 북어를 넣고 끓인 것을 삼태탕(三太湯)이라는 이름으로 소개하고 있다.

전주 콩나물국밥은 먼저 멸치국물에 콩나물을 넣고 끓여 밥을 넣은 후 새우젓으로 간을 한다. 이어서 대파, 풋고추, 김, 장조림 등을 얹은 후 달걀도 풀어넣는다. 잘게 썬 신김치도 들어간다.

콩나물국밥에 얹는 김치는 간을 맞추는 역할도 하므로 배추를 잘게 다져서 짭짤하게 담가 1년 이상 숙성시켜서 사용한다.

콩나물국밥에 사용하는 콩나물은 일명 쥐눈이콩이라고 하는 서목태로 키운 콩나물을 사용한다. 쥐눈이콩은 콩깍지가 까맣고 맛이 뛰어나 전주를 대표하는 '팔미' 또는 '십미'에 든다. 그러나 요즘은 쥐눈이콩이 비싸 쥐눈이콩으로 만든 콩나물은 소량만 생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전주 콩나물국밥은 이제 전국적인 콩나물국밥으로서 각 가정이나 개인의 취향에 따라 만드는 방법도 매우 다양하다. 시래기와 함께 뼈국물에 된장을 풀어 끓인 구수한 콩나물국밥도 있다.

가까운 지인 한 분은 콩나물국밥을 끓일 때 생강 한 쪽을 넣으면 더욱 별미인 콩나물국밥이 된다고 하는데 조선요리제법에도 콩나물국에 생강을 넣는 것으로 나온다. 점차 기온이 내려가는 요즘 같은 날씨에 따끈한 전주 콩나물국밥을 말아 먹으며 깊어가는 가을을 음미해 보는 건 어떨까.

공주대 명예교수·전한국가정과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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