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 지자체 표어에 외국어 '난무'

2013. 10. 8.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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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Touch Gongju', 'Lucky Dongjak'..외국어 사용 비율 53.8%

'Hi-Touch Gongju', 'Lucky Dongjak'…외국어 사용 비율 53.8%

(서울=연합뉴스) 미디어랩 = 지방자치단체들이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면서 해당 지역의 브랜드나 슬로건(표어)에 영어를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연합뉴스가 한글날(10월 9일)을 맞아 전국 지자체의 공식 브랜드와 표어를 분석한 결과 총 184개 중 영어 단어가 포함된 경우가 절반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Dynamic Busan(부산시), Lively Gangwon(강원도) 등 영어 단어로만 이뤄진 경우가 75건에 달했고, My 진안(전북 진안군), Therapy 화순(전남 화순군) 등과 같이 한글과 영어가 혼용된 사례가 24건으로 조사됐다.

반면 서울의 문(서울 동대문구), 대숲맑은 담양(전남 담양군), 아리아리! 정선(강원 정선군) 등 우리말로 이뤄진 표어는 전체의 절반에 못 미치는 85건으로 나타났다.

시도별로 살펴보면 부산(84.6%), 경북(72.2%), 인천(71.4%) 순으로 외국어를 사용한 비율이 높았다.

반면 서울(16.7%), 울산(33.3%), 전북(33.3%)은 외국어 사용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자체로 꼽혔다. 지난해 출범한 세종시도 '세상을 이롭게'라는 표어를 채택해 영어 단어 사용을 피했다.

대다수 지자체는 세계화·국제화 시대 흐름에 맞춰 지역을 효과적으로 홍보하기 위해 표어에 영어 단어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2002년에 영문 표어 'Hi Seoul'을 도입한 서울시는 "Hi는 전 세계 사람들이 가장 많이 쓰는 영어 인사말로서 지구촌에 밝고 친근한 서울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다양하고 활기찬 서울의 매력을 표현한다"고 설명했다.

2006년에 영문 표어 'Feel Gyeongnam'을 발표한 경상남도는 해당 슬로건이 '천혜의 자연경관과 미래형 첨단산업이 조화를 이룬 경남의 매력과 역동성을 직접 느껴보세요'라는 뜻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영어 단어를 무분별하게 사용한 표어는 해당 지자체의 정체성을 잘 표현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어색해 보인다는 의견이 많다.

한 예로 경북 영주시의 표어인 'G & D YoungJu'의 경우 '좋다'와 '다르다'를 뜻하는 영어 단어 'Good'과 'Different'를 넣었지만, 의미가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평이다.

전문가들은 영어 단어를 무작정 사용하기보다는 지역의 특성을 효과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문구를 사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에서 통역사로 활동하는 하애린씨는 "한국인이 봐도 어색한 영문 표어를 외국인이 보면 더 어색할 것이다. 해당 지역의 특색을 살릴 수 있는 단어들을 사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자체들이 표어나 브랜드를 만드는 문화 자체에 회의감이 든다는 의견도 있다.

한국에 15년째 거주하며 콘텐츠 개발 회사를 운영하는 마이크 와즈바트씨는 "모든 지자체가 표어를 만들어야 하는지 의문이다. 지자체들이 필요와 상관없이 너도나도 표어를 만드는데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표어같은 외형적 요소보다는 해당 지역의 장점과 특색을 정확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메시지를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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