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K3 쿱 1.6 T-GDI '스타일+고성능' 겸비한 다크호스


국내 쿠페 스타일의 대표 주자는 단연 'K3 쿱'이라고 할 수 있다. 기아자동차가 현대자동차그룹의 일원이 아니었을 때 현대차는 스쿠프·티뷰론·투스카니 같은 2도어 스포츠 세단을 만들어 왔다. 그러다가 현대차는 제네시스 쿠페라는 다소 거구의 스포츠 세단으로 돌아섰고 '펀 카(fun car)'로는 벨로스터를 내놓았다. 준중형급 쿠페형 세단은 기아자동차의 몫이 됐고 그 첫 주자가 2009년의 포르테 쿱이었다. 포르테 쿱은 세단형 포르테의 뒷문을 없애고 창문이 좌우로 좁아들어 리어 숄더를 강조하는 형태가 됐고 데크를 낮춰 날렵하게 하면서 쿠페형 스타일링을 완성했다. 무엇보다 세단형에 없는 2.0리터급 가솔린엔진을 장착해 세단을 능가하는 고성능을 추구해 이름뿐이 아닌 성능을 겸비한 쿠페 스타일을 만들어 냈다.
1.6리터 터보 직분사 엔진 '놀라워'
포르테 쿱으로 재미를 본 기아자동차는 또다시 K3 쿱으로 틈새시장을 노리는 듯하다. 이번엔 자신감이 더 넘친다. 우선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최고 204마력을 내뿜는 1.6리터 직분사 터보(1.6 T-GDI)엔진이다. 정지 상태에서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반응이 즉각적이진 않지만 반 박자 이후 강렬한 휠 스핀과 함께 튕겨져 나간다. 이후 힘이 쭉쭉 솟는다. 계기판을 보니 두 번째 백 자리 숫자에 근접하고 있었다. 가속페달을 계속 밟고 있으면 그 속도까지 거침없이 속도가 올라간다.
감동적인 것은 이런 초고속 영역에 이르기까지 체감 속도가 그다지 높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진동과 소음이 잘 억제돼 있다는 점이다. 속도가 높아져도 크게 불안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차체 강성을 보강했고 각종 흡·차음재를 대폭 확대해 적용한 결과다. 또한 차량 하부 커버 및 휠 디플렉터 적용으로 공기저항 계수도 줄였다. 이런 추가 작업으로 K3 세단형에 비해 K3 쿱의 무게(공차 중량)가 69kg 더 무겁다(1.6 GDI AT 기준). 터보 버전은 여기서 70kg이 더 무겁다(AT 기준).
스타일링도 돋보인다. 이란성 쌍둥이라고 볼 수 있는 현대자동차 아반떼 쿠페는 아반떼 세단형과 외관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K3 쿱은 대형 에어 인테이크를 적용해 고성능 차량의 이미지를 발산하고 있다. 껑충하게 높았던 뒷모습은 데크가 낮아져 날렵해 보인다. 준중형에는 보기 어려운 18인치 휠 덕분에 콘셉트카 같은 당당한 분위기가 나온다. 프레임리스 도어 역시 스포티한 분위기 연출에 한몫한다.
아쉬운 부분은 K3의 변형 모델에 너무 집착한 듯한 모습이다. K3 쿱과 세단형 K3의 외관상 동일한 부분은 후드·헤드램프·프런트 펜더 정도다. 범퍼·리어 펜더·리어램프, 리어범퍼는 K3 쿱 전용 설계다. 차라리 헤드램프 디자인에도 변화를 줘 별도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해 본다. 메이커의 열정에 찬 엔지니어들은 이런 시도를 해 봤을 수도 있겠지만 재무·마케팅·홍보 부서에서 무리라고 판단했을 듯하다.
파워트레인과 보강된 프레임에 비해 서스펜션이 너무 안락하다는 점은 소비자의 취향에 따라 다를 듯하다. 도로 위를 떠다니는 듯한 느낌이 싫다면 기아자동차 관계자의 말처럼 튜닝과 관련된 애프터 마켓 시장이 잘 발달돼 있으니 취향에 따라 하드하게 바꿔줄 수 있을 것이다.
우종국 기자 xyz@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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