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국주·장도연·박나래·서은미, 개그우먼으로 산다는 것은..②

신소원 기자 2013. 8. 29.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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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언'은 대중들에게 편안하고 다가가기 쉬운 이미지로 친근감이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웃겨봐라"는 얘기를 듣거나 '우스운' 이미지가 될 우려도 있을 터. 8년차가 된 이국주와 박나래, 7년차 장도연은 개그우먼으로서 망가지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전했다.

◇ 개그우먼으로 살아가기, 무대 뒤 '슬픔'을 말하다

장도연은 "의외로 국주 씨가 분장을 할 때 몸을 사려요. 이런 거에 대해 관대할 줄 알았는데 부담스러워하더라고요"라고 말했고 박나래 또한 "국주 씨가 천상 여자라서 그래요. '다크 나이트' 패러디를 했었는데 펭귄맨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대본에 그냥 '이국주 펭귄맨'이라고 써놨어요"라고 말하며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이국주는 "나머지 멤버들이 내가 그런 걸 싫어할 줄 아니까 그냥 시킨 거예요. 그래서 거의 일주일동안 거의 '멘붕'이었어요. 태어나서 그렇게 많이 분장을 한 게 처음이었거든요. 선배들이 '국주는 분장 필요 없어. 있는 그대로 하면 돼'라고 해서 분장을 거의 안 하고 무대에 섰는데, '다크 나이트' 펭귄맨을 하라고 하더니 머리에 대머리 가발을 씌우고 눈에 시커먼 걸 칠하고 입을 빨갛게 하고 충격적인 모습으로 무대에 올랐는데 누가 펭귄맨을 흉내낸 게 아니라 관객들이 모두 '펭귄맨이 왔다'는 눈으로 바라보더라고요.(웃음) 그래서 그 때 이후로 '아, 이 맛에 이 친구들이 분장을 하는 구나'라는 걸 느끼면서도 다시는 하고 싶지 않아요"라고 유쾌하게 말했다.

이국주는 "분장까지는 괜찮은데, 배를 드러내서 배로 뭘 하라는 선배님들이 있는데 제가 그 선을 잘 알거든요. 이렇게 했을 때 안 터지고 비호감스럽기만 하다는 것을 알아요. 전 호감가게 웃기려고 해요. 도연 씨는 망가져도 예쁜 애가 망가지니까 관객들이 통쾌해 하거든요. 그런데 저 같은 경우는 그게 아니기 때문에, 어차피 몸은 망가졌고요"라고 말하자 모두 "아이고 슬프다. 못 들어주겠네 이제"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 수염 분장의 1인자 박나래, "피부트러블, 여드름 자국 생겨"

개그우먼들의 분장쇼라고 한다면 KBS '개그콘서트'의 '분장실의 강선생님'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보다도 먼저 개그우먼의 분장 혁신을 만든 사람은 박나래다. 그는 "여기 있는 그 누구보다도 분장을 제일 많이 할 걸요. '분장실의 강선생님' 코너 생기기 전까지만 해도 제가 분장을 제일 많이 했으니까요. 그래서 사람들이 오히려 분장을 지우고 저를 보면 못 알아볼 정도예요"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나래는 "그 정도로 분장을 많이 했는데, 피부가 굉장히 예민한 편이에요. 그래서, 수염을 그렸는데 그 라인 그대로 여드름이 나더라고요. 수염을 지웠는데도 여드름 자국 때문에 그 부분만 까맣게 됐어요. 어떤 사람들은 면도를 하다가 베었냐고 물어보고 이번에는 눈썹 지우는 왁스로 눈썹을 지웠는데 빨개져서, 사람들이 빨간색으로 눈썹을 염색했냐고 물어보더라고요. 제가 이러고 살아요"라고 말해 측은함을 자아냈다.

하지만 박나래는 그래서 개그우먼이나 분장을 포기해야겠다는 마음은 없었다고 털어놨다. "대머리 분장을 하고 뜯어낼 때 목이나 귀 뒷부분이 빨개져 있어서 정말 속상해요. 피부도 정말 예민한 편인데 튼튼했으면 이렇게 안 고생했을 텐데 피부가 예민하구나, 라고 혼자 생각해요. 더 하고 싶은 게 많은데 피부 때문에 항상 고민이죠. 돈을 벌어도 피부 치료에 그 돈을 다 써요. 피부가 굉장히 좋았는데 참..."이라며 분장을 하는 개그우먼의 남모를 고충을 털어놨다.

박나래는 성형수술을 한 사실을 밝히며 당시 예뻐진 얼굴을 공개해 주목을 끌었지만 이내 곧 분장으로 다시 돌아와 예뻐진 얼굴을 수염이나 흑칠 분장으로 가렸다. 박나래는 그 이유에 대해 "에휴, 그러니까 그 때부터 인생이 꼬였어요"라며 "사실 제 밑으로 오나미, 박지선이 들어와서 얼굴로는 이제 못 웃긴다고 생각해서 바로 수술을 한 거였어요. 그런데 이게 웬걸, 고치고 또 얼굴로 웃기고 있잖아요. 그냥 화장 지우고 예쁘게 해서 남자가 만나겠어요"라며 또 다시 유쾌하게 농담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 이국주-장도연-박나래-서은미의 4인4색 '슬럼프 극복기'

8년 차 개그우먼으로 살아가고 있는 이국주에게 '슬럼프'와 이를 이겨낸 과정을 물었다. 이국주는 "전 아예 신인 때 비호감이라고 찾지 않는 분들이 있어서 그 때가 좀 힘들었어요. 초창기 때는 완전 비호감이었나 봐요. 그러다가 이제 2년 차 때 조금 활동을 시작하면서 사람들의 눈에 익다보니까 조금씩 호감으로 바뀌고 있는 것 같아서 지금은 행복해요"라고 말했다.

이국주는 "10주 넘게 코너가 없을 때는 사람들에게 정말 잊혀지더라고요. 그 전에 코너가 있었을 때는 사람들이 홈페이지에 들어와서 욕이라도 하고 갔거든요.(웃음) 그런데 그 욕마저도 없어지더라고요. 그래서 욕이라도 먹어야겠다는 생각에 혼자 UCC를 찍기 시작했어요. 걸그룹 안무를 찍는 거였어요. 사실 연예인인데 급이 떨어져 보일까봐 안 하려다가 했는데, 그게 이슈가 돼서 인터뷰가 들어오고 아침 방송에도 내 UCC가 소개돼서 KBS 뉴스에 나간 적도 있었어요. 그래서 극복하게 됐죠. 그래서 별로 힘들지는 않았어요.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니까 뭘 해도 극복할 수 있었죠"라고 설명했다.

이를 가만히 듣고 있던 장도연에게 슬럼프를 묻자 "전 슬럼프라고 할 게 없는 게, 크게 뜨지 않고 조금씩 바쁘게 나름대로 하고 있어서 내가 힘들었다는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장도연은 신인 때부터 '8등신 미녀 개그우먼'이라는 수식어와 지난해 화보 촬영으로 모델같은 모습을 보여 화제가 된 바 있다. 장도연은 "다른 우여곡절은 없던 것 같고, 스트레스를 안 받으려고 노력하는 것도 있고 해마다 스스로 나아지고 있다고 마인드컨트롤을 하는 것 같아요. 또 그렇게 생각하고요"라고 설명하며 담담히 7년 차 개그우먼의 길을 걸어나가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박나래는 '못생긴 캐릭터'로 살아온 지난 날을 회상하며 "신봉선의 뒤를 잇는 못생긴 캐릭터로 나왔다고 해서 뽑혔는데, 바로 제 밑으로 박지선이라는 강적이 나오는 바람에 '아, 길을 틀어야 겠다. 성형을 하자'라고 생각해서 노선을 좀 바꿨죠"라고 설명했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인터뷰를 이어나간 그에게 진짜 그 이유때문에 성형을 한 거였냐고 묻자 "맞아요"라고 말해 놀라움을 안겼다.

박나래는 "진짜 그 이유였어요. 약간 애매하니까 차라리 얼굴로 웃기지 말고 호감으로 해보자고 생각해서 성형수술을 했는데 예뻐지기는커녕 애매하게 못 생겨졌다는 말만 들어서 그 때부터 수염의 길로 들어서게 됐죠. 그냥 못 생기기엔 뭔가 밋밋해서 수염을 그린 거고요"라고 말했다. 그에게 "그렇다면 수염이 슬럼프의 극복 방법인가"라고 묻자 "그렇다. 수염은 삼손의 머리카락 같은 존재다. 수염이 없으면 나는 무대 위에서 힘이 없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장도연은 박나래의 '수염 철학'에 대해 언급하며 "다른 개그맨들은 분장을 다른 사람들이 해주는데 박나래 씨는 수염만은 직접 그려요"라고 말했다. 박나래는 "수염은 손대지 말라고, 나만의 노하우가 있다고 말하죠"라며 수염에 있어서는 누구에게도 맡길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장도연은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수염을 정말 우스꽝스럽게 그리잖아요. 수염 그렸다고 티내는 식인데 나래 씨는 정말 수염이 난 것처럼 그려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박나래는 '수염' 이야기에 흥분하며 "서슬이 퍼래졌다고 하잖아요. 전현무 씨 같은 수염처럼 보이게 그린 것 같아요. 그래서 가끔 '정말 수염이 나시는 거예요?'라고 물어보는 사람도 있어요"라며 수염과 관련해서는 모든 상황이 재미있고 즐겁다고 밝혔다.

5년 차 중고 신인 개그우먼 서은미는 "모든 순간이 슬럼프"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서은미는 "왜냐면 열심히 뭔가를 하기는 한해요. 그런데 하면 뭐해요, 아무도 모로거든요. 저 밖에 모르죠. 그런데 그렇게 슬픈 눈으로 안 보셔도 돼요. 그래도 즐겁게 인생을 살고 있거든요"라며 또 다시 밝은 미소를 지었다. 이국주는 "애가 정말 긍정적이죠?"라고 말했고 서은미는 "언젠가는 잘 되겠죠. 슬럼프라면, 개그 5년 하면서 계속 힘들었던 건 있어요. '드립걸즈'로 이제 올라갈 일만 남은 것 같아요"라며 긍정적으로 미래를 내다봤다. 이에 장도연은 "아니죠. 이제 떨어질 일만 남았다. '드립걸즈' 끝나면 끝 아니에요?"라며 신인의 패기에 공격해 마치 콩트를 보는 듯한 느낌을 들게 했다. ◇ '코미디빅리그' 재정비, 3개월 후 보여줄 개그는?

'코미디빅리그'가 대장정을 마치고 3개월 간의 휴식기에 접어들었다. 이에 이국주는 '돼지공화국' 코너를 끝냈고 장도연과 박나래 또한 '전설의 동아리' 코너를 마무리했다. 앞으로 어떤 코너로 3개월 후 시청자들을 찾아올까.

먼저 이국주는 "이번부터는 사실 돼지 캐릭터를 안 하려고 다른 방향으로 찾고 있다가 감독님과 회의를 했는데 결국 다시 돼지 캐릭터를 하기로 했어요.(웃음) '코미디빅리그'에 와서 2년 동안 계속 뚱뚱한 캐릭터로 살면서 개그를 했는데 솔직히 아이디어가 고갈이 되기도 했는데 결국에는 다시 제 캐릭터로 짜고 있어요. 그동안 연인 설정과 시청자 불만을 위주로 했다면 이번에는 선생님 쪽으로 해볼까 생각하고 있어요"라고 살짝 귀띔했다.

한편 박나래는 '된장녀' 캐릭터를 구상 중이다. 박나래는 "전 이게 왜 웃긴지 모르겠는데 감독님이 '남자들이 돈 쓰는 건 당연한 거 아니야?'라는 식으로 하라고 하더라고요. '외제차 아니면 차 어떻게 타?' 이런 얘기를 하면 웃길 것 같다는데 웃겨요?"라고 되물었다. 박나래의 당당한 표정과 어울려 실소를 터트리자 박나래는 "이 개그로 하겠습니다"라고 말했고, 이국주는 "근데 이건 개그가 아니고 실제 본인의 이야기잖아요"라며 부러워하는 눈빛을 보냈다.

◇ 개그우먼에서 '배우'라는 새로운 꿈을 꾸다

개그우먼은 무대 위에서 코미디 연기를 펼치는 희극배우다. 이에 이들이 TV드라마나 영화에서 정극 연기를 하는 것 또한 그리 놀라울 것이 아니라는 것. 장도연의 경우 투니버스 채널에서 강예빈과 함께 '벼락맞은 문방구'에 출연 중이다.

장도연은 '벼락맞은 문방구'에 대해 "투니버스에서 짱구만 제치면 부동의 시청률 1위인 프로그램이에요. 짱구를 지금은 못 제치고 있지만 언젠가는 꼭"이라며 시청률 1위 욕심을 보였다. 이어 그는 '연기자'로서의 도전에 대해 "하면 정말 좋죠. 그런데 큰 걸 바라지는 않아요. 매번 배우는 자세로 임하고 있어요"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국주 또한 최근 KBS '사랑과 전쟁'에서 뚱뚱녀로 출연해 큰 관심과 이후 호평이 이어졌다. 하지만 당시 예뻐진 한 여자의 과거 뚱뚱한 캐릭터로 출연해 측은한 마음이 들게 하기도 했다. 이국주는 '사랑과 전쟁' 연기를 한 소감에 대해 "'사랑과 전쟁' 섭외라고 해서 약간 기대를 하기는 했어요. 불륜신이나 베드신 혹은 어떤 가정을 빼앗고 파탄내볼까 기대를 하면서 대본을 받았는데 막상 저는 남자를 만나기 전 뚱뚱한 모습이더라고요"라고 설명했다.

이어 "5분의 1정도만 하는 거더라고요. 대본을 봤을 때 처음엔 대사가 유치하다고 생각했어요. '돼지래? 하마래? 비곗덩어리래?' 하는 대사들이었어요. 그런데 워낙 그런 놀림을 많이 당하고 받고 이겨내서 긍정적으로 살고 있어서 대본을 받고 슬프기보다는 웃겼거든요? 그런데 실제 연기를 막상 하니까 슬프더라고요"라며 당시 당황을 설명했다.

이국주는 "저와 연기를 하면서 싸워주는 엄마가 진짜로 제게 그렇게 얘기를 하고 극중 엄마가 저를 피하는 신을 찍는데 느낌이 닭살 돋는 기분이었어요. 저 혼자 할 때는 그냥 재밌게 연습을 하고 드라마를 하면 재밌겠다고 생각했는데 몰입을 하니까 약간 닭살이 돋았어요. 그래서 그 때 슬프다고 생각했어요. 드라마를 보고 공감하는 사람이 있겠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역시나, 전 주보다 시청률이 1%가 올라서 정말 좋았어요"라며 좋은 결과로 순식간에 기분이 풀렸다고 밝혔다.

이에 서은미는 "너무 불쌍해서 저도 몰입해서 보면서 울었어요"라고 거들었지만 이국주는 "근데 괜찮아요. 쟤보다 돈 많이 버니까"라며 미소를 지었다. 한편 이국주는 앞으로도 연기자로 활동하고 싶다면서 '출산드라' 캐릭터로 활약하며 '막돼먹은 영애씨 12'로 최근 활동하고 있는 개그우면 겸 연기자 김현숙이 자신의 롤모델이라고 언급했다.

재미있을 것만 같았던 개그우먼 4인방의 삶 뒤편에는 남모를 고충과 슬픔이 있었다. 하지만 개그우먼으로서 끓는 피는 슬픔을 금세 지우고 또 다시 일어나게 하는 동력이 되고 있다. 앞으로 이국주, 장도연, 박나래, 서은미의 앞날을 응원한다.

[사진=서이준 기자]

신소원 기자 idsoft3@reviewsta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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