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닫고 틀었다가..'선풍기 괴담' 진짜야?

안경애 2013. 7. 28.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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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폐공간서 틀고 자면 사망' 근거 없어

지난 10여 년 이상 이어진 기막힌 정책 실패로 빚어진 전력난으로 멀쩡한 에어컨을 두고도 선풍기로 더위와 습기를 어렵게 이겨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밤이 되면 문제가 심각하다.

혹시라도 선풍기를 틀어놓고 잠이 들지 않을까 걱정을 해야 한다.

자칫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소위 선풍기 괴담 때문이다.

소중한 목숨이 걸린 일이라서 무작정 무시할 수도 없다.

더운 여름날 밀폐된 방에서 선풍기를 틀어두고 잠을 자면 자칫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 선풍기 괴담의 핵심이다.

우리나라에만 있다는 선풍기 괴담이 어디에서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다만 전기모터로 바람을 일으키는 선풍기가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시작된 것으로 추정할 뿐이다.

어쨌든 선풍기 괴담이 우리 사회에 널리 퍼져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정작 의학적으로 선풍기 때문에 사망한 것이 분명하게 확인된 경우를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그런 선풍기 괴담에 대해 우리나라 전문가들이 다양한 의견을 내놓는 모양이다.

잠든 사람의 얼굴을 향한 선풍기 바람 때문에 얼굴 근처에 진공이 만들어진다는 주장도 있다.

선풍기 바람에 의해 땀이 증발하면서 체온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전문가도 있다.

술에 취해서 의식을 차리지 못하거나 면역력이 크게 떨어진 사람에게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전문가도 있다.

선풍기는 방안의 공기를 물리적으로 움직여서 대류를 일으키는 단순한 기계 장치다.

그런 선풍기 때문에 실내 공기 중의 산소 농도가 크게 떨어지거나, 이산화탄소 농도가 크게 올라갈 가능성은 일반 상식을 크게 벗어난 것이다.

오히려 선풍기를 켜두면 대류에 의해 실내 공기가 고르게 섞이게 될 가능성이 훨씬 크다.

사실 지나치게 작은 크기의 방이 아니라면 사람의 호흡 때문에 실내 공기 중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농도차가 생기는 경우를 상상하기는 어렵다.

설사 그런 일이 생긴다고 하더라도 선풍기를 켜두면 오히려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이 커진다.

선풍기 바람이 지나치게 강하면 당연히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지나치게 강한 바람이 불면 숨을 쉬기 어려워지는 경험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가정용 선풍기를 의심할 이유는 없다.

호흡에 방해가 될 정도로 강한 바람을 내는 선풍기는 찾아보기 어렵다.

술에 취해 의식을 잃거나 면역력이 크게 떨어진 사람을 들먹이는 것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선풍기를 탓하기 전에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술이나 질병을 의심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선풍기 괴담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창문을 열어두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는 것이다.

창문을 열어두면 잠든 사람의 얼굴에 생길 수 있다는 진공이 사라지게 되거나 공기 중의 산소 농도가 떨어지지 않게 된다는 주장은 누구라도 믿기 어려운 억지다.

창문을 열어둔다고 술에 취하거나 면역력이 약한 사람의 저체온증과 같은 생리적인 문제가 해결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사실 지나치게 더운 날 창문을 닫아두고 잠을 자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다.

사람의 체온은 잠을 자는 동안에도 36.5도를 유지한다.

결국 단열이 잘 된 아파트에서 창문을 완전히 닫아두고 잠을 자면 실내의 기온은 올라갈 수밖에 없다.

실내 온도가 지나치게 올라가게 되면 열사병의 경우처럼 목숨을 위협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방의 크기가 지나치게 작거나, 너무 많은 사람들이 함께 잠을 자면 공기 중 산소의 농도도 심하게 떨어질 수도 있다.

선풍기 괴담이 에어컨에는 적용되지 않는 것도 선풍기 괴담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부정적인 근거가 될 수 있다.

선풍기를 강하게 커두면 실내의 온도가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떨어질 수 있다.

자친 에어컨이 선풍기의 약한 바람과는 비교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수준으로 문제가 돼야만 한다.

술에 취하거나 건강이 나쁜 경우에는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

그렇다고 에어컨을 켜고 잠을 자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은 어디에서도 들어본 적이 없다.

이덕환(서강대 교수, 탄소문화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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