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버스' 같은 KTX 자유석, 승객들 '불만'
지난달 30일 오후 10시 35분쯤 서울역. 5분 후 떠나는 대전행 KTX산천 255열차를 타려는 승객 5~6명이 8호차를 향해 달려갔다. 하지만 이들이 8호차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56개 좌석이 꽉 차 있었다. KTX산천의 8호차는 자유석승차권이나 정기승차권 승차권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마련한 자유석객실이다. 좌석번호가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먼저 도착하는 사람이 자리에 앉을 수 있다. 코레일은 평일에 한해 KTX는 18량 중 2량(출퇴근시간대 서울~대전 구간은 10량), KTX산천은 8량 중 1량을 자유석객실로 운영하고 있다.
'자리잡기'에 실패한 승객들은 객실 내 통로나 객실과 객실 사이 통로에 서서 열차의 출발을 기다렸다. 열차가 출발할 즈음, 자유석전용칸을 찾은 승객이 더욱 늘어나면서 8호차와 7호차 사이 통로는 '만원버스'와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자리를 잡지 못한 승객은 30여명에 이르렀다. 상당수 승객의 얼굴은 짜증으로 가득 했다.
승객 전모씨(48·회사원·대전 서구 둔산동)는 "자유롭게 자리를 골라 앉을 수 있을 줄 알고 자유석승차권을 샀는데 결국 입석승차권을 산 셈이 됐다"며 "1시간을 서서 가려니 아찔하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 열차의 승무원 이모씨는 "이 시간대의 자유석은 늘 이렇게 만원을 이룬다"며 "많을 때는 40~50명의 승객이 서서 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코레일이 운영하고 있는 KTX 자유석 객실이 수시로 초만원을 이루면서 승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일부 승객들은 고속으로 달리는 KTX에 입석 승객이 많이 타는 경우 안전에도 문제가 있을 것이라며 불안해 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오후 5시 김천구미에서 자유석승차권으로 서울행 KTX산천을 탄 ㄱ씨는 "자유석 객실의 통로는 물론 객실과 객실 사이 통로까지 승객들로 꽉 차서 엄청나게 고생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유롭게 좌석을 고를 수 있고, 일반 승차권에 비해 요금이 5% 싸다고 해서 자유석승차권을 샀다가 모처럼 나선 여행을 망쳐버렸다"고 말했다.
ㄱ씨는 "시속 300㎞ 이상의 고속으로 달리는 KTX가 입석 손님을 마구잡이로 태우는 것이 위험해 보여 승무원에게 따졌더니 'KTX는 안전하니 괜찮다'고 답해 황당했다"며 "이런 논리가 맞다면 비행기도 입석을 팔아도 되는 것이 아니냐"고 불만을 털어놨다.
승객들은 1만1000여명의 KTX 정기승차권 소지자들이 대부분 출퇴근시간대의 자유석으로 몰리기 때문에 특정 시간대의 혼잡을 피할 수 없다며 자유석 제도 자체에 대한 손질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코레일 측은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자유석승차권을 구입한 승객은 승차권에 표시된 열차운행시각 전후 1시간 안의 KTX를 마음대로 탈 수 있기 때문에 특정 열차로 승객이 몰리는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출·퇴근시간대와 오후 10~11시대 서울~대전 구간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자유석승차권은 좌석확보 여부와 관계없이 급히 KTX를 타고싶어하는 고객들을 위해 만든 것"이라며 "자유석승차권은 자유석 객실의 좌석수만큼 발매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수입이 늘어나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안전문제에 대해서도 그는 "KTX는 완벽에 가까운 제동장치를 장착하고 있기 때문에 안전에 대한 걱정은 필요없다"며 "그동안 급정거 등으로 인해 입석 승객이 부상을 당하는 등의 사고가 단 한 건도 없었다"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오후 5시 경부선 김천구미역을 출발해 서울로 가는 KTX산천의 객차와 객차 사이 통로에 자리를 잡지 못한 승객들이 빽빽하게 서 있다. 독자제보

지난달 28일 오후 5시 경부선 김천구미역을 출발해 서울로 가는 KTX산천의 자유석 갤실에 자리를 잡지 못한 승객들이 가득 차 있다. 독자제보
< 윤희일 기자 yhi@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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