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초희 "유연석을 사랑했냐구요? '동수'를 사랑했죠"



이경규가 제작해 화제가 된 영화 '전국노래자랑'에는 눈에 띄는 신인 여배우가 있다. 극중 건강음료 '여심'을 광고하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전국노래자랑 무대에 오르는 현자 역의 이초희가 바로 그다. 살짝 처진 눈에 순박한 미소, 하지만 글래머러스한 반전 몸매를 가진 그를 한국아이닷컴이 만났다.
"요즘도 '전국노래자랑' 무대 인사를 열심히 드리고 있어요. 상영 전에 인사 드릴 때는 잘 모르겠는데 종영 이후 들어가면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구요. 극중에 나온 것처럼 '뽀뽀해'라고 외쳐주시면 좀 부끄럽긴 해요."
'전국노래자랑'에서 이초희가 맡은 역할은 같은 회사 동료 동수를 짝사랑하는 여직원 현자다. 다른 사람 앞에 나서기 싫어하고 노래도 자신이 없지만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정력에 끝내줘요"라는 낯뜨거운(?) 광고성 발언도 서슴치 않는다.
누군가를 열렬히 짝사랑 하는 역할이지만 이초희에게는 짝사랑 경험이 없다. "그렇다면 매번 이성에게 대시 받는 스타일인가 보다"라고 물으니 "그런건 아닌데…"라며 수줍게 웃었다. "어쩌면 실제 제 모습과 이초희는 다른 면도, 비슷한 면도 참 많은 것 같아요. 짝사랑이라는 감정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가장 가까운 감정이 뭘까 고민을 많이 했죠. 결국은 키우고 있는 고양이에게 대입했어요. 저희 집 고양이가 정말 까칠하거든요."(웃음)
사실 이초희는 '전국노래자랑' 이전 영화 '파수꾼'에서 먼저 눈에 띄었다. 가슴 속에 상처를 가진 채 누군가에게 다시 감정을 품어야 하는 '파수꾼'의 세정 캐릭터는 이번 현자 캐릭터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이초희는 "현자도 이초희, 세정도 이초희다"고 회상했다.
"두 캐릭터 모두 제 안에 있는 모습들이에요. 감정을 숨겨야 한다는 점에서 어쩌면 닮은 구석도 많구요. 아마 다른 배우 분들도 마찬가지가 않을까요? 저 역시 제 안에 있는 많은 모습 중에서 하나를 크게 키워 놓은게 현자죠."
그렇지만 소심했던 현자와는 달리 이초희는 할 말은 꼭 하고마는 성격이란다. 직설적인 성격 탓에 오해도 받지만 "'글쎄'라며 판단을 뒤로 미뤄버리면 오히려 더 곤란한 상황을 맞는다"는게 그의 말이다. "아마 제가 현자의 상황이었다면 '전국노래자랑'에 나가는 것도, 동수에게 감정을 표현하는 것도 조금 더 솔직했을 것 같아요. 그렇지만 극중 마지막 고백은 동수 씨가 했을 것 같아요. 저요? 부끄럽잖아요."(웃음)
함께 호흡한 배우 유연석과는 찰떡궁합이었다. 이초희는 그를 놓고 "정말 똑똑한 배우"라고 표현했다. 그는 "현자와 동수가 처음엔 서먹하다 점점 가까워 지는 사이라 초반에는 일부러 쌀쌀맞게 대하는게 느껴졌다. 그래서 내가 뭔가 잘못했나 싶은 생각도 들더라"며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가까워지다보니 정말 멋있는 사람이란걸 알았다. 특히 '우리 이야기는 현자 감정선이 중요하다'며 배려해줄 땐 정말 고마웠다"고 전했다.
영화가 공개된 뒤 이초희가 들었던 가장 기분 좋은 칭찬은 "실제로 유연석을 사랑했나?"란 질문을 들었을 때란다. 그대로 다시 질문해 보니 "좋아했던 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조금 더 정확하게 말씀 드리면 유연석 오빠 보다는 캐릭터 동수를 사랑했던 것 같아요. 연석 오빠가 드라마 일정이랑 함께 소화해야 해서 회식자리에 빠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거든요. 그러면 '동수는 안왔네, 전화해볼까, 아쉽네'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어요. 짝사랑 경험은 없다고 말씀드렸지만 어쩌면 제 첫 짝사랑은 '동수'인 것 같아요. 정말 멋있었거든요."(웃음)
한국아이닷컴 이정현 기자 seiji@hankooki.com사진=한국아이닷컴 이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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