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식량주권 확보와 국가경영

2013. 4. 25.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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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빙하기가 끝나고 약 1만년 전의 신석기 시대에 농사법의 발명으로 식량 생산이 증가하면서 사람들은 안정된 삶을 살 수 있게 됐고 인류의 역사 기록도 시작됐다. 농업(農業)이라는 말은 매우 자연발생적이나 인위적인 속성이 담겨 있다. 農은 曲(노래)과 辰(별)의 합성어로 별의 노래 즉, 천문 우주 기상과 조화하며, 문화의 형성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농업은 인류의 문명과 문화의 발상과 그 궤를 같이한다.

오늘날 대부분의 나라가 좋든 싫든 농산물 시장 개방에 노출된 상황이다. 1980년대에 출범한 '레이거노믹스'로 대변되는 신자유주의는 농업을 포함한 각종 산업분야에 시장개방과 무한경쟁의 시대를 열어 놓았다. 90년대 초에 선진국 중심으로 농산물 무역장벽을 허무는 협정을 맺기 시작했다. 그 후 국가 간의 상품거래를 제한하는 보호무역은 죄악이며, 개방만이 최선이고 정의로운 일인 것처럼 됐다.

세계화라는 화려한 논리는 우리나라처럼 농업기반이 튼튼하지 못한 상황에서는 그저 불안한 유혹이고 감춰진 위험일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아도 식량자급률이 낮아서 불안한 상황인데, 이러다가 생존과 직결되는 식량권리마저 놓쳐버리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을 감출 수가 없다. 한 나라의 식량권리가 흔들리면 국민의 생존뿐 아니라 전통문화도 안전할 수 없다. 경쟁력이 절대가치라는 세계적인 흐름 속에서도 우리 농업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깊이 간직해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나라는 농지면적이 좁기에 식량 산업이 경쟁력이 낮은 산업인 것처럼 말하는 사람이 있다. 돈만 있으면 부족한 식량을 외국에서 들여와 쉽게 해결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측이 불가능한 천재지변은 점점 더 자주 발생하고, 많은 돈이 있어도 식량을 구하지 못할 수 있다. 이에 국민의 생존을 보장하고 우리 문화를 지킬 수 있는 기본식량은 반드시 확보해 나가야 한다.

우리는 70년대에 통일벼를 세계 최초로 육성해 쌀을 자급한 신화를 잘 기억하고 있다. 수천 년간 이어진 배고픔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일념으로 땀 흘려 개발한 토종농업기술로 만든 신품종으로 우리나라의 근대 농업 백년사에 녹색혁명을 주도한 제일의 업적이다. 이러한 위대한 목표의 달성은 국가의 강력한 주도와 국민의 열망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윤추구가 목표인 개별 시장과 개인 기업의 생리상 식량생산 투자는 수익의 불확실성과 투자된 자본의 회수기간이 길다는 이유로 기피할 수 있다. 그러므로 식량주권을 확보하고 유지하는 일은 국민의 의지가 담긴 국가사업으로 추진해야 하며, 후손의 생존과 미래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이기에 더욱 국가경영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우리 문화를 지키고 이 땅의 먹을거리를 지키고자 하는 온 국민의 깊은 애정과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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