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 돈 버는 실내암장들] 북적북적 실내암장, 요즘은 스포츠클라이밍이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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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산]애스트로맨 실내암장에서 스포츠클라이밍을 배우는 젊은 회원들. |
실내암장이 바뀌고 있다. 1990년대의 실내암장은 칙칙하고 늘 적자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암벽등반과 스포츠클라이밍 인구가 많지 않아 실내암장에 대한 개념 자체가 일반인들에게 없었다. 그래서 실내암장 운영자들은 대부분이 등반을 하는 클라이머였고, 적자가 나는 걸 감수하고 자기 운동과 일부 바위꾼들을 위해 운영하는 것이 다반사였다. 그런 탓에 암장은 시설은 좁고 칙칙한 곳이 많았다. 음습한 반지하에 땀 냄새가 배어 있어 처음 간 사람들에게 유쾌하지 않은 첫인상을 심어 주곤 했다. 그랬던 실내암장이 깨끗한 시설과 달라진 서비스로 월 매출 1,000만 원이 넘는 황금알을 낳는 대박 사업장으로 바뀌었다. 물론 모든 실내암장이 해당되는 건 아니며 수도권 일부 암장에 해당되는 얘기다.
1 홍대 젊은이들의 새로운 놀이터, 애스트로맨
애스트로맨은 서울에서 가장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는 암장 중 한 곳이다. 윤길수(한국봔트클럽 전 회장)씨가 2004년 문을 열었다. 처음 건물을 지을 때부터 암장 운영을 염두에 두고 지층을 4m로 깊게 파고 가운데 기둥을 없앴다.
파이브텐을 수입하다 그만두고 히말라야여행사 이사로 일하며 암장을 함께 운영했다. 암장에 전력투구하게 된 건 사고 때문이다. 2006년 숨은벽에서 15m를 추락, 척추와 손목이 부러지고 어깨근육이 찢어지는 큰 사고를 당했다. 의사는 등반을 다시 못 할 거라고 했지만 1년이 지난 뒤 등반을 다시 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되었고 2007년부터 암장 운영에만 전념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50여 명이었던 회원이 지금은 120여 명에 이르게 되었다. 윤 센터장은 그 비결로 강습을 꼽는다. 한국산업기술대와 홍익대에서 교양체육으로 스포츠클라이밍을 가르치면서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암장을 찾는 회원들에게 체계적인 강습을 한 것이 인기를 끌게 된 비결이라고 한다. 한 달 매출이 1,000만 원에 이를 정도로 암장이 잘 되는 건, 체계적인 강습과 여성회원을 배려한 깨끗한 시설 때문이라고 한다.
암장은 70평으로 개인이 운영하는 실내암장으로는 넓다. 암장은 그가 직접 설계했는데 입체적으로 튀어나온 볼륨을 50개 이상 설치한 것이 특징이다. 그는 "최근 추세는 볼륨으로만 볼더링 등반을 할 정도로 등반에 중요한 요소"라며 "떨어질 때 볼륨에 부딪혀서 다치지 않도록 각도를 조절했다"고 한다.
부상 방지를 위해 탄력이 좋은 최상급 제품을 바닥 전체에 깔아 매트리스 비용만 2,000만 원이 들었다고 한다. 또 크럭스 아래에는 볼더링 매트를 추가로 놓았다. 지하지만 벽 높이가 3.5m에 이른다. 그는 "높이가 3m 이상은 돼야 다양한 동작을 할 수 있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옆으로 가는 동작 위주로 반복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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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산]1 신규 회원 10명 중 7명이 젊은 여성이라고 한다. 2 젊은 20대의 열기로 가득한 암장. 3 여성 회원들을 배려해 탈의실을 깔끔하게 했다. 4 애스트로맨 암장은 홍대부근에 위치하고 있어 젊은 층이 많이 찾는다. |
암장을 다시 리모델링한 것도 인기의 비결이라고 한다. 1억1,000만 원을 들여 리모델링하면서 탈의실과 샤워실, 화장실 등을 깔끔하게 새단장했다. 리모델링 전에는 10명 중 2~3명이 여자였다면 지금은 6~7명 정도가 여자라고 한다. 여성 회원들은 중도에 그만두는 경우가 많지만 회전율이 높고 시설이 깨끗해야 하며, 화장실이 남녀공용이면 안 된다고 강조한다.
홍대에서는 3년 전부터 강의하고 있으며 수강 정원을 매번 초과할 정도로 인기다. 실기강의를 암장에서 하고 있어 수강생들이 신규회원이 되는 경우도 빈번하다. 주 이용층은 20~30대이며 이들은 스포츠클라이밍을 산악활동으로 보지 않고 스포츠로 생각한다. 그렇다고 해서 암장에서만 등반하는 건 아니다. 주말이면 자연암장으로 가는 자리를 만들고 있으며 얼마 전에는 4박5일간 회원들과 함께 동계 한라산 삼각봉 믹스등반과 화구벽 북벽 등반을 다녀왔다. 지난해에는 회원 5명과 요세미티를 다녀왔다. 모두 암장에서 등반을 시작한 지 1~2년 된 회원들로 윤길수 센터장이 밑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엘캡 노즈를 2박3일에 걸쳐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그래서 암장이 등산학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애스트로맨은 초급반 3개월 과정을 한 번에 결제하기 부담스러운 초심자들을 위해 매주 토요일 1시간30분 과정의 체험강습을 하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아 매주 10명 이상이 신청한다. 윤길수 센터장은 좋은 지도자가 되기 위해선 인내를 가지고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다시 시범을 보여 주기보다 스스로 풀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다"며 "사람마다 신체 조건이 다르므로 문제푸는 방법이 정형화되지 않고 자기만의 최적의 방법을 찾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몸보다 머리를 써서 등반하도록 유도해야 하며, 자기만의 창조적인 방법으로 등반을 할 때 등반에 재미를 붙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2 볼더링을 즐기자, 조규복클라이밍센터
조규복클라이밍센터는 지난 1월 리모델링하여 새롭게 문을 열었다. 건대입구역에서 구의역으로 이전했지만 여전히 찾는 사람이 많다. 현재 90여 명의 회원이 있으며 이 중 절반이 여성이다. 20~30대가 주를 이루고 40대 이상이 10%가 안 될 정도로 젊은 층 위주다. 조규복 센터장은 "광고 한 번 하지 않았는데도 입소문이나 인터넷을 보고 온다"며 "건국대 학생들을 비롯해 대학생들이 대다수"라고 한다.
늘어나는 회원들을 소화하기 위해 80평의 큰 공간으로 이전했다. 리모델링할 때 신경 쓴 부분은 남녀 샤워장과 휴게시설이다. 꼭대기층에 있어 봄이 되면 옥상을 휴게시설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지하철역에서 가깝고 넓은 공간이라 임대료가 350만 원이나 되지만 월 매출이 1,200만 원에 이를 정도로 운영이 잘된다. 조 센터장은 젊은 층이 많은 암장의 위치와 볼더링 루트를 오르는 재미가 그 비결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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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산]올해 1월 구의역으로 이전한 조규복클라이밍센터. |
조규복암장의 특징은 직벽이 없다는 것이다. 100도가 가장 약한 각도일 정도로 오버행 일색이다. 조규복 센터장은 "초보자들이 힘들어 할 수 있지만 대신 큰 홀드를 붙였다"며 "초보자들이 다른 암장에 비해 실력이 빨리 는다"고 한다. 그는 훈련 효과를 극대화해 강하게 훈련하는 것이 암장의 특징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회원들에게 "볼더링을 좋아하면 오세요. 스타일이 틀리면 다른 암장 가셔도 좋습니다"라고 할 정도로 볼더링을 강조한다.
문제 역시 볼더링 위주의 짧은 루트 위주다. 지구력 위주의 긴 루트보다는 강한 파워를 요하는 짧은 볼더링 코스가 주를 이룬다. 이런 스타일은 도전하고 게임처럼 즐기길 원하는 젊은 층의 욕구와 맞아떨어져 회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초보자들도 의외로 재미있어 하는데 조 센터장은 "같은 또래가 많으니까 금방 친해지게 되고 어울려 즐기며 운동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매달 신규회원이 10~15명이 들어올 정도로 성황을 이루며 한두 달 정도 빠지는 경우는 있어도 그만두는 회원은 드물다고 말한다.
겨울 강습 프로그램으로 동계훈련 과정이 있다. 100일 동안 단계별로 교육이 이뤄지며 강습과 자기훈련, 자연암장 훈련으로 짜여 있다. 강습에서는 체력 위주로 트레이닝을 많이 시키는데 등반 난이도가 올라갈수록 체력 운동의 비중이 높다고 한다. 조규복 센터장은 스스로 등반하면서 느꼈던 걸 회원들을 가르칠 때 적용하는데 "크럭스를 넘어서는 건 결국 체력"임을 느꼈고 그걸 교육에 접목시켰다.
그는 1997년 부천에서 암장을 개업했다. 개인 운동을 하고 싶은데 공간이 없어서 결국 실내암장을 하게 되었다. 부천에서 8년간 운영하고 2005년 서울의 건국대 앞으로 이전했다. 그때부터 볼더링 위주의 짧은 루트 일색으로 암장을 만들었다. 대부분의 서울 클라이머들은 긴 루트와 직벽을 만들라고 조언했지만 그는 "정말 어려운 크럭스를 넘어서려면 볼더링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고집을 꺾지 않았다. 중상급자를 위한 암장처럼 보이지만 회원수가 점점 증가해 지난해에는 응봉동 실외암장 일을 그만두고 암장에만 전념해도 될 정도로 수익이 늘어났다.
그는 "부천에서 암장을 할 때는 적자가 나더라도 운동이 좋아서 했지만, 서울에 암장을 열 때는 목숨을 걸지 않으면 안 된다"는 열의로 암장을 운영했다고 한다. 특히 2000년부터 응봉동 실외암장 일을 하면서 초보자를 가르치는 노하우를 얻고 회원들과 인간관계를 맺는 데에 노련해지게 되었다.
그는 50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지만 스포츠클라이밍과 빙벽대회에 꾸준히 출전하고 있다. 서울과 근교에서 열리는 대회에 주로 출전하며 5.14a 난이도까지 등반했고 지금은 5.13a 난이도를 등반한다. 조 센터장은 "대회에 나감으로써 흐름을 읽을 수 있고 센터장이 그런 흐름을 알고 있어야 회원들이 뒤쳐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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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산]1 20~30대 젊은 회원들이 주를 이룬 조규복암장. 2 비교적 넓고 깔끔한 편의시설을 갖추었다. 3 볼더링 스타일을 강조하는 조규복 센터장. |
3 널찍하고 기본에 충실한 꾼들의 사랑방, 의왕 크럭스존
경기도 의왕 크럭스존은 코오롱등산학교 강사인 김팔봉 센터장이 운영한다. 코오롱등산학교 출신인 송강수 부부가 등산장비점 캠프4와 함께 2005년부터 문을 열었다. 안양 호계사거리에서 시작해 2008년 지금의 의왕으로 이전했지만 여전히 '안양 크럭스존'이라 부르는 사람들이 많다. 김팔봉(40세) 강사는 암장 개장부터 지금까지 센터장을 맡고 있다. 그는 2005년 트랑고타워(6,286m)에 신 루트 '크럭스존'을 개척했으며 2009년 스팬틱(7,027m) 북서벽에 신 루트를 개척한 알파인 등반가다.
크럭스존의 장점은 넓다는 것이다. 실평수 110평에 암장만 80평이며 지상이라 햇볕이 잘 들고 시설이 깨끗하다. 개인암장으로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었다. 넓은 대신 월세가 비싸고 지하철역에서 떨어져 있어 애스트로맨이나 조규복암장에 비하면 수익은 떨어지지만 꾸준히 흑자를 내고 있다고 한다.
회원층은 초등학생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운동을 하고 있다. 그는 크럭스존 흑자 운영의 비결에 대해 넓고 쾌적한 운동 환경을 꼽는다. 지하철역에서 먼 약점을 암장 시설로 보완하고 있는 셈이다.
김 센터장은 과거에 비해 회원들이 많이 바뀌었다고 한다. 예전에는 바위 하는 사람들이 주로 운동을 했다면 지금은 암벽등반하는 회원이 10%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과거에는 암벽등반을 잘하기 위한 수단으로 암장에 나왔다면 지금은 즐기는 운동으로 스포츠클라이밍을 한다. 회원 중에는 8년간 암장에 나왔지만 자연바위에 나가 본 건 2번밖에 없는 사람도 있단다. 그러나 부정적으로 볼 일은 아니라고 말한다. 스포츠클라이밍하는 사람들이 어려운 루트를 인공등반보다는 자유등반으로 오르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한다.
크럭스존은 김팔봉 센터장이 도면을 만들고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직접 만들었다. 초급과 중급, 상급자벽이 적절히 분배되어 있다. 그러나 암장에 상급자가 적어 상급 오버행 루트의 활용도가 떨어진다고 한다. 그는 스포츠클라이밍은 배우는 속도가 느린 운동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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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산]의왕 크럭스존은 110평의 대형 암장이다. |
그는 재미보다는 기본에 충실함을 회원들에게 강조한다. 강습도 어려운 테크닉보다는 기본자세를 알려 준다. 볼더링 위주의 암장과 달리 기본 30개 정도의 홀드로 이뤄진 긴 루트를 고집한다. 이미 끝낸 문제라고 해도 "100번 하세요"라고 말한다. 그렇게 3개월을 반복해야 등반에 쓸 수 있는 근육이 만들어지고 이 과정을 건너뛰면 부상 위험이 높아진다고 한다. 지루하더라도 100번 이상 긴 루트를 반복하는 것이 근육을 만들고 필요한 무브를 제대로 익히는 과정이라 설명한다.
김 센터장은 "끊임없는 자세 트레이닝을 해야 한다"며 "100~200번으로는 어림없고 나는 한 동작을 익히기 위해 3만 번은 반복한다"고 말한다. 회원들이 짧고 어려운 루트를 하면 실력은 늘지만 부상 위험이 크다고 한다. 한번 부상이 생기면 완전히 치유하기란 무척 어렵다. 그는 팔을 들지 못할 정도로 부상을 입어 몇 년을 고생했다. 그러나 지금의 강습 노하우를 얻었다고 한다. 과거에 비해 근력이 30~40% 떨어졌지만 힘든 루트만 오르며 훈련할 때보다 등반 실력이 더 높아졌다고 한다. 현재 그는 5.13C를 등반한다.
"너무 힘을 좇는 성향이 많아요. 전신의 다양한 근육을 발달시켜야 해요. 특히 몸 중심 근육, 복근이나 등근육 위주로 운동을 많이 해야 해요. 턱걸이를 몇 백 개 하면 등반이 잘될 것 같지만 결국 발을 효율적으로 쓰는 것이 등반이에요. 팔힘에 의존하기보다는 전신 근육과 등반 효율성을 높여야 한 단계 올라설 수 있는 거죠."
김팔봉 센터장은 기본을 강조하는 만큼 강습기간도 길다. 초급5단계 교육과정은 1년이 걸리는데 단계별 교육을 이수해 5단계까지 가는 회원이 드물다고 한다. 암벽등반교육 역시 1년 과정이며 수강료가 150만 원이지만 3명 이하로 정원을 제한하고 있어 교육효과가 높다. 암벽등반교육은 처음 4주는 기초교육이며 한 달에 두 번씩 자연암벽으로 간다.
김 센터장은 안 되는 동작은 3번 이상 하지 말라고 말한다. 안 되는데 억지로 하면 부상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대신 전신근육을 강화하고 부상 위험을 낮추는 기본 다섯 가지 운동을 하라고 권한다. 기본기와 부상방지에 중점을 둔 크럭스존 특유의 강습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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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산]1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찾는 크럭스존. 2 크럭스존을 운영하는 김팔봉 센터장. 3 김팔봉 센터장은 긴 루트를 반복해서 오르라고 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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