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가 궁금해? 만화로 떠나는 막걸리 여행

2013. 1. 17. 09:0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20여 년 전 지금과는 달리 인터넷서점이 발달되지 않았던 시절, 동네 작은 서점은 언제나 초중학생들로 붐볐다. 특히 청소년용의 정기 간행물이 나오는 날에는 아이들이 더욱 모여들었는데, 대부분 그들이 관심을 가진 것은 만화였다. 필자의 어린 시절 땐 아기공룡 둘리, 로봇 찌빠, 아마게돈 등이 특히 인기가 있었으며, 고교생 시절에는 일본 만화의 영향으로 드래곤볼, 슬램덩크를 무척 재미있게 봤었다. 당시의 많은 학부모들은 만화책이 유해하다고 하여 아이들이 보는 것을 꺼려했지만, 실질적으로 만화를 보며 영감을 키운 사람들도 적지 않게 있다. SF만화를 보며 과학자를 꿈꾸고, 음식 만화를 보며 맛 칼럼니스트 또는 요리사를 꿈꿨다. 최근에 방송에 출연한 워쇼스키 남매가 일본 애니메이션을 통해 동양적인 사고를 가지게 되었다고 언급 한 부분 역시 좋은 예이다. 그렇다면 전통주의 명인, 장인, 그리고 전문가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추천할만한 것은 무엇일까? 어려운 전통 고문이 잔뜩 쓰여있는 서적을 읽어야 할까? 대답은 No다. 대한민국 전통주 전문가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입문서, 우리에게도 있다. 오늘은 재미있는 만화로 떠나는 막걸리 여행이다.

천하를 취하게 할 막걸리가 온다 '대작' 저자 이종규, 그림 김용회, 허시명 감수

오감을 만족시키는 우리술 막걸리의 맛과 힘을 찾아 나가는 여정을 보여주는 장편만화다. 특별한 꿈이나 희망없이 막걸리는 만드는 할머니와 함께 살아가는 주인공이 주류업 전장에 뛰어들면서 겪는 좌우충돌 이야기다. 막걸리 학교 교장인 허시명 씨가 감수한 이 책의 장점은 단순히 우리 막걸리가 가진 장점만을 서술하고 있는 것이 아닌, 가지고 있는 문제도 진지하게 모색을 하고 있다. 전체적인 막걸리 산업에 대한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실제 모델이 되는 술과 장인의 모습을 찾아간다. 가리 글, 홍동기 그림 '술술술'

독보적인 막걸리 파워를 가지고 있는 서울 장수 막걸리, 원초적이며 있는 그대로를 가지고 만들어 지는 무첨가 막걸리 '송명섭 막걸리' 등 실재 취재와 답사로 이루어진 에피소드를 구성한 소재들로 엮어져 있다. 단절된 전통과 정서를 담은 인간적인 이야기가 있으며, 전통주의 속에서 만든 이의 피와 땀과 노력, 그것에 관한 희로애락이 술잔 속에 가득 넘쳐 나온다.

1여 년간의 취재와 준비를 거친 작품 박기홍 글, 최미르 그림 '오늘 술 맛은 안녕하세요'

바둑 삼국지의 스토리 작가 박기홍 씨, 강호패도기의 작가 최미르 씨가 만나 만들어 낸 본격 전통주 만화이다. 동시에 숙명여대 객원교수이며 (사)한국전통주연구소의 박록담 소장이 감수하여 전통에 깊이를 더한 작품이다. 현대사의 질곡과 함께, 막걸리의 역사를 다루며, 한국 전통주의 모습을 찾아가는 내용으로, 단순히 막걸리보다는 폭 넒은 전통주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다.

자국의 문화를 아끼고 발전시켜야 진정한 선진국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지금으로부터 20여 년 전 필자가 학생일 때는 일본이란 나라가 참 대단해 보였다. 그들이 만드는 워크맨, 오디오, 자동차 등은 왜 우리나라는 이렇게 못 만드냐는 아쉬움이 가득했던 시절이다. 하지만 격세지감이라고 할 수 있는지, 지금의 대한민국의 IT산업은 세계 1위자리를 지키며 일본을 훌쩍 앞지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여전히 그들을 부러워하는 것은 전통에 대한 국가의 정책 및 소비자들의 수준이다. 그들의 국기라고 불리는 스모경기의 관람권이 몇 십만 원을 호가하는 것은 예사이며, 남자배우밖에 나오지 않는 전통극이라고 하는 가부키 역시 가격대가 어마어마하다. 전통문화를 지키고 만들어 가는 그들의 사회적 지위가 높을 뿐만 아니라 그것을 동경하는 사람조차 많다. 우리의 모습을 뒤돌아 볼 때, 아쉬운 것이 너무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막걸리를 떠나 대한민국에 많은 전통 관련 창작물이 나오길 기대한다. 창작물로 인하여 보다 많은 사람이 전통문화에 관심을 가지고, 더욱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면 필자는 바라며, 적어도 우리 다음 세대에는 전통문화에 대하여 알고 자부심을 느끼며 그 다음세대에도 자연스럽게 전파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끔 말이다.

글,사진 제공 / 주류문화 컬럼니스트 명욱 < mw@jurojuro.com>(※ 외부필자의 원고는 chosun.com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