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고등학생, 우리 호텔에서 숙박할 수 없다"
[머니투데이 베이징=홍찬선특파원][일본기업 입찰제한, 일본계 백화점약탈…지나친 中의 반일감정]
"일본인 고등학생 2명은 우리 호텔에서 숙박할 수 없다."
일본의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국유화로 중국의 반일감정이 격화됐던 지난 10월. 샨시(山西)성에 있는 핑야요구청(平窯古城)으로 수학여행을 갔던 BISS 10학년(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은 이런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BISS는 베이징(北京)에 있는 싱가포르계 국제학교. 이 학교 10학년 학생 70여명이 옛날 유적이 비교적 잘 보존돼 있는 핑야요구청에 갔다가 예상하지 못한 복병을 만났다.
학생과 인솔 교사들은 "사전에 예약했는데 숙박을 거부하는 것은 어처구니없다"며 숙박해줄 것을 요구하고 간청까지 했지만 호텔은 막무가내였다. 중국 영토인 댜오위다오를 국유화하는 일본인은 비록 학생이더라도 용납할 수 없다는 것.
교사와 학생들은 현장에서 대책회의를 열었다. 결론은 모두 베이징으로 돌아가자는 것. 같은 반 학생이 일본인이라고 해서 숙박을 거부당하는 데 다른 학생만 숙박할 수 없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학생들과 교사는 물론 학부모를 더 어이없게 만든 것은 이미 납부한 호텔비를 돌려주지 않겠다고 한 것. 한 학부모는 "아무런 '법률적 근거' 없이 숙박을 거부하고서도 숙박비마저 가로챈 호텔의 처사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학교 측은 "수학여행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밤에 급하게 돌아와 학교도 상당한 추가부담이 있었다"며 "호텔과 숙박비 반환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BISS에서는 '일본인 학생 호텔숙박 거부'만 있었던 게 아니다. 센카쿠열도 국유화 이후 중국의 반일 감정이 악화되면서 11학년 학생 중 4명이 이미 학교를 그만두고 일본으로 돌아갔다. 이 학교에 다니는 한 한국학생은 "감수성이 민감한 일본 학생들이 중국인들의 반일감정에 두려움을 느끼고 학교를 그만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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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중국의 반일시위대에 약탈당해 2개월 동안 문을 닫았다가 다시 오픈한 일본의 평화당 백화점. 중국 후난성 창샤의 중심가인 우이루(五一路)에 위치해 있다. |
중국의 반일감정에 따른 일본인 차별은 이뿐만이 아니다. 후난(湖南)성의 수도인 창샤(長沙)의 중심가인 '우이루(五一路)'에 있는 일본계 백화점인 평화당(平和堂)은 지난 9월, 5개층 전층이 약탈당했다. 반일시위대들이 습격해 난립한 뒤 진열돼 있던 상품을 모두 약탈해 갔다. 이로 인해 평화당은 2개월 동안 문을 닫았다. 보험회사에서 받은 보험금으로 피해를 일부 벌충했지만, 중국 정부나 시위대로부터 보상은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에 투자한 일본기업의 피해도 적지 않다. 반일 시위로 일본 자동차 판매가 급격했다는 것은 보도가 이미 알려졌다. 하지만 중국 중앙 및 지방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정부입찰에서 일본 투자기업이 제한되는 등 차별대우를 받고 있는 것은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일본의 전선업체인 후지카와가 중국의 션양전선을 인수해 만든 션양후지카와(후지까와 100% 투자기업)는 일본의 센카쿠열도 국유화 이후 정부입찰에서 한건도 낙찰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상하이전선을 인수한 후지쿠라의 상하이후지쿠라(중일합작기업)도 정부입찰에서 낙찰이 급감했다.
머니투데이 베이징=홍찬선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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