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인을 향해] 천안의 명물 베이커리 몽상가인 권혁진 사장.. "건강한 빵을 팝니다"
[스포츠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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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의 명물 베이커리 몽상가인 권혁진 사장이 몽상가인 본점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는 가장 좋은 재료만을 고집하며 정직하고 건강한 빵을 만들고 있다. |
천안에 유명한 게 호두과자만 있는 게 아니다. '몽상가인(夢想佳人)'이라는 독특한 이름의 베이커리도 유명하다.
빵맛이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 최근 2호점을 낼 정도로 빵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본점을 찾으려면 약간 애를 먹어야 한다. 대로 도로변 눈에 띄는 곳에 위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직하고 맛있는 빵'의 산실 몽상가인은 충남 천안시 신방동 성지새말 2단지아파트 옆 뒷길에 위치한다. 갤러리아백화점에 들어선 34평 규모의 2호점 또한 건강 빵 마니아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인기 비결은 '착한 가게'라는 데 있다. 우둔하다 싶을 정도로 고급 재료에 매달린다. 빵에 화학첨가제를 전혀 넣지 않는다. 그 주인공이 바로 몽상가인 권혁진 사장이다.
권 사장은 빵 만드는 데 있어서만은 누구보다 정직하다. 우리 가족이 먹는 빵을 만든다는 신념으로 빵을 굽는다. 그는 '건강하고 맛있는' 빵을 '좋은 빵'의 조건으로 꼽았다. 이를 위해 과감히 내린 결단이 있다. 빵에 들어가는 유화제와 개량제를 버린 일이다. 유화제는 빵맛을 부드럽게 하고 개량제는 빵 반죽의 빠른 발효를 위해 사용된다. 모두 일일권장량이 있는 혼합 화학첨가제여서 몸에 결코 이로울 수 없다.
"개량제는 빵맛에 적절한 산도를 맞추는 산화제예요. 빵이 약산성에서 가장 좋은 상태를 유지하거든요. 빵이 잘 발효되고 오븐에 구웠을 때도 예쁘게 나오죠. 그걸 화학적으로 반강제적으로 그런 상태를 만들어주는 거거든요. 빵을 먹고 속이 더부룩한 것은 이 개량제 때문이죠."
유화제는 빵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사용하는 식품첨가물로 바셀린과 같은 연성의 물질이다. 롤케익이나 카스테라류에 만드는데 주로 사용하고 방부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죽에 유화제를 넣으면 10분이면 될 작업을 몽상가인 직원들은 40∼50분 걸려 한다. 맛있고 건강한 빵을 만든다는 자부심이 없이는 힘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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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 신방동 몽상가인 베이커리 전경. 간판에 쓰인 솜니아토(somniator)는 '꿈꾸는 사람'을 의미한다. |
#일반생수보다 두세 배 비싼 약산 게르마늄 샘물 사용
그에게 빵맛의 비결을 물었다. "빵맛이요? 만드는 사람의 정성이죠. 저희 빵의 특징은 빵이 맛이 있고 없고를 떠나 드시고 나서 속이 더부룩하거나 소화가 안되는 부분이 없습니다. 쓰지 말아야 할 재료를 안 쓰는 대신 밀과 계란, 물 등 기본 재료에 신경을 많이 씁니다."
건강한 빵을 만들면 맛은 자연히 따라온다는 게 그의 지론.
그는 "우리 빵을 사가는 손님들의 건강을 생각하면 개량제나 유화제를 쓸 수가 없다"며 "화학첨가제를 넣지 않는 대신 모든 빵에 18시간 숙성시켜 만든 콩유산균 액종을 사용한다"고 밝혔다.
음식의 맛은 신선한 재료와 정성이 좌우한다. 몽상가인의 빵맛도 이 공식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장의 마인드다. 사장이 한푼이라도 더 벌려는 생각으로 싼 재료를 사용해 쉽게 빵과 과자를 만든다면 보통의 빵맛 그 이상은 될 수 없다.
빵맛을 좌우하는 기본 재료는 구할 수 있는 최고의 것을 선택한다는 게 권 사장의 고집이자 철학이다.
제빵의 가장 기본이 되는 재료인 계란의 경우 엄선된 시스템에서 좋은 사료를 사용해 키운 닭이 낳은 연암대학 계란을 쓴다. 이 계란은 신선도가 높고 계란 비릿내가 덜 나는 게 특징. 한달에 8번씩 직접 차를 몰고 왕복 3시간 들여 사온다.
물은 이해하지 못할 정도의 고급 생수를 사용한다. 모든 빵과 과자 반죽에 들어가는 물은 약산 게르마늄 샘물이다. 이 물은 2010년 5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ITQI(국제맛품평회)에서 주관한 대회에서 금상(수피리얼 테이스트 어워드)을 수상한 바 있다. 강원도 홍천에서 생산하는데 시중 일반 생수보다 가격이 두세 배나 높을 정도로 물맛이 뛰어나다.
왜 이렇게 비싼 생수를 쓰느냐는 우문에 "물은 모든 음식의 기본 재료인데 일본 쓰나미 때 후생성 기준을 통과한 물이 그 물 한가지 밖에 없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소금을 구하는 데도 발품을 아끼지 않는다. 권 사장이 선택한 소금은 태안의 송화소금이다. 태안은 소나무가 많다. 5월말에서 6월초면 송화가루가 엄청 날린다. 송화가루가 쌓인 바닷물에서 채취한 소금이 송화소금인 것. 과거엔 이곳 양반들이 김장 담글 때 송화소금을 사용했다고 권 사장은 귀뜸했다.
몽상가인은 3일 동안 저온 숙성시켜 만드는 건강빵과 유기농빵, 그리고 건강 과자류를 생산한다. 유기농빵은 유기농밀을 제분기에서 직접 빻아 만든다. 이탈리아식 바케트인 '치아바타'가 인기가 좋다.
건강빵류에선 검은콩·검은쌀·검은깨, 프랑스 밀로 만든 '블랙빈'을 많이 사간다. 빵의 겉피는 바삭하고 속살은 촉촉하고 부드러운 게 특징. 단맛은 설탕 대신 자연산 아카시아 꿀로 조정하는데 중간 정도의 단맛이 느껴진다.
아몬드 분말과 머령을 섞어 만든 마카롱 과자는 만들기가 무섭게 팔려나가 공급이 달릴 정도다.
각종 과일 잼도 생과일을 사서 직접 끊여 만든다. 당연히 화학첨가물은 제로다. 쇼콜라의 경우 달지 않으면서 진한 맛이 나고 푸딩도 달지 않고 부드럽고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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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열린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대회에 한국대표로 출전해 금메달을 거머진 권혁진 사장. 사진=몽상가인 제공 |
#장애인기능올림픽에서 금메달 따다
권 사장은 군 제대 후 직장에서 산업재해를 당했다. 하지만 그는 그러한 아픔을 딛고 제과·제빵 분야 최고로 우뚝섰다.
권 사장이 몽상가인을 차린 것은 3년반 전. 남 밑에서 7년 동안 일했다. 평택 케이크하우스부터 시작해 인천 쉐라메르, 몽브랑, 안양 빵굽는 마을, 서울 쿠키모리 등에서 빵기술을 익혔다. 틈만 나면 이 분야 일가견이 있는 사람들을 찾아가 배웠다.
"다양한 빵기술을 배우고 싶었기 때문에 프랜차이즈 빵 가게에는 취직하지 않았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다해보고 싶은데 만들어 나오는 빵이 대부분인 프랜차이즈에선 그게 안되잖아요."
반죽을 만진 지 2년6개월 만에 전국 대회에서 1등을 했다.
"우연찮게 된 건데요. 맨 처음엔 설탕공예를 배우고 싶어 여기저기 찾아다녔어요. 그러다 정형택씨를 만났어요. 그분이 우리나라 설탕공예의 대가이더라고요. 제과, 제빵, 케익, 초콜릿, 설탕공예 등 분야 통틀어 대상을 운좋게 받았죠."
설탕공예를 배운지 5개월 만에 대상을 차지한 저력을 보인 그는 "3∼4일씩 날 새가면서 작업한 결과죠. 20kg 설탕 두 포대를 물하고 섞어 끊여요. 갈색인 상태에서 장갑을 끼고 치대어 설탕덩어리를 만들어 유리공예처럼 만드는데 웬만큼 해서는 될 일이 아니에요. 시간이 많이 걸렸어요."
2005년 SIBA(서울국제빵·과자페스티벌)에서 설탕공예로 대상과 은상을 각각 수상한 것을 시작으로 2008년엔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에서 1등을 차지했다. 2011년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대회에선 케익과 초콜릿을 출품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학에서 제과·제빵학을 전공한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얻은 값진 금메달이어서 더욱 빛을 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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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게 구워진 빵들. |
#뭔가를 얻기 위해선 그만큼 대가가 따른다
몽상가인에 의욕을 갖고 일을 배우러 왔다가 도중하차하는 일이 종종 생긴다. 빵 만드는 과정이 더 길고 까다롭고 학원이나 학교에서 배웠던 기술이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 권 사장은 그럴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 그는 "어떤 업종이든 그 분야에서 인정받으려면 힘든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다"며 "뭔가를 얻기 위해선 그만한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후배들이 알았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20명(본점 10명, 2호점 10명)에 달하는 직원들에게도 틈틈이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주며 포기하지 말고 노력할 것을 당부한다.
제과·제빵분야 달인의 경지를 인정받았으면서도 그는 "아직도 더 배워야 할 게 많다"며 겸손해했다.
그는 프랜차이즈화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저랑 같이 일한 사람들이 몽상가인 간판을 가져가서 같은 간판을 걸고 했으면 좋겠어요. 저랑같이 5년 이상일한 사람은 제가 어떤 생각을 하고 빵을 만드는 줄 알거 아니에요. 그런 사람들이 몽상가인 간판을 걸고 가게를 시작했을 때 내 정신과 철학을 가진 이들이 나가서 가게를 차리길 바라는 거죠."
천안=글·사진 강민영 선임기자 mykang@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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