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모집수수료 줄어도..고객 금리는 요지부동?

[한겨레] 내년 5월부터 수수료율 5% 상한
대부업체 금리 인하 기대하지만…
다이렉트 영업 위한 광고지출 등다른 비용 느는 '풍선효과' 가능성모집인이 고객에게 '뒷돈' 뜯을수도시민단체 "최고금리 인하가 해법"
*대출모집수수료 : 대출모집인·중개인이 금융사한테 받는 돈
대출모집인과 대부중개인에게 지급되는 대출 상품 모집에 대한 수수료율을 5%로 제한하는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내년 5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법 시행까지는 시일이 아직 남아 있지만, 금융회사와 대출 모집인, 금융 소비자들 사이에 이해관계가 크게 갈려 파열음이 빚어지고 있다. 또 금융기관과 대부업체의 비용 절감을 통해 고객 금리 인하를 이끌어낸다는 애초 법 개정 취지가 실종될 것이라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영업 점포가 많지 않은 저축은행과 캐피탈사, 대부업체들은 주로 대출모집인과 대부중개인을 통해 고객을 끌어모아왔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은행·할부금융·저축은행·보험사에서 총 2만2055명(1인1사 전속 기준)의 대출모집인이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이들이 모집한 대출은 52조8000억원으로 2010년보다 13조원(32%)이나 늘어나는 등 금융사들의 의존도가 커지고 있다. 대부 중개업체 수는 3879개에 이르고 있다.
신용대출 때 이들 모집인에게 지급되는 수수료가 많게는 평균 10% 가까이 돼, 고금리의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지난 3분기 기준 저축은행 신용대출의 평균 수수료율은 7.65%에 이른다. 대부업체들도 상위 10개 단체가 평균 7%의 수수료를 주고 있다. 이 수수료율이 앞으론 5%로 제한되는 것이다.
수수료가 축소된 만큼 금리 인하 등 고객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는데, 시장 반응은 다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최고이자율 제한이 계속 떨어져 39% 수준이고, 정치권에서 하락 압력이 계속되는 만큼 영업 이익상 5%의 수수료도 결코 적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한 대부업체 관계자는 "수수료가 줄어들면 모집인의 영업 건수가 줄어들게 될 테고, 그렇다면 다이렉트(직접) 영업 확대를 위해 광고비 지출을 늘려야 하는 등 다른 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여러 비용이 상호 작용해 금리가 정해지는 만큼 수수료 감소와 금리 인하를 바로 연결하는 건 탁상공론이다"고 말했다.
금리가 인하되기는 어렵고 대신 이용자 수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한 캐피탈사 관계자는 "모집 비용이 줄면 그간 고위험·고비용 탓에 대출 기피 대상이었던 저신용자들로까지 고객군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출모집인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금융회사들 배만 불리게 됐다는 것이다. 한 모집업체 사장은 "수익(이자)엔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금융회사와 모집인 간의 배분에만 변화가 있을 것이다. 지금도 금융회사들은 수수료를 낮춰 이득을 더 남기려고 하는데 비용 절감으로 인한 이득을 고객에 내놓을 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기본급 없이 수수료 수당으로 영업을 이어가는 모집인들은 '생계 위협'을 하소연하고 있다. 3년차인 한 대출모집인은 "지금 저축은행에서 6%를 받아도, 1사1인 원칙 때문에 고객의 등급이 예상보다 좋으면 은행 모집인에, 안 좋으면 대부업 중개인에 넘기거나 넘겨받고 수수료를 나누는 경우가 영업의 절반 가까이 된다. 이런 현실에서 1~2%포인트의 수수료율 축소가 한 달에 잘 해야 200만원 버는 영업인들에겐 큰 타격이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대출모집인과 대부중개인들이 악조건에 놓이게 되고, 결국 고객으로부터 직접 수수료를 받는 등 한동안 줄어들던 불법영업 행태가 다시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현행 39%인 최고이자율을 낮추지 않는 한 '수수료 5% 제한'으론 금리 인하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주장도 있다. 송태경 민생연대 사무처장은 "수수료가 몇 %이든간에 최고이자가 39%인 상황에선 이를 꽉 채워받는다. 39%를 30%로 낮추는 대부업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는 한 금리 인하 효과가 현실에서 작동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최근 한국은행의 '금융안정 보고서'를 보면 대형 대부업체의 신용대출 금리는 평균 38.5%였다. 하지만 금융위원회는 최고이자율의 추가 인하에는 반대하고 있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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