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王의 면류관 구슬끈은 9개.. 대한제국 '황제'는 12개로 격상


조선시대 왕과 왕위 계승자(왕세자)는 국가의 큰 제사와 혼례를 올리거나 즉위할 때 제복(祭服)으로 9류(旒) 면류관(冕旒冠)에 9장(章) 면복(冕服)을 입었다. 면복이란 용어 자체에 면류관이 포함돼 있으며 면복 차림을 할 때 겉옷인 검정색 옷(현의·玄衣)에 일(日)·월(月)·성신(星辰)·산(山)·용(龍)·화충(華蟲) 등 장문(章紋)이 새겨져 있어 장복(章服)으로도 불린다.
조선왕실의 의례복은 중국 명(明)나라의 제도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명 황제보다 낮은 제후에 해당하는 복식을 착용한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면 입는 사람의 지위에 따라 면류관에 달린 구슬을 꿴 류(끈)와 면복에 새겨진 장문(章紋)의 개수가 달라졌다. 황제의 면복은 12개의 류가 달린 면류관에 12개의 장문(章紋)이 있는 12류면(旒冕) 12장복(章服), 황태자와 왕의 면복은 9류면 9장복, 왕세자의 면복은 8류면 7장복, 왕세손의 면복은 7류면 5장복이었다. 물론, 황제국으로 격상된 대한제국 시대에는 명 황제와 동등한 면복을 착용했다.
19세기 제작된 7장복을 입은 효명세자의 초상화인 '익종(추존왕) 어진(御眞)'과 20세기 초 12장복을 착용한 순종황제의 사진, 1922년 9장복을 입은 영친왕의 사진 등이 신분에 따른 면복의 착용 상황을 보여주는 현존하는 유물 또는 자료다.
조선왕실의 복식은 이처럼 글이나 문자로 설명해서는 일반인들의 경우, 용어조차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유물의 형태와 실제 용도를 하나하나 종류별로 상세하게 그림으로 풀어 설명해주는 도감(圖鑑)이 대안이지만, 국내에서는 1968년 출간된 '국학도감' 이후 문화재 분야에서 이렇다할 도감이 출간된 바 없다.
이 같은 상황에서 조선 왕실의 의생활을 일러스트레이션과 관련 사진 등 다양한 시각자료를 이용해 보여주는 '왕실문화도감-조선왕실복식'이 최근 발간됐다.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관장 정종수)이 왕실문화를 분야별로 보다 쉽고 구체적으로 알리기 위해 기획한 왕실문화 도감(圖鑑) 시리즈의 첫 번째 성과물로, 2020년까지 격년 단위로 궁중악무와 왕실의례(혼례, 종묘제례, 상장례 등) 등 왕실문화의 주제별 도감이 발간될 예정이다.
도감은 많은 예산과 시간, 인력이 소요되는 작업이다. 지난 2010년 왕실문화도감 발간 사업을 기획·준비한 뒤 조선왕실복식을 다룬 첫째 권이 출간되기까지 꼬박 2년의 기간이 걸렸다. 2011년 문헌수집 및 관련 의궤 번역 등 학술용역을 진행하는 한편, 올해까지 2년 동안 일러스트레이션 작성과 사진 자료 수집을 병행했다. 이번 사업을 전담하는 고궁박물관 유물과학과는 새로 일러스트레이터도 채용했다.
이번에 출간된 왕실문화도감 제1권은 조선왕실과 대한제국 황실 인물들이 착용했던 옷과 장신구류를 일러스트레이션 형태의 시각 이미지를 이용해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소개하고 있다. 김연수 고궁박물관 유물과학과장은 "면복 등 왕실복식을 착용한 전후좌우의 모습과 구체적인 착용 순서를 일러스트레이션으로 풀어 보여주는 것이 이번 도감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왕실복식 도감은 '국조오례의' 등 전례서(典禮書)와 각종 의궤(儀軌)에 수록된 면류관 등 유물의 시대적 변천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놓아 기초학술연구자료를 집대성했다는 의미도 갖는다. 김 과장은 "올해 도감의 제2권인 '궁중 악무(가제)'편 발간을 위한 사전 연구를 진행했다"며 "2013년 관련 자료 수집 및 일러스트레이션 제작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영창 기자 yccho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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