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유비 "진짜 '착한남자'는 이광수, 자상한 남자는 송중기"..①



지난 11월 15일 KBS 2TV 수목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극본 이경희, 연출 김진원 이나정, 이하 '착한남자')가 많은 화제와 명대사, 그리고 명불허전 이경희 작가의 또 다른 내공을 보여주며 화려함 속에 종영했다. 밀크남 송중기와 '공주의 남자'로 활약을 보였던 문채원, 여자들의 워너비 박시연으로 이뤄진 정통멜로는 막장 소재들을 신선하고 흡입력 있게 만들어주는 비상한 조합으로 숱한 화제를 모았다.
이와 더불어 '착한남자'가 발굴한 핫한 배우, 이유비가 혜성처럼 등장하며 '착한남자'가 끝난 현재까지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21일 강남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이유비는 '착한남자' 속 캐릭터 강초코 그대로였다. 유독 작고 하얀 얼굴에 큰 눈망울이 아이처럼 반짝거리며 신인배우라는 느낌이 물씬 풍겼다.
- 송중기-이유비, 실제 '마루-초코'처럼 다정한 두 사람
배우 이유비는 지난 2011년 12월 첫 방송된 MBN 드라마 '뱀파이어 아이돌'로 연기 첫 선을 보였다. 하지만 신인으로서 단번에 이름을 알리기란 어려운 일이었고, 특히 모델 출신 연기자, 가수 출신 연기자 등 이미 어느 정도 알려진 스타들에 가려져 큰 빛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그런 그녀가 '뱀파이어 아이돌'을 마치고 6개월 후, KBS 2TV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에 송중기의 동생으로 전격 캐스팅됐다. 두 사람은 같은 싸이더스HQ 소속사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지만 '착한남자' 미팅 때 처음 봤다고. "같은 소속사였어도 제가 회사에 들어오자마자 '뱀파이어 아이돌'을 했거든요. 그리고 나서도 만날 일이 없었는데 이 작품으로 만나게 됐어요. 처음 본 송중기 오빠의 모습은 잊을 수가 없어요. 이경희 작가님과 미팅할 때 처음 봤는데 너무 잘 생겨서 감탄했어요. '와, 저 피부 좀 봐'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왔다니까요"
그렇게 처음 만난 두 사람의 만남에 이경희 작가는 "너희 둘이 닮았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당시 이유비는 "그 말을 듣고 너무 기뻤어요. 저렇게 잘 생긴 사람과 내가 닮았다니... 감사할 따름이죠" 두 사람은 공개된 '착한남자' 메이킹 영상 속에서 정말 친남매처럼 서로를 챙겨주고 닮은 듯한 모습으로 '착한남자' 시청자들을 더욱 빠져들게 했다.
두 사람이 닮았다는 말에 이유비는 감사하다고 했지만 이 말을 들은 송중기는 어떤 반응을 보이게 될까 묻자 "오빠요? '에이, 내가 얘랑 닮았다고?' 그러면서 되게 싫어할걸요. 잘 챙겨주고 다정하기도 하지만 장난도 잘 치거든요" 마치 실제 친오빠에 대해 이야기를 하듯 신난 표정으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착한남자'의 인기만큼이나 메이킹 영상, 촬영현장 모습이 많은 이슈가 되면서 송중기의 '쓰담쓰담' 사진 또한 많은 여성팬들을 중기앓이로 만들게 했다. 그 '쓰담쓰담'의 주인공은 동생 이유비로, 수많은 여성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아야 했다. "아, 그 기사 저도 다 봤어요. 워낙 친동생처럼 생각해주셔서 토닥토닥해주고 그러는 거라 정말 감사한 마음이예요"
이에 '착한남자' 속 배우들 가운데 다시 작품을 해보고 싶은 배우에 대해 묻자 단연 "송중기 오빠"라고 대답했다. 이번에는 커플로 만나보면 어떻겠냐는 질문에 크게 웃으며 "하면 재밌겠지만 오빠가 안 할 것 같아요. '몰입이 안 돼서 못 하겠습니다' 그럴 것 같은데요" 마루와 초코, '착한남자'의 긴 여운만큼 아직 두 사람의 커플 모습은 상상이 되지 않는다. 단지 귀엽고 작은, 동그랗고 하얀 얼굴의 친남매 마루와 초코만이 기억 속에 남아있다. 송중기에 대해 그녀는 "중기 오빠 동생으로 살았던 5개월, 정말 행복했어요"라며 당시를 회상하는 듯 했다.
- "광수오빠, 진~짜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죠"
'착한남자'에서 이유비를 더욱 빛나게 해줬던 건 그의 뒤에서 항상 아픈 초코를 보살폈던 박재길, 이광수였다. 친구 강마루의 아픔을 누구보다 속상하게 생각하며 무릎을 꿇고 수술을 받도록 했던 천상 착한남자였고 친구 동생 초코가 아플 때마다 들쳐 업고 응급실로 향했던 남자 재길이었다. 정통멜로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 송중기-문채원-박시연이 무거운 역할을 맡았다면 초코와 재길은 톡톡 튀는 매력으로 극의 활력을 준 '깨알재미' 커플이었다.
초코와 재길은 러블리한 커플로서 25cm의 키 차이로 더욱 초코를 귀엽게, 재길을 키다리아저씨로 만들며 색다른 케미를 연출했다. "많은 분들이 제가 열심히 연기에 몰입하도록 도와주셨지만 특히 함께 연기하는 장면이 많았던 광수 오빠가 정말 친절하게 알려줬어요. 그냥 친절함이나 배려심이 몸에 배인 사람 같아요. 제가 학교를 다니던 중에 사회생활을 시작한거라, 사회생활에서 진짜 마음을 터놓고 친분을 쌓는다는 것은 생각도 안 했거든요. 일은 단지 형식적이라고 생각했는데 광수 오빠가 그런 생각을 깨줬어요"
그렇게 작품에서 깨알커플로 만난 이광수에 대해 한없이 칭찬을 늘어놓았다. 누가 보면 실제 사랑하는 연인으로 생각될 정도로 이광수의 이야기를 전하며 그녀의 동그란 눈에서 하트가 보였다. 그렇게 애정을 갖고 있는 이광수와 작품 종영으로 헤어진 것에 대해 아쉬운 마음이 없냐고 묻자 "아쉽기도 하지만 사적으로도 연락을 하거든요. 이광수 오빠와는 계속 연락할거예요. 초코라는 캐릭터를 살려준 것에 큰 역할을 한 게 광수 오빠거든요. 정말 고맙게 생각해요"
이유비의 말처럼 극중 초코를 사랑스럽게 귀엽게 보이게 했던 것은 노력파 배우 이광수의 역할이 컸다. 특히 사사건건 오빠의 일이라면 열 일 제치고 간섭하는 초코의 모습에 인형처럼 가볍게 들고 나가는 재길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역시 귀여운 커플'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아, 그거 광수 오빠 아이디어였어요. 그게 두 사람의 캐릭터를 잘 표현한 장면 같아서 정말 좋았어요"
이어 그녀는 "광수 오빠처럼 그렇게 착한 사람은 정말 보지 못했어요"라며 "그런데 '런닝맨'에서의 광수 오빠는 전혀 다른 사람 같아요. 제가 TV로 광수 오빠의 모습을 보면서도 깜짝 놀랄 때가 많아요. 요즘엔 참지 않고 화도 막 내더라고요. 저한테는 화도 안 내고 잘 챙겨주는 오빤데 말이예요"
하지만 두 사람은 주연이 아닌 조연으로 맛깔나는 장면들을 연출하는 가교 역할을 담당해야 했다. 재길과 로맨스 과정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아 아쉬움이 없냐는 질문에 "그런 생각은 전혀 없었어요. 전 신인이잖아요. 작가 선생님이 써주시는 것을 소화하는 것만 해도 벅찼어요. 감사하면서도 폐를 끼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해서 분량 욕심은 엄두도 못 냈어요. 재길과 초코의 로맨스는 극중 주된 러브스토리가 아니니까 깨알같이 나왔던 게 더 소소한 매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만약 깊게 러브라인이 들어갔다면 시청자분들이 지금처럼 많은 사랑을 주지 않으셨을 것 같아요"
- "'착한남자', 꿈꾸다 깬 느낌이예요"
얼굴과 이름도 잘 알려지지 않았던 데뷔 1년도 안 된 신인이 '착한남자'로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우뚝 성장했다. 하지만 다시 현실로 돌아와 신인배우 이유비로 오디션을 보러 다니며 연기자로서의 활동 반경을 넓혀나갈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녀는 "'착한남자'를 했다는 것 자체가 우선 믿기지 않아요. 정말 꿈을 꾸다가 깬 느낌이예요. 5개월 동안 촬영을 했는데, 어제까지만 해도 끝났다는 실감이 안 났거든요. 그런데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하나하나 생각해보니까 얼떨떨하고 이제야 현실로 돌아온 느낌이 들어요"
'착한남자' 방송이 끝난 지 딱 일주일 된 이 시점에서 이유비는 강초코가 아닌 배우 이유비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여러 울타리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벗어나 다시 전쟁터에 뛰어들어야 하는 기분에 대해 묻자 "지금까지 한 것에 아쉬움도 남고 더 열심히 할 걸 하는 느낌이 들지만, 앞으로 제가 하고 싶은 것이라면 초코처럼 열심히 오디션도 보러 다닐 거예요. 준비가 안 된 상황에서 시작한 것이라서 아쉬운 느낌이나 부족한 점을 피부로 절실히 느꼈거든요. 강초코를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셔서 감사하지만, 이제 새로운 도전을 하는 이유비를 봐주세요"
[사진=서이준 기자]
신소원 기자 idsoft3@reviewsta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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