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2팟]가을의 전설이 된 옥션 스타리그, 결승전 파헤쳐보기

2012. 10. 30.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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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신' 정윤종(SK텔레콤)이 27일, 서울 한양대학교 올림픽경기장에서 열린 옥션 올킬 스타리그 2012 결승전에 출전해 박수호(MVP)를 4대 1로 꺾고 첫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정윤종은 '환상 거신'의 심리전과 타이밍 러쉬, 암흑기사 견제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고, 가을의 전설을 또 한번 이뤄냈습니다. 이번 시간은 결승에서 사용된 두 선수의 전략과 승부처를 상세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스2팟에는 온게임넷의 박태민 해설위원이 도움을 주셨습니다. < 편집자주 >

■ 1. 정윤종의 노림수를 피해간 박수호의 빠른 군락체제(1세트)

< WCS 안티가조선소 >안티가조선소는 온게임넷 기준으로 저그대 프로토스 전적이 10:10이며 박수호와 정윤종은 각각 3승 1패, 6승 2패를 기록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1세트 맵으로 손색이 없는 전장이다.

시작부터 정윤종은 박수호를 맞이해 대군주를 이용한 정찰을 철저하게 차단했다. 그리고 대군주의 시야가 닿지 않을 위치에 우주관문을 건설한다. 그 때까지 박수호는 3기의 대군주를 소모했고 우주관문을 확인하지 못했다.

불사조를 발견한 것은 프로토스의 입구 쪽에 자리잡고 있던 저글링에 의해서였다. 4기의 불사조는 곧바로 저그 진영으로 견제를 떠났고 여왕 2기와 일벌레 그리고 대군주를 잡아냈다. 박수호의 입장에서는 정찰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당한 꼴이었다.

일반적인 프로토스 유저라면 지금까지의 상황이 얼마만큼이나 좋은 출발인지 알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정윤종 역시 불사조로 이득을 취하자마자 확장을 늘렸고 박수호는 아무런 견제를 하지 못했다. 즉, 초반에 저그가 할 수 있는게 없던 상황이었다.

이에 박수호는 무리하지 않고 저글링-바퀴로 프로토스의 확장을 견제하면서 자신이 병력을 갖출 수 있는 시간을 벌고 정윤종이 병력을 한곳에 집중시키지 못하게 했다. 이 때 정윤종은 똑같이 확장을 택하거나 현재 가지고 있던 병력에 고급유닛을 빠르게 추가 했어야 했다.

하지만 정윤종은 거신까지 조합된 병력을 이끌고 과감하게 진출을 시도한다. 그러나 정윤종은 전투 과정에서 다소 무리한 움직임을 보였고 박수호는 거신만 잡아내면서 군락 체제를 갖추기 시작했다.

지금까지의 상황만 놓고 보면 정윤종은 이러한 장기전을 펼칠 계획이 전혀 없어 보였고 꽤 당황한 것 같은 플레이를 보였다. 프로토스가 불사조를 택해 많은 이득을 봤다면 초조해진 저그는 히드라를 이용한 올인성 공격이나 감염충을 갖춰 어쨋건 공격적인 플레이를 했을 것인데 박수호가 택한 것은 빠른 군락 체제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박수호는 공격을 막아내고 무리군주를 모으기 시작했다. 소수의 무리군주를 확인한 정윤종은 다시 공격을 시도하는 듯 하면서 실랑이를 벌였고 저그의 추가 확장을 광전사와 추적자로 계속 견제를 했다. 그 때까지만 해도 저그는 자원이 없어 무리하게 군락 체제를 선택해 쥐어짜기만 가능해 보였고 프로토스는 소모전을 펼쳐도 괜찮을 상황이었다.

그러나 박수호는 끝내 중앙 확장 기지를 차지했다. 정윤종은 분명히 저그의 확장을 저지하려고 중앙에 모든 병력을 진출 시킨 상태였다. 이 과정에서 정윤종이 중앙 지역에서 너무 빠르게 후퇴한 감이 있었다. 아직 무리군주가 많지 않았고 후에 나올 견제를 이 시점에서 했으면 더 큰 이득을 봤을 것이다.

결국 박수호는 중앙 확장의 자원을 바탕으로 무리군주 생산에 차질이 없었고 어느덧 프로토스와 대등한 위치에 올라 섰다. 그러는 와중에 정윤종은 저그의 확장과 본진에 광전사로 견제를 시도했지만 사실상 실속 없는 견제였다. 둥지탑이라던가 당장 병력 생산에 차질을 빚을 만한 견제를 아무것도 성공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끝내 모선과 고위기사까지 갖춰 교전을 감행한 정윤종은 박수호의 군락 체제를 뚫어 내지 못하며 대다수의 병력을 잃고 말았다. 그리고 교전에서 승리한 박수호는 프로토스의 확장부터 남아 있는 병력까지 모두 제거해 GG를 받아냈다.

■ 2. 프로토스의 강력한 한방 '불멸자 러시'(2세트)

< WCS 묻혀진계곡 >묻혀진계곡에서 펼쳐지는 프로토스와 저그의 대결은 두 종류로 나눠진다. 프로토스가 수비하기 좋은 맵의 특성을 살려 부유하게 플레이를 할 때 저그 역시 부유하게 따라가는 것이 첫번째다. 그러나 그런 저그의 부유한 플레이를 프로토스가 타이밍 러시로 찌를 수 있어 또 다른 양상을 만들 수 있다.

다시 말해 정윤종은 박수호의 상황에 맞춰 수비적이거나 공격적일 수 있는 선택권한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박수호는 고민을 해야 한다. 장기진 뮤탈리스크를 뽑게 되면 타이밍 러시에 밀릴 가능성이 높고 초중반을 노리기 위해서는 그 어떤 정찰도 허용해선 안됐다.

이번에도 먼저 공격 카드를 꺼낸 것은 정윤종이었다. 1세트와 마찬가지로 불사조를 이용해 저그의 대군주와 일벌레를 잡는 소득을 올렸고 박수호의 진영을 정찰하면서 체제를 파악할 수 있었다.

반대로 박수호는 대군주로 정찰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초반부터 꽤 많은 병력을 생산했다. 이 장면에서 가장 유효했던 것은 정윤종이 탐사정의 숫자를 들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스타크래프트2에서 올인성 전략을 펼칠 때는 반드시 일꾼의 숫자 조절이 중요하다. 그만큼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인데 정윤종은 박수호에게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 불멸자는 봤지만 이것이 뒤를 바라본 것인지 아니면 타이밍을 가늠하고 있는지 박수호로서는 생각이 많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앞서 말했듯이 묻혀진계곡에서 저그가 병력 위주의 플레이를 한다면 프로토스는 수비적으로 확장 위주의 플레이를 펼치면 된다. 그러나 애매하게 정찰을 한 박수호는 추가로 병력을 뽑았고 그 병력이 중앙 지역에서 끊기는 실수까지 범했다.

만약 박수호가 무리하게 확장을 늘리지 않고 점막을 늘리면서 바퀴 업그레이드까지 완성해 더 안정적인 운영을 했으면 어땠을까. 아마 그 다음 벌어질 6시 지역에서의 교전에서 허무하게 밀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번 경기의 승부처였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은 바로 6시에서 벌어진 교전이었다. 정윤종은 추가 확장보다 관문을 늘려 거신까지 추가했고 박수호의 점막이 늘어나지 않은 것까지 확인한 뒤 왼쪽으로 돌아가 저그의 6시 확장을 파괴했다.

그러나 정윤종에게 아쉬운 모습이 엿보였다. 추가 확장이나 고위기사와 같은 고급 유닛을 바로 추가하지 않고 박수호에게 시간을 준 것이었다. 감염충과 같은 유닛을 생산한 박수호는 전보다 수비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고 당장에 정윤종이 뚫기는 역부족 처럼 보였다.

하지만 정윤종은 차원분광기 광전사 견제를 통해 박수호의 본진까지 휘젓는다. 피해를 복구할 시간에 박수호는 거대둥지탑까지 파괴되면서 막심한 피해를 입게 됐고 사실상 승기를 내주게 된다.

이 한번의 치명적인 견제로 적어도 정윤종이 확장이 늦고 고급 유닛 생산이 늦은 이유가 있었다는 이야기다. 아마도 1세트에도 이러한 견제가 있었다면 양상은 달라졌을지 모르겠다.

확실히 승기를 잡은 정윤종은 모선까지 추가해 6시 지역을 다시 공격했다. 물론 이 대규모 교전 자체에서 박수호는 뛰어난 수비를 자랑하며 노련함을 과시했으나 벌어진 격차를 좁히는 것까지는 무리였다.

■ 3. 환상 거신을 이용한 심리전의 승리(3세트)

< WCS 오하나 >오하나는 프로토스의 불멸자와 저그의 감염충 대결이 굉장히 많이 나오는 맵이면서 프로토스가 다소 수비하기도 쉬운 맵으로 평가 받는다. 하지만 정윤종이 택한 것은 수비가 아닌 공격, 그것도 날카로운 타이밍 러시였다.

박수호의 입장에서는 앞선 2세트 경기와 마찬가지로 무리하게 병력을 운용하는 것보다 확장 위주의 플레이를 택하는 것이 더 안전했을 것이고 실제로 그렇게 했다.& #160;반대로 정윤종은 앞선 1, 2세트와 다르게 불사조를 생략했다. 덕분에 박수호는 정찰을 하기 전까지 자신의 주특기인 뮤탈리스크를 선택하기가 애매했을지 모른다.

그러는 동안 정윤종은 추가 확장을 갈 의향 없이 중반을 노린 움직임으로 불멸자를 생산한다. 어쩌면 이때부터 정윤종은 박수호에게 불멸자를 보여주려 했을지 모른다.

답답한 박수호는 저글링-바퀴를 끌고 중앙 지역으로 진출을 시도 한다. 하지만 정윤종 역시 병력을 진출 시키면서 다수의 바퀴를 잡아내 한차례의 소규모 전투에서 이득을 봤다.

그사이 박수호는 프로토스의 병력 규모와 조합을 확인 했고 많은 혼란을 겪었을 것이다. 정윤종이 파수기의 환상을 이용해 거신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결국 박수호는 불멸자-거신을 막기 위해 급하게 타락귀를 생산했지만 크게 도움이 될 리 없었다.

정윤종의 심리전으로 인해 박수호는 다수의 추적자와 파수기-불멸자를 막을만한 병력을 갖추지 못하고 거대둥지탑에 이어 본진까지 내주며 패배를 인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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