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배 "독이 든 성배에서 꿀성배로.."

김하진 기자 2012. 10. 10.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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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사람들이 즐겨 쓰는 감탄사가 있다. "꿀이네!"

여기서 '꿀'은 '대박' 혹은 '정말 쉽다' 등의 의미를 내포한 말이다. 정확한 의미를 설명할 순 없지만 주로 기분이 좋을 때 쓰이니 긍정적인 감탄사다.

부산을 연고지로 한 롯데로 팀을 옮김 김성배(31)의 이름 앞에도 '꿀'이 붙었다. 지난해 11월 처음으로 실시된 2차 드래프트에서 '서울 토박이' 청년은 얼떨결에 롯데 유니폼을 입게 됐다.

새 팀의 합류 후 시즌 초 자신의 기사를 검색해 본 김성배는 기사에 달린 리플 하나를 보고 자극을 받았다. 한 팬이 "롯데는 독이 든 성배를 가져간다"라고 써 놓았던 것이다.

그러나 그는 '꿀이 든 성배'였다. 올시즌 김성배는 롯데 불펜의 주축으로서 맹활약했고 팬들에게 달콤한 야구를 선사했다. 부산 시내를 지나가면 팬들이 "꿀성배다"라고 외치기 시작했다. '꿀성배'라는 별명이 한 때는 쑥스러웠지만 룸메이트 이명우의 "독보다 낫지 않습니까"라는 말을 들으니 기분 좋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그리고 팀을 옮긴 뒤 첫 가을 야구를 맞이했다. 운명의 장난인지 준플레이오프에서 친정팀 두산과 마주하게 됐다. 1차전이 열리기 전날 김성배는 설레는 마음과 함께 미묘한 감정이 들어 잠을 쉽게 이룰 수 없었다.

그래도 적은 적일 뿐이었다. 1차전 직전 김성배는 "팔이 빠지도록 던지겠다"라고 말했고 그는 정말로 '팔이 빠져라' 던졌다. 팀의 3번째 투수로 등판해 6회 3타자를 연속으로 삼진으로 잡아내며 두산의 흐름을 끊었다. 1차전 승리의 숨은 일등 공신이었다.

"진짜 세게 던졌어요."

실제로 직구와 슬라이더의 구속이 3~4㎞ 높게 나왔다. 2차전에서도 그는 어김없이 등판해 세 타자를 범타로 처리했다. 결정구는 역시 슬라이더였다.

김성배는 "시즌 말에 포크볼이 많이 간파되서 많이 맞았어요. 그래서 경기 하기 전에 용덕한과 이야기를 해서 포크는 쓰지 말자고 했죠. 아마 상대팀은 직구나 포크를 예상하고 들어와서 많이 당황했던 것 같아요"라고 설명했다.

2차전이 끝난 직후 양승호 감독은 "김성배가 담이 와서 교체했다"고 교체 이유를 밝혔다. 다행히 김성배는 담 증세가 없어졌다고 했다. 그는 "2차전에서도 계속 던질 수 있었는데 몸이 불편하다고 하니 바로 빼주시더라구요. 3차전 등판도 문제 없습니다"라며 활약을 예고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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