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미현 "은퇴소식 친구인 세리가 듣는다면.."

이향구 기자 2012. 9. 28.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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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박세리의 맥도널드 LPGA 챔피언십 우승이 시작이니 벌써 만 13년이 지났다.박세리에 이어 1999년 '슈퍼땅콩' 김미현이 미니밴을 타고 다니며 미LPGA투어에 도전했고, 2000년에는 중학교 때 일찌감치 미국으로 건너가 아마추어 무대를 석권한 '미녀 골퍼' 박지은이 합류했다.셋은 데뷔 첫 시즌에 우승을 차지했고, 박세리와 김미현은 신인왕을 차지했다(박지은은 2위. 2001년 한희원이 다시 신인왕 등극). 이들 이야기는 최근 몇 년간 골프기사에서 찾아보기가 쉽지는 않았지만 최근 박세리는 한국 무대에서 9년만에 '우승'소식을 전했으며 박지은은 은퇴를 선언했다.특히 '슈퍼 땅콩' 으로 작은 키, 귀여운 외모의 김미현은 2007년 셈그룹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후 5년째 우승이 없다(통산 8승). 2009년 결혼과 출산으로 2010년에는 공백기도 있었다. 2011년도 상금랭킹에서 50위권 밖으로 밀려날 정도로 부진했다. 그나마 9월 초 열린 월마트 NW아칸소 챔피언십에서 시즌 첫 톱10을 기록하며 부활을 알리기도 했다.올해 초 만나 인터뷰 할 당시만 해도 김미현은 "힘에 부치는 것은 있지만 체력보다도 최근 미LPGA투어가 장타자들에게 유리하게 전장을 늘린 까닭에 성적이 잘 나지 않는 것이다. 어려워도 2승을 추가해 통산 10승을 거둔 후 미LPGA투어를 마치고 싶다"며 현역생활에 대한 의욕을 보이기도 했다.그런 그녀가 갑작스럽게 은퇴를 선언했다. 은퇴를 결심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으며 어떠한 계획을 갖고 있는 것일까? 인천 남동구에서 부친(김정길)이 운영하는 '김미현 골프 월드' 골프 연습장에서 그녀를 만나 이야기 들어봤다.

- '은퇴'라는 것을 결정한 시기는 언제인가?

지난 1년 동안 고민 많이 했다. 많은 부분이 있는데 시기를 잘 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약 1달전에 마음의 결정을 하게 됐다. - 올초 인터뷰에서 1년 정도 투어에서 활약 후에 은퇴를 고려하겠다고 했는데 갑자기 은퇴를 결심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개인적으로는 선수로써 다 해본것 같다. 내가 있는 자리를 하나 내어주고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을 설득했다.게다가 2007년 무릎 통증 수술을 받은 후 괜찮아졌는데 투어에서 활동하면서 발목을 접지르는 일이 많아졌고 많이 뛰고 걷고 하다보니 작년 시즌 중반부터는 거의 다리를 절면서 걷기도 했을 정도로 심각해져서 어쩔 수 없이 발목 수술을 받았는데 재활 치료를 열심히 했는데도 불구하고 선수로 뛸 정도로 몸 상태가 금방 좋아지지 않았다. 병원 측에서도 그렇고 재활 기간이 더 길어 져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니 막상 시간이 지나가는 것이 아쉬웠다. 그래서 시간을 놓치는 것 보다 다른 길을 택하자고 생각하게 됐다. - 다른 길?아카데미를 시작하려고 한다. '김미현 골프 월드(인천 남동구에 위치한 골프 연습장)'는 오픈 한지 좀 됐고 직접 선수들을 육성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그래서 지금도 모집중이다. - 선수 육성이면 '교수' 라는 직업이나, 다른 직업도 있었을 텐데…세계 톱 노리는 선수를 직접 몸소 부딪히면서 가르치고 싶다. '교수' 라는 직업으로는 학문적으로 이론적으로 더 많이 다가가야 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프로 선수 선배로써, 또 티칭 프로로써 골프를 전문적으로 할 선수를 양성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아카데미를 기획하게 됐다. - 최근 국내 무대에서 9년만에 박세리가 '우승'을 기록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친구이자 라이벌로써 '우승'이 욕심나지 않았나?더 빨리 '우승'의 순간이 왔어야 했는데, 드디어 좋은 결과를 내서 정말 기뻤다. 안도와 기쁨이 교차하기도 했다. 우승 자체는 매우 기뻤으며 내 스스로에 대한 아쉬움은 남았으나 골프에 대한 미련은 없다. - 미련은 없지만 아쉽다는 것은 무엇인가?미국LPGA 투어 8승인데 이왕이면 10승을 채우고 나서 은퇴했어야 한다는 것이 아쉽다. 그래도 LPGA 투어에서 '8승'이라는 것은 스스로 생각할 때 많은 사람들의 기대 만큼은 성공적인 활약이었다고 생각한다. - 친구인 박세리에게도 '은퇴' 사실을 말했나?내가 직접 말하지는 않았지만 이제 곧 기사화가 되면 알게 될 것같다. 우리가 뭉치면 항상 '은퇴'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누기도 했었다. 그래서 아마 짐작은 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면서 서로를 위로한다. '아직까지는 투어에서 활약할 수 있다, 예전과 다르지 않다' 등으로 말이다. 하지만 나 스스로는 예전과 같지 않은 몸과 실력에 만족하지 못한다. 아마 세리도 이야기 들으면 많이 아쉬워 할 수도 있다. - '슈퍼 땅콩'으로 불리우며 작은 체구의 핸디캡을 극복했는데, 재도전이 가능하지 않을까?솔직히 최근에는 시합 코스들이 거리, 힘을 요한다. 예전에는 코스 뿐만아니라 대회 자체도 아기자기하고 전략전술을 펼치면서 재미나게 플레이를 했다. 하지만 지금은 장타가 유리하다 보니 예전에 비하면 플레이 자체도 밋밋하고 재미없어졌다. 그래서 코스에 서면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 1988년부터 골프를 시작해서 1996년 한국LPGA 투어에서 활약했고 1999년부터는 선수들이라면 다들 가고 싶어하는 LPGA 투어 무대를 누비면서 약 24년 동안 골프 선수로써 매진했다. 24년 골프 인생 돌이켜 생각해 보면,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KLPGA 투어에서 첫 우승했을 당시인 1996년 미도파 여자오픈이다. 그리고 미국LPGA 투어에서 2006년에 3년 9개월 만에 우승했던 진클럽&리조트오픈 우승이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것 같다. - 체력적인 한계를 딛고서도 정상에 올랐다. 이제 출발 선에 있는 후배 선수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솔직히 지금 투어를 준비하고, 또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의 체격조건은 다 좋은것 같다(웃음). 말해주고 싶은 것은 모든 사람들이 장점과 단점을 모두 가지고 있으니 단점에 대해서만 스트레스 받고 고민하는 것 보다는 장점을 살리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만큼 장점을 부각시킬 수 있도록 더 노력해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 티칭 프로로써의 김미현의 장점은?옆에서 '지켜보는 티칭'이 아니라 '함께하는 티칭'이 강점이자 컨셉이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샷 중심의 연습을 할 뿐 멘탈이나 코스 매니지먼트는 소홀한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골프 선수로써의 정상을 경험했던 내용을 바탕으로 코스 매니지먼트와 멘탈에 도움을 주고 싶다. 대회 자체에서는 때론 상대방을 제압하기도 해야하며 대회 분위기를 내것으로 만들어야 하는 순간이 오기도 한다. 기회가 왔을 때 확실히 잡고, 위기가 왔을 때는 빨리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다. 시합 전의 마음가짐, 카리스마와 함께 그 분위기를 장악하게 할 수 있는 세계적인 선수 육성에 노력할 것이다. - 은퇴 무대를 한국에서 열리는 'LPGA KEB 하나뱅크 챔피언십'으로 결정했는데 각오와 느낌은 어떠한가?울컥 할 수도 있겠다. 울지 않으려고 노력하겠지만 그동안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스칠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슬퍼만 하지 않고 축하해 주었으면 좋겠다. 이 대회는 나 자신에게도 추억이 많다. 특히 한국에서 열리는 LPGA 대회라는 점과 이 대회에는 한 해동안 성적이 좋은 선수만 출전이 가능한 대회라는 점에서 영광이다. 물론 이번 대회에는 '초청' 받아서 은퇴 무대를 멋지게 장식할 수 있게 돼 기쁘다. 그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은퇴선언' 관련 기자회견을 하지 않을까 한다. - 장기적인 목표?연습환경, 레슨 프로들의 환경이 좋지 않아서 주니어들은 동계로 해외 나가려 한다. 따라서 투어를 통해 느낀 경험과 이론, 실전과 멘탈을 복합적으로 훈련할 수 있는 아카데미를 운영해 오히려 미국이나 다른 나라에서 '김미현 골프 아카데미'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한국에 오면 꼭 한번 오고 싶은 곳으로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마지막으로 현재 활약하고 있는 후배 선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선수들에게 권태기처럼 본인 자체를 믿는 것도 중요하지만 능력과 기술만을 믿고 초심을 잃고 연습을 게을리 하게 되는 순간이 오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우승'이나 '좋은 스코어' 등 의 부담을 부담으로 느끼지 말고 그것 자체를 즐기라는 것이다. 때로는 쇼맨십도 필요하다.무대를 즐겨라. 부담과 긴장을 즐겨라.

<김미현 프로파일>

생년월일 : 1977년 1월 13일입회연도 : KLPGA 1996년/ USLPGA 1999년신장 : 157cm통산 우승: KLPGA 11승/ USLPGA 8승사진, 영상/ VJ 한상진 VJ 황수진[SBS 통합온라인 뉴스센터 이향구 기자]

( www.SBSCNBC.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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