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스포트라이트] 키코소송서 중기 승소 이끈 김성묵 대륙아주 변호사

조양준기자 입력 2012. 9. 3. 16:19 수정 2012. 9. 3.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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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판례 발굴해 재판부 설득'은행 설명의무' 인정범위 확대

"이번 판결은 막혀있던 둑이 터진 것과 같습니다. 한 번 터진 둑은 다시 막을 수 없겠지요."

지난달 23일 '키코' 소송에서 은행의 책임범위를 최대 70%까지 인정한 판결이 나오자 기업계와 법조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이날 판결은 법원이 키코 소송에서 중소기업의 손을 들어준 사실상 첫 판결로 평가됐다.

키코(KIKOㆍKnock In Knock Out)란 환율이 일정 범위 안에서 등락할 경우 기업이 미리 정한 환율에 따라 외화를 은행에 되팔 수 있도록 해 환 위험을 상쇄하는 파생상품이다. 그러나 환 위험에 대비하자는 애초 목적은 달성되지 않았다. 오히려 2008년 금융위기로 환율이 치솟으며 당시 키코 거래를 한 중소기업들은 줄도산 위기에 처했다. 환율이 떨어질 경우 업체가 얻는 환 위험 회피 이익은 범위가 한정된 반면, 환율이 오르면 업체가 입는 피해가 무한대로 커지는 키코의 속성 때문이었다.

그 동안 키코를 둘러싼 법정다툼에서 승자는 대부분 은행 쪽이었다. 법원이 일부 업체의 손을 들어준다 해도 은행의 책임은 30% 정도에 그쳤다. 극소수 업체만 '키코 거래 무경험'을 이유로 피해액의 50%를 받아냈을 뿐이다.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의 손을 들어준 지난달 판결이 나오자 법조계와 기업들의 눈길이 자연스럽게 집중됐다.

피해 기업들을 소송 대리한 법무법인 대륙아주 김성묵(54ㆍ연수원 19기) 변호사는 '키코 통'으로 불린다. 판사 출신인 그는 지난 2008년 11월 첫 키코 소송이 제기되기 이전부터 '키코 피해기업 공동대책위원회'에 참여했다.

대륙아주 외에 바른ㆍKCL 같은 국내 유수의 로펌들이 업체들의 소송 대리를 맡으며 서로 공조 체계를 구축했다. 김 변호사는 그 중심에서 해외 사례를 발굴하는 등 변론 논리를 뒷받침할 주요 자료를 뽑아내는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김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은행의 설명의무를 제대로 인정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과거에도 법원이 은행의 설명의무를 인정한 적은 있다. 금융기관이 상품을 팔 때 구매자에게 거래 위험에 대해 설명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에 근거한 것이다. 그러나 인정 범위는 제한적이었다.

김 변호사는 "예전에는 키코 거래를 해본 적이 있는 업체의 경우 은행의 설명의무가 인정되지 않은 반면, 지난달 판결은 (거래)경험이 있다고 해도 설명을 충실하게 했어야 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거래 경험이 있다고 어떻게 구조적 위험성을 다 알 수 있겠냐"며 "복잡한 상품의 설명의무를 인정한 독일 연방대법원 판례 등 해외사례를 증거로 제출하며 재판부를 설득한 것이 주효했다"고 덧붙였다.

한 걸음 나아간 판결을 이끌어냈지만, 재판이 끝난 것은 아니다. 은행 측은 즉각 항소하겠다고 나섰다. 120여개의 업체들에 대한 재판이 고법ㆍ대법에 계류 중이다. 하지만 김 변호사는 "한 번 인정된 논리를 쉽게 깨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시간을 중소기업에 대부분 패소하던 때로 거꾸로 돌릴 수는 없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조양준기자 mryesandn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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