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환사 이야기]'역빠체'의 주인공, '래피드스타' 정민성을 만나다!

2012. 8. 31.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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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빠체'의 주인공! 정민성을 만나다최근 LOL 커뮤니티를 강타한 유행어가 있다. '역빠체' 세 글자로 간략히 요약되는 이 유행어는 아주부 프로스트의 미드 라이너 '래피드스타' 정민성과 관련된 말이다. '역시 빠른별님이 체고시다'라는 유행어는 사실 첫 의도가 불손했다. 정민성의 실력을 칭찬하기 보다는 아쉬운 플레이를 조롱하기 위한 것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롱 섞인 유행어는 곧 경외에 가까운 감탄사가 됐다. 국내 최강의 팀이라 불리는 아주부 블레이즈를 잡아낸 아주부 프로스트는 결승 직행을 확정 지었고, 그 중심에는 '빠른별' 정민성이 있었다. 경기 후 커뮤니티와 페이스북은 '역빠체'로 뒤덮였다. 경기에 진 블레이즈를 비롯해 '라일락' 전호진(LG-IM), '막눈' 윤하운(나진 소드) 등 수많은 게이머들이 앞다퉈 정민성을 칭찬했다.

급성장한 실력으로 모든 이들을 잠재워버린 정민성, '래피드스타' 즉 빠른별이라는 아이디답게 재치 넘치는 감각적인 플레이로 팬들을 사로잡고 있다. '역빠체' 신드롬에 빠져들 준비가 돼 있다면 정민성을 주목하라!

치솟는 인기?"최근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기분이 어때요? 간단한 인사 먼저 부탁할게요."

"아주부 프로스트의 미드를 맡고 있는 '래피드스타' 정민성입니다. 사실 인터뷰가 잡힌 줄 몰랐어요. 화이트보드에 수요일 날짜로 인터뷰가 있는 건 봤지만 저일 줄 몰랐거든요. '저 인터뷰는 뭐지?'하고 있는데 감독님께서 오셔서 인터뷰를 해야 된다고 말씀해 주셨어요(웃음). 사실 인터뷰만 아니었으면 휴가가 하루 더 길었을지도 몰라요. 어제까지 집에서 쉬다 왔거든요."

곤히 자느라 점심도 먹지 못했다고 말한 정민성이 고른 것은 바나나쥬스와 와플.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다는 질문이 무색하게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별로 그렇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아요. 제가 그렇게 크게 신경을 쓰고 있지 않거든요. 한국팬 뿐만 아니라 해외 팬들에게도 인기를 얻어야 좀 실감날 것 같아요. 물론 예전과 반응이 좀 다르긴 하죠. 게임할 때 반응이 다른데 그냥 킬을 기록해서 나오는 반응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제가 좀 독특한 픽을 하다 보니 그럴 때마다 함성 소리가 커진 것 같아요."

4강 첫 경기에서는 신 챔피언 다이애나가 등장했다. 미드 다이애나로 킬을 가져간 정민성은 한 타 때마다 종횡무진 활약했다.

"다이애나는 노말에서 세네 판 해봤는데 처음에는 좀 아닌 것 같았어요(웃음). 그래도 속도감이 있어서 그 재미로 게임을 했죠. 그런데 중국 IG 팀이랑 스크림을 하는데 상대가 다이애나를 꺼내드는 거에요. 전 그 때 아리로 플레이 하고 있었는데 라인에서 아무것도 못하고 계속 죽었어요. 그래서 화가 나서 다이애나를 사서 직접 플레이 해봤죠. 다이애나로 승리하니까 다음 판에 바로 밴을 하더라고요. '이 정도면 충분히 대회에서도 쓸 수 있겠구나. 그 동안 생각을 잘못하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그제서야 들었죠. (강)찬용이 형에게도 4강 경기가 끝난 후에 물어봤어요. 다이애나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냐고 물어보니까 생각은 하고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저와 마찬가지로 IG랑 스크림을 할 때 만나봤다고 이야기 했어요. 그런데 '쯔타이' 선수의 컨디션이 안 좋았던 건지 다이애나를 아리로 상대 했는데 너무 쉽게 이겼다고 하더라고요(웃음). 찬용이 형이 워낙 컨트롤이 좋은 편이라서 크게 신경을 안 썼나 봐요. 그래서 제가 미드 다이애나를 고를 수 없을 거라 생각했던 것 같아요."

이어 꺼내든 카드 중 하나는 럭스. 미드 플레이어들이 거의 선보이지 않았던 챔피언이었다. 하지만 정민성은 전부터 럭스로 자주 플레이 하고, 남다른 애착을 보여왔다.

"럭스는 전부터 제가 대회에서 플레이 하고 싶어하던 챔피언이었어요. 그런데 너무 기본적인 챔피언 능력치가 좋지 않아서 못 쓰고 있었어요. 하지만 전부터 럭스는 약간의 버프만 받으면 쓸 수 있다고 말해왔죠. 마침 약간의 버프가 있었기에 계속 연습을 해왔어요. 다른 챔피언들은 플레이 하다가 지면 짜증이 나요. 그런데 럭스로 지면 짜증이 안 나요. 져도 지는 대로 재미가 있어요. 그래서 계속해서 럭스만 했고, 팀원들은 처음에 반대했죠. 럭스가 화력이 부족하다고 반대를 했는데 계속 사용하고 싶다고 어필을 했더니 받아줬어요."

연습실을 방문했을 때도 정민성은 럭스를 플레이 하고 있었다. 시야가 확보되지 않은 곳에서도 상대 챔피언의 움직임을 예측해 궁극기를 쓰면 백발백중 맞는 모습에 모두들 입이 떡 벌어졌다.

"럭스로 플레이 해보면 딱 느껴지는 게 있어요. 궁극기를 써서 상대편을 맞추면 상대의 짜증이 확 느껴져요(웃음). 절대 궁극기를 쓸 타이밍이 아닌데 써서 맞으면 '이런 거에 왜 맞고 있지?'하는 짜증이 느껴지는 거죠. 상대를 괴롭히는 플레이를 할 수 있어서 재미있어요. 그리고 럭스는 한 방 콤보가 약하지 않기 때문에 상대를 묶고 터트리는 시원한 데미지가 마음에 들어요. 제가 게임을 처음 시작할 때 나왔던 챔피언이 럭스였기 때문에 더 애착이 가는 것도 있어요."

정민성의 카톡 사진으로 자리 잡고 있는 애니비아 한정판 스킨럭스로도 화려한 플레이를 선보였지만 사실 정민성 하면 떠오르는 주력 챔피언은 애니비아다. 다루기 어려운 미드 챔피언 중 하나로 꼽히는 애니비아는 결승전 상대인 CLG.EU의 '프로겐'이 잘 다루는 챔피언이기도 하다.

"사실 제가 애니비아로 플레이 했을 때 CLG.EU의 정글러 '스누페'가 저한테 와서 프로겐보다 애니비아를 잘 한다고 칭찬해 주더라고요(웃음). 빈말인 것 같기는 하지만 애니비아는 파일럿에 따라 성향 자체가 많이 달라지는 챔피언이에요. 다른 선수들이 애니비아로 플레이 하는 것을 보면 별다른 생각이 들지 않는데 '프로겐'의 애니비아는 남달라요. 가끔가다 보면 '와, 저렇게도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독특한 플레이를 해요. 사실 제가 선보이는 애니비아는 나름의 정형화 된 아이템 테크트리가 있어요. 그런데 프로겐은 상대를 보면서 아이템을 맞춰가요."

하지만 정민성의 아이템 테크트리 또한 독특하다. 지난 8강전에서는 애니비아로 플레이 하면서 도란의 방패를 구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가끔 돈이 애매하게 남을 때 선택하는 아이템이에요(웃음). 그 때쯤이면 상대 AD캐리의 화력이 어느 정도 나오는 타이밍이거든요. 도란의 방패가 미미하지만 도움이 돼서 잠깐 사서 쓰기도 해요. 게다가 애니비아는 패시브 '환생'이 있어서 알로 돌아가기 때문에 체력이 오르면 더 좋아요. 체력을 2배로 계산해야 되는 챔피언이라 만약 워모그의 갑옷을 가게 된다면 체력이 2000 정도 올라갔다고 생각하면 돼요. 패시브가 있기 때문에 앞에서 상대 팀의 딜을 먼저 맞아줄 수 있고, 알 상태로 변한 뒤에도 다시 한 번 살아날 기회가 있어요. 게다가 애니비아의 기본 딜이 꽤 좋아서 그렇게 주문력이 높지 않아도 데미지가 꽤 나오거든요."

이처럼 주력 챔피언인 애니비아를 비롯해서 그라가스, 럭스, 카서스, 다이애나 등 정민성은 다양한 챔피언을 선보이고 있다.

"제가 대회에서 의외로 쓸 수 있는 챔피언이 많아요. 열 다섯 개 정도는 대회에서 꺼낼 수 있는 것 같아요. 자주 안 해서 쓰기 좀 애매한 것도 있지만 다양하게 연습을 하고 있어요. 오리아나도 블레이즈와 비슷하게 자주 썼고, 자주 보여드리진 못했지만 연습할 때 오리아나를 꺼내면 다 이겼어요."

팬들은 4강전에서 정민성이 매 세트마다 다른 챔피언을 꺼낸 것을 두고 '챔피언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고 평했지만 정민성의 생각은 달랐다. 팀의 조합 상 쓸 수 있는 챔피언이 한정 돼 있었을 뿐 다양한 챔피언을 다룰 수 있다는 것. 그러면 그 중에서도 어떤 챔피언을 가장 자신 있게 꺼내 들 수 있을지 궁금해졌다.

"애니비아인 것 같아요. 일정 수준 이상 연습을 하게 되면 자주 플레이 하지 않아도 한 챔피언으로 쌓은 경험치가 떨어지지 않을 때가 있어요. 애니비아로 1500판 가까이 플레이 했어요. 북미 때부터 LOL을 했는데 그 때는 유저들이 독특한 플레이를 많이 했거든요. 미드에 AD캐리가 오기도 했기 때문에 그 때부터 쌓인 경험이 많이 남아 있어요. 애니비아로는 어떤 챔피언이 미드에 오든 밀리지 않을 수 있는 이유죠.

사실 지난 시즌 제닉스 스톰과의 경기에서 애니비아를 골랐는데 졌어요. 그 때는 이니시에이팅이 가능한 미드 챔피언을 뽑았어야 하는데 제가 좀 고집을 부리다가 진 거죠. 팀에서는 오리아나를 쓰자고 했는데 전 왜 이렇게 애니비아가 쓰고 싶었는지 모르겠어요(웃음)."

정민성은 애니비아로 조화의 성배를 먼저 선택하는 아이템 테크트리를 보여 준다. 이어 아테네의 부정한 성배로 업그레이드 하는 모습도 다소 독특하다.

"아테네의 부정한 성배는 라인전이 약하면서 마나가 부족한 챔피언들이 가면 좋아요. 아이템에 재사용 대기시간 15% 감소 효과가 있고, 마스터리에서 4%, 블루 버프가 주는 20%까지 합치면 39%의 쿨타임 감소 효과를 누릴 수 있거든요. 게다가 마나 뿐만 아니라 마법 저항력과 주문력도 꽤 올려주기 때문에 이 아이템을 가는 편이에요.

럭스 같은 경우는 쿨타임 감소 효과랑 마나 때문에 선택하죠. 제가 생각하기에는 이 아이템 테크트리가 상당히 괜찮아요. 일반 유저들이 가도 좋을 것 같아요. 물론 여태까지 보여드린 게 완성적인 아이템 테크트리는 아니에요. 공략이라도 하나 쓰고 싶은데 좀 어렵네요(웃음).

아이템 빌드는 사실 개개인의 개성이 반영되는 부분이에요. 저도 찬용이 형과 의견이 다른 부분이 많거든요. 챔피언 픽만 봐도 전 라이즈를 잘 못 쓰는 편이지만 찬용이 형은 굉장히 잘하죠. 성향 자체도 다르고 생각도 다르기 때문에 조율하기 어려워요."

지금 이렇게 승승장구하고 있는 정민성도 힘든 시절이 있었다. 스프링 시즌에는 프로스트의 구멍이라고 불릴 정도로 악평이 이어졌다. 하지만 아주부 팀을 맡고 있는 강현종 감독은 항상 '정민성은 국내에서 유일무이한 플레이어'라고 칭찬했다. 안정적으로 CS를 챙기며 성장하는 대부분의 미드 라이너와 달리 공격적인 플레이로 이니시에이팅까지 가능한 선수라고 평가했던 것.

그리고 그 예상은 맞아 떨어졌다. 정민성은 특유의 공격적이고 과감한 플레이를 유감 없이 발휘했고, 이는 팀을 '하드 캐리'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4강에서도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유명한 강찬용을 상대로 솔로 킬을 따내는 등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내비쳤다.

정민성의 플레이, 조금씩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고."당시 아리를 상대로 솔로킬을 기록하기도 했는데요."

"아리가 5레벨인 것을 보고 들어갔어요. 늑대를 먹고 6레벨을 먼저 찍었는데 사실 별 생각 없이 한 플레이였어요. 찬용이 형도 눈치를 못 챘을 거예요. 제가 여태까지 많은 선수들을 상대해봤는데 내가 유리하게 라인을 끌고 가도 나보다 CS를 많이 챙기는 상대가 딱 둘 있어요. IG의 '쯔타이' 선수랑 블레이즈의 찬용이 형이에요. 제가 분명히 유리한 것 같은데 저보다 아이템이 더 잘 나올 때도 있어요(웃음). 킬은 제가 더 많이 가져갔는데 파밍을 워낙 잘한 덕분에 아이템이 저보다 더 좋은 거죠. 하지만 과감히 아리가 5레벨인 것을 보고 그냥 공격을 시도한 거죠. 전 사실 제가 이긴 경기도 안 보고 진 경기도 안 봐요. 전에 욕을 하도 많이 먹어서 잘 안 보게 되더라고요. 포모스에 들어가서 잘라진 영상만 봤어요(웃음)."

이런 과감한 플레이를 두고 정민성은 본인 스스로 '야생적인 플레이'라 일컬었다. 나진 소드의 '막눈' 윤하운도 자신과 비슷한 플레이를 한다고 덧붙인 정민성은 '레지날드' 또한 비슷한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꼭 나쁘지만은 않은 플레이라고 생각해요. 생각보다 본능적으로 과감히 플레이 하기 때문에 좋게 잘 풀리면 정말 좋아요(웃음). 제가 생각 못하는 타이밍이면 상대 또한 그러거든요. 서로 생각지 못한 타이밍에 공격이 들어오고, 그게 이득을 거두게 되면 정말 좋죠. 저도 가끔 제 플레이를 보면서 깜짝 깜짝 놀라곤 해요(웃음)."

그래서 팀 솔로미드 소속의 미드 라이너 레지날드와 만나면 더 재미있는 게임이 펼쳐진다. "1레벨부터 퍼스트 블러드가 나오기도 해요"라며 웃어 보인 정민성은 "예상치 못한 결과가 종종 나와요"라며 이야기를 늘어놨다.

"레지날드가 공격적인 챔피언을 골랐을 경우 제가 먼저 도란의 반지를 구입한 상태여도 킬이 나오곤 해요. 정말 예상치 못한 결과가 도래하죠. 그래서 요즘에는 좀 더 생각을 많이 하면서 플레이하는 편이에요. 다분한 공격성을 나름 억제하고 있는 거죠(웃음).

원래 무조건 상대를 죽이고 말겠다는 생각으로 게임을 했는데 요새는 좀 한 타까지 안전하게 성장하자는 주의로 바뀌었어요. 몸을 좀 사리면서 안정적인 플레이를 하려고 해요. 예전에는 한 타 때도 그냥 막무가내로 들어갔는데 요즘에는 약간이라도 고민한 뒤 진입하는 편이에요. 안정적인 플레이를 조금씩 추구하기 시작한 거죠."

정민성은 로밍을 잘 가는 선수로도 유명하다. 미드 라인에서 CS를 챙기며 성장에 주력하는 스타일이 있다면 정민성처럼 초반부터 로밍을 통해 다른 라인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 스타일도 있다.

"상대가 눈치채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면 로밍을 가요. 상대가 생각지 못할 타이밍에 무조건 로밍을 가는 거죠. 가서 킬이 나오든 말든 압박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괜찮아요. 전에는 이보다 더 로밍을 자주 가는 바람에 킬도 못 따고 미니언도 놓치는 경우가 많았어요. 로밍을 너무 자주 다니다 보니 미드 라인이 쭉 밀리고 라인전에서 지고 마는 거죠. 그래서 한 동안 로밍을 일부러 안 갔는데 요즘은 가끔 도는 편이에요. 이쯤이면 가도 되겠다 싶으면 가요.

8강 때는 (박)상면이 형이 너무 힘들다고 해서 도와주러 갔어요. 하도 갱 좀 와달라고 하길래 갔는데 운이 많이 좋았죠. 애니비아의 결정화 스킬이 챔피언과 맞물려 쳐졌는데 챔피언이 튕겨져 나갔어요. 안으로 튕겨나가거나 밖으로 튕겨나가는 경우가 있는데 운이 좀 따라줬어요. 그 덕분에 벽을 치는 족족 킬이 나올 수 있었죠(웃음)."

특유의 공격성과 더불어 안정감이 조금씩 더해진 정민성의 플레이는 재조명 받기 시작했다. 덕분에 '역시 빠른별 님이 체고시다'라는 희대의 유행어가 더욱 인기를 끌게 됐지만 정민성은 무덤덤하게 "(이)현우 형이 정글을 잘 돌아서 그래요"라며 칭찬에 쑥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회 전에도 사실 게임 안에서 의견 충돌이 좀 있어서 싸웠어요. 전 현우 형한테 왜 갱을 안 오냐고 했고, 현우 형은 왜 갱에 당하고 있냐고 싸웠죠(웃음). 그래도 현우 형이 아주 잘하는 정글러 이기 때문에 믿고 있어요. 전 제 라인에 집중하면 다른 라인에 잘 신경을 못 쓰는 편인데 정글러들은 다른 라인의 상황도 잘 체크하고 있죠. 타고나는 기술인 것 같아요."

더불어 4연속 MVP를 수상한 것을 두고도 정민성은 "제가 그렇게 잘한 것 같지 않은데 이상해요. 한 게 별로 없는데 이상하게 주목을 받고 있어요"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요새는 랭크 게임을 할 때마다 '역빠체' 소리를 자주 듣고 있어요. 잘할 때는 물론이고 죽어도 그런 소리가 나와요. 죽었는데 '역시 빠른별님이 체고시다'라고 말하는 건 '역시 빠른별답게 죽었구나' 뭐 이런 뜻이죠(웃음). 못해도 듣고 잘해도 듣는 소리인 것 같아요."

많은 변화와 우여곡절을 통해 한 단 계 더 업그레이드!지금의 정민성, 그리고 프로스트가 있기 까지 수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로코도코' 최윤섭이 팀에서 빠지면서 여러모로 구멍이 생겼고, 그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해 모두들 한 마음이 돼 노력해야 했다.

"팀에 많은 변화가 있었어요. 오더도 보고 픽밴도 짜던 '로코도코'가 팀을 나가면서 다들 맘이 급해졌죠. 라인전 자체도 잘 안 되는데 한 타는 더 엉망이고, 정글 몬스터의 버프 컨트롤은 아예 안 됐어요. 제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었고, 픽밴은 막 꼬였죠. 맨날 지기만 하니까 다 뒤틀렸다고 느꼈어요. 팀원들 의견도 많이 갈렸죠. 그런 시간을 오랫동안 보내면서 정말 많이 힘들었어요. 그래도 견딜 수 있었던 건 블레이즈와 게임을 하면서 계속 달라졌기 때문이죠. 한국 최강팀으로 불리는 블레이즈와 연습경기를 하면서 많이 졌고, 패배를 밑거름 삼아 성장했어요. 아직도 블레이즈에 비해 저희 팀은 많이 부족해요. 운 좋게 이겼을 뿐이죠."

여전히 정민성은 자신이 강찬용에 비해 부족하다고 말했다. 라인관리도 잘하고 맵도 잘 읽는 강찬용에 비해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것.

"국내 최고의 미드 라이너는 여전히 찬용이 형인 것 같아요. 4강 전을 준비하면서 한 동안 블레이즈와 연습을 안 했어요. 대회 당일 날 채팅창으로 '정말 힘든 스크림'이라고 서로 농담했을 정도로 막강한 상대죠."

강찬용에 대한 칭찬은 계속 이어졌다. 정민성은 "찬용이 형이 가장 열정적으로 게임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라며 "팀원들이 있기 때문에 서로 다독여가며 지낼 수 있었죠"라고 덧붙였다.

팀에서 서포터를 맡고 있는 '매드라이프' 홍민기와의 일화도 넌지시 꺼낸 정민성은 아마추어 시절을 회고하기도 했다.

"(홍)민기 형과는 애증의 관계였어요(웃음). 많은 분들께서 알고 계신 것처럼 제가 일방적으로 괴롭힌 게 아니에요. 민기 형도 싫어하는 척 했지만 매일 저랑 게임을 했거든요. 초대하면 꼬박꼬박 들어왔어요. 그런데 일부 캡쳐본만 떠돌아다니는 바람에… 제가 민기 형의 본성을 좀 내비칠 수 있게 해준 건 있는 것 같아요(웃음). 감성 시스템을 만들어 준 장본인이랄까? 블리츠크랭크의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해준 셈이죠."

재미있어서 LOL을 시작했고, 괜찮게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프로게이머를 하게 됐다고 말한 정민성. 결승전을 앞두고도 많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4강전 상대가 블레이즈라서 할 수 있을 만큼 최선의 플레이를 다 하고 진다면 인정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어요. 그만큼 최선을 다했던 것 같아요. 저 뿐만 아니라 현우 형도 그런 소리를 했어요. 블레이즈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고도 진다면 응원할 수 있다고요. 2:2 상황까지 갔을 때 블레이즈가 정말 잘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떨어져도 블레이즈에게 딱히 아쉬운 마음이 없을 거란 생각이 들어서 열심히 응원해야겠다 싶었죠."

정민성의 소망은? 서머 리그 우승 후 롤드컵 우승!그렇게 형제팀을 꺾고 오른 결승이기에 각오가 남달랐다. 정민성은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플레이를 하고 싶어요"라며 말문을 열었다.

"실력이 되면 어떤 챔피언이든 꺼낼 수 있어요. 그라가스, 럭스는 꼭 한 번 대회에서 써보고 싶었고, 이번에 골랐던 것처럼 말이죠. 요새 연습하고 있는 챔피언이 있는데 쓸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럭스랑 그라가스가 저한테는 제일 잘 맞는 것 같아요. 럭스 같은 경우는 미드에서 안 말리면 괜찮게 이기는 편이고, 그라가스는 플레이 스타일이 재미있죠."

CLG.EU와의 일전을 앞두고 있는 정민성은 "해보기 전까지는 잘 모를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블레이즈보단 낫다. 블레이즈가 가장 큰 산이었다"며 형제팀에 대한 칭찬을 멈추지 않았다.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에서도 만약에 블레이즈와 조가 떨어져 있다면 결승전에서 만나지 않을까요? 이번에 월드 챔피언십에 나가게 된다면 오프라인으로 치러지는 해외대회에 처음 나가는 거예요. 꼭 우승하고 싶죠. 성적을 좀 더 잘 내서 월급도 올리고 싶어요(웃음). 월급 사용처요? 그냥 꾸준히 모으고 있어요."

최근 있었던 일에 대해서도 정민성은 간략히 해명했다. "콘샐러드 선수와 미드킹 선수가 제가 버프를 스틸했다고 한 적이 있는데 정말 아니에요. 서로 장난친 건데 일이 불거졌어요. 악의적으로 캡쳐본이 짜깁기 돼서 올라간 것 같아요. 그런 류의 루머가 많아서 좀 속상해요."

아직 어린 나이이기에 사람들의 반응이 섭섭하고 속상할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민성은 "결승전에서 프로겐과 경기하게 된다면 내가 지든, 이기든 상대를 인정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래도 애니비아 대 애니비아는 좀 아닌 것 같아요(웃음). 찬용이 형이랑 해봤는데 우리팀도, 상대팀도 서로 본인 진영을 모른 채 싸우게 돼요. 제가 궁극기를 켜고 상대도 궁극기를 켜면 서로 엉뚱한 곳에서 싸우고 있는 거죠. 벽도 막무가내로 치게 되다 보니 블라인드 픽을 하게 되더라도 좀 생각해 봐야 될 것 같아요(웃음). 그리고 한 두 판 이긴 걸로는 이야기 할 수 없죠. 블레이즈가 저희보다 못한다고 할 수도 없고, 수 많은 대회 중 한 두 판 진 것 때문에 거품이 빠졌다고 할 수도 없어요. 사람인 이상 100판을 하면 10판 정도는 실 수 할 수도 있는 거잖아요. 만약 프로겐과 제가 모두 애니비아를 고르게 된다고 해도 누가 이기든 지든 상관 없어요. 꼭 그 매치에서 이긴 사람이 최강자라고 할 수 있나요? 저랑 프로겐 말고도 애니비아를 잘하는 사람이 있을 거예요(웃음)."

악플도 많았고, 상처 받는 일도 많았다. 지금도 커뮤니티 댓글은 잘 확인하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정민성은 조금씩 더 성장하고 있다. 아직 자신의 실력에 만족할 수 없다고 말한 정민성이기에 결승전에서 선보일 플레이가 더욱 더 기대된다.

조아라 기자 sseal@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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