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최고센터' 김유택 감독이 강의하는 '센터論'

"센터기량의 70%는 내가 만들어줄 수 있다. 하지만 나머지 30%는 본인의 재능과 노력으로 채워야 한다"
중앙대가 28일 동국대체육관에서 동국대를 81-64로 대파하고 대학리그 13연승을 달렸다. 유력한 프로농구 드래프트 1순위 중앙대 센터 장재석(202cm, 96kg)은 31점, 15리바운드로 골밑을 점령했다.
장재석의 파워풀한 덩크슛과 블록슛은 당장 프로무대에 내놓아도 통할 수준이었다. 실제로 장재석은 지난주 서울 SK와의 연습경기에서 김민수를 상대로 맹활약했다. 중앙대는 SK를 86-80으로 꺾었다. 외국선수 애론 헤인즈와 크리스 알렉산더까지 뛰었던 경기였다.
하지만 중앙대 김유택 감독은 장재석의 플레이가 아직 눈에 차지 않는다. '80년대 최고센터'의 눈으로 보기에 장재석은 아직 허점투성이였던 것. 김유택 감독은 한국농구가 낳은 최고의 테크니션 빅맨이다. 특히 그가 자유자재로 구사했던 날카로운 스텝과 피벗은 아직까지 따라할 수 있는 선수가 아무도 없다.
장재석을 평가해달라고 하자 김유택 감독은 "아직 멀었다. (장)재석이가 발이 느려서 외곽수비가 안 된다. 공격도 반템포 정도가 늦다. 대체선수가 없기 때문에 경기 중 파울하지 말라고 주문한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김유택 감독이 센터들에게 특히 강조하는 것은 타이밍과 스텝이다. 센터는 피벗스텝만 잘 써도 손쉽게 상대를 요리할 수 있다. 하지만 프로농구를 포함, 현재 피벗을 제대로 구사할 줄 아는 선수가 아무도 없다.

NBA도 마찬가지다. 요즘 '드림쉐이크'로 유명했던 하킴 올라주원에게 1:1 지도를 받으려는 후배들이 줄을 섰다. 올해는 아마레 스타더마이어와 자발 맥기가 가르침을 사사받았다. 하지만 아무리 대가에게 배워도 실제로 올라주원처럼 써먹는 선수는 아무도 없다. 그만큼 기술은 재능과 노력 없이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김 감독은 "재석이가 한 스텝만 뺄 줄 알면 다 제칠 수 있는데 그걸 못한다. 오늘 그래도 한 번 했다. 하나를 가르치면 나머지를 자기가 응용해서 써먹어야 하는데 그걸 못한다. 센터는 70%는 가르칠 수 있지만 나머지 30%는 본인이 채워야 한다. 프로에서 그나마 함지훈이 좀 한다"며 답답함을 드러냈다.
현역시절 기량으로 김유택 감독이 장재석과 붙었다면 어땠을까 김 감독은 "나랑은 게임도 안 돼지"라고 일축했다. 대신 서장훈 이야기가 나오자 "(서)장훈이는 키도 큰데 슛까지 좋아 막기 힘들었다. 사실 서장훈의 플레이가 센터는 아니었다. 요즘 선수 중에서는 (이)종현이가 최고다. 하지만 역시 멀었다"고 했다.
김유택 감독이 생각하는 한국농구 역대최고 빅맨은 누구일까. "난 아니지. (김)주성이가 더 낫다. 신장도 더 크고 빠르다. 아무리 기술이 좋아도 신장이 더 큰 선수를 막는데 한계가 있다. 그래서 현역시절 (서)장훈이를 막을 때도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한국농구에서 하승진(221cm)처럼 압도적인 신장을 가진 선수는 다시 나오기 어렵다. 항상 자기보다 큰 선수와 상대해야 한다. 프로센터들도 현역시절 김유택처럼 다양한 기술을 갖춰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다. 김유택 감독의 강의를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저작권자 ⓒ 점프볼.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2-08-29 글 서정환 사진 한필상 기자( mcduo34@hotmail.com)
Copyright © 점프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