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강원교육청 '학교폭력 기재 보류' 충돌

최승현 기자 2012. 8. 28.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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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 착수에 반발.. 강원 사회단체들도 감사 중단 촉구

학교폭력 사실을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에 기재하는 문제를 놓고 교육과학기술부와 강원도교육청이 정면 충돌하고 있다.

교과부는 28일 오전 9명으로 구성된 감사반을 강원도교육청에 파견해 학교폭력 사실을 학생부에 기재하지 않기로 결정한 경위 등에 대해 집중감사를 벌였다. 또 강원도교육청의 기재 보류 조치를 직권으로 취소하고, 일선학교에 당초 지침대로 학생부를 작성하도록 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강원도교육청은 교과부의 지시를 거부하고, 학교폭력 가해 사실의 학생부 기재 보류 방침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마찰이 예상되고 있다.

민병희 강원도교육감은 이날 17개 시·군교육지원청 교육장 회의를 긴급 소집해 "모든 책임은 제가 지겠다"며 "교과부의 외압에 흔들리지 말고 교육적·인권적 원칙을 지켜달라"고 요청했다.

민 교육감은 이날 '교과부 특정감사, 옳지 않습니다'란 별도의 성명까지 발표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민 교육감은 "교과부는 마치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 나오는 빅 브러더 사회와 벤담이 구상했던 파놉티콘(원형 감옥)처럼 감시와 처벌을 일상화하고 있다"며 "학생의 중요한 정보를 기재할 경우 충분한 의견수렴 절차가 있어야 함에도 교과부는 이러한 과정도 거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교과부의 특정 표적감사에 교육자의 양심으로 올곧고 의연하게 대처하겠다"며 "선생님들께 이로움과 해로움의 저울보다 옳고 그름의 저울로 판단해 주시길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교과부가 이날 강원도교육청에 대해 감사에 들어가자 사회단체들도 반발하고 나섰다. 강릉학부모회, 동해교육희망네트워크, 참교육학부모회 원주지회 등 17개 단체로 구성된 '교육공공성 실현을 위한 강원교육연대'는 이날 오전 10시 강원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과부는 학생의 기본권을 최소한으로 보장하고 있는 소년법만도 못한 교육지침을 남발한 데 이어 인권위의 권고조차 보란 듯이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강원도교육청을 지지한다"며 "교육청 길들이기식 감사를 중단하지 않을 경우 이주호 장관의 사퇴촉구 운동에 돌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육공공성 실현을 위한 강원교육연대' 회원들은 이날 강원도교육청 현관에서 교과부의 특별감사를 규탄하는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강원도교육청 관계자는 "교과부의 학교폭력 학생부 기록 지침은 헌법정신뿐 아니라 과잉금지 원칙에도 어긋난다"며 "기재 보류 방침이 교육감의 정당한 지도권한에 해당하는 만큼 대부분의 교사들이 이를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도교육청은 최근 국가인권위원회가 학교폭력 가해사실을 학생부에 기재하도록 한 교과부의 방침이 인권 침해 소지가 있다고 결정하자 학생부 기재를 올해 연말까지 보류하기로 했다.

<최승현 기자 cshdmz@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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