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종 "실제 첫날밤? 휴대폰 끄고 친구도 버릴 것" (인터뷰)

송승은 2012. 8. 23.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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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 = 송승은 기자] 새는 높이 날기 위해 많은 것을 버린다. 몸을 가볍게 하기 위해서다. 김민종이 마음을 비웠다. 책임감과 노력은 챙기고 소유욕과 조바심은 내려놓았다. '신사의 품격'으로 다시 비상했다.

김민종은 1988년 영화 '아스팔트 위의 동키호테'로 데뷔했다. 드라마 '느낌' '아들의 여자' '아파트' '웨딩드레스' '미스터Q' '고스트' '진주목걸이' '섬마을 선생님' '이별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하이에나' 등 미완성된 필모그래피를 부단히 채워갔다. 이번엔 SBS 주말특별기획 '신사의 품격'으로 존재감에 힘을 실었다.

그는 1990년대 2인조 그룹 '더 블루'로 '오빠부대'를 이끌었다. 2012년 다정하고 사려 깊은 변호사 최윤 역으로 만인의 '윤이오빠'가 됐다. 누군가는 향수에 젖고 또다른 이에겐 신인처럼 신선하게 다가갔다. 연못의 간섭무늬처럼 여운이 길다.

화장실 볼일 보는데 "작품 잘 봤어요" 인기실감

김민종은 '신품'으로 제2의 전성기라 불릴 만큼 큰 인기를 얻었다. "제2의 전성기란 말에 부끄럽다. 제1의 전성기가 있었나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며 쑥스러워했다. "많은 사람들이 재밌게 봤다고 한다. 화장실에서 볼일 보는데 인사하더라. 10대 친구들과 가까워져 기쁘다. 이름을 김종민이 아닌 김민종으로 정확히 불러줘 인기를 실감한다. 요즘은 '윤이오빠'라 불러 김윤으로 바꿔야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김민종은 40세에도 불구하고 20대 꽃미남 시절과 변한 게 없다. 스킨케어를 받으며 피부관리에 신경 썼다고 했다. 브라운관에 피부가 까칠하게 나와 자기관리에 치중했다고 고백했다.

"40대에 들어서면서 작품에 임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우선 책임감 있게 행동을 하자가 원칙이다. 기분파라 1~2년 전만해도 다음날 오전 촬영이 있어도 술자리 중간에 빠져나오질 못했다. 그러면 다음날 컨디션이 안좋고, 자제 못한 내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이젠 후배들도 많다보니 이래선 안되겠다는 다짐을 했다. 촬영 끝날 때까지 금주하자는 나와의 약속을 지켰다. 또 이번 작품은 대본 자체가 여유를 부릴 수 없었다. 책임감으로 임했다."

김민종은 극중 신사 3인방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장동건과 김수로와는 친분이 있었지만 이종혁은 '신품'이 첫 만남이다. 처음엔 이종혁의 무서운 인상 때문에 말을 놓지 못했다고 한다.

"이종혁이 서울예술전문대학 후배라며 편하게 말하라고 했다. 얘길 하려면 진작 했어야지. 김수로 형도 같은 학교다. 다른 학교에서 편입해 이종혁과 학번이 같다. 나이는 많아도 학번은 내가 높다."

그는 친한 친구들과 어울려 사는 삶을 꿈꾼다. 돈 많이 벌면 경기도 부근에 땅 사서 집짓고 함께 살자고 약속했다. 꿈이 이뤄질지는 모르겠다며 웃었다. '신품'을 연기하면서 행복했고, 꿈꾸던 인생이라 친구에 대해 다시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프롤로그 장례식 장면이 기억난다. 아내를 잃은 최윤과 친구들이 함께 아파하며 우는 신인데 가슴이 저렸다. 촬영하면서 네 사람 우정이 더 돈독해졌다. 어제는 미국에 있는 김수로 형이 정말 보고 싶었다. 빨리 와서 뭉치자고 연락했다."

"NG내면 민망해 서로 탓...장동건 앞에선 힘들다 말 못해"

김민종은 상대역 윤진이의 인기 비결을 분석했다. 신인 윤진이는 데뷔작 '신품'으로 스타덤에 올랐다. "인기 비결은 기본적으로 탄탄한 대본이다. 임메아리 캐릭터를 잘 그려줬고, 윤진이도 연기를 잘했다. 메아리의 귀여움과 절대적 사랑을 원하는 진솔함을 잘 표현했다. 그런 연기톤이 아니었다면 메아리의 멜로가 공감을 줬을까 의문이 든다. 처절하게 우는 장면에서는 '저렇게 예쁜 친구 받아주지'하며 시청자들이 안타까워했다."

처음엔 윤진이가 캐릭터를 잘 끌고 갈지 걱정이 컸다. 임메아리에 의해 최윤이 돋보이는 만큼 키는 메아리가 쥐고 있었다. 첫 촬영 때 윤진이는 NG내면 어쩔 줄 몰라 하며 긴장했다. 긴장감을 풀어주는 게 김민종의 숙제였다.

"현장경험을 살려 윤진이에게 조언했다. 평가는 시청자에게 맡기고 자신감 있게 부딪히라고. 조금씩 이해하며 적응해 마음이 놓였다. 어느 순간 내가 NG내면 더 창피하게 돼버렸다. 김은숙 작가 대본은 느낌표 하나라도 정확하게 표현해야 했다. 제대로 준비 못하면 NG가 수십 번 났다."

김하늘과 윤세아는 이미 김은숙 작가 전 작품에서 호흡을 맞춘 터라 잘했다. 문제는 신사 4인방이었다고. "네 사람은 NG내면 민망해하고 괜히 서로 탓했다. 중반부까지 힘들었지만 그 후엔 편안하게 연기했다. 이종혁, 김수로 형과 있을 때는 대사 때문에 죽을 지경이라 토로했다. 하지만 김도진 대사량이 정말 많아 장동건 앞에선 힘들다 말할 수 없었다."

'신품' 최종회에서는 최윤 임메아리 커플의 결혼식 장면이 방송됐다. 김민종은 오랜만의 웨딩 촬영이라 낯설지만 예쁘게 찍고 싶었다고 했다. 하지만 시간에 쫓겨 아쉬움이 남는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다른 커플과 달리 애정신이 별로 없다. 김민종은 "임메아리 볼뽀뽀를 스킨십이라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이..."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예쁜 커플이고 나이차가 있는데 스킨십까지 많으면 시청자들이 반감을 가지지 않았을까. 하지만 임태산이나 김도진의 스킨십 장면을 보면 부러웠다. 그런 신은 정통멜로 같은데 난 소꿉장난같이 아기자기한 멜로였다. 그래서 사랑받았던 게 아닌가 싶어 외려 감사한다."

극중 최윤은 결혼 첫날밤 아내 대신 친구들과 술잔을 기울이다 취해 잠든다. 실제라면 어땠을까. "친구들 다 버리고 일단 휴대전화를 끈다. 친구들과는 그동안 많은 시간을 가졌다. 이젠 뒤도 안돌아본다. 내 인생에 더 이상 의리는 없다."

"예쁘고 어린 친구 어떤 남자가 마다하겠나"

작품 속 '눈이 우기'라는 표현은 김은숙 작가의 진심에서 비롯됐다. 김민종은 데뷔 때부터 큰 눈망울 때문에 '꽃사슴 눈빛'으로 불렸다. 강렬한 카리스마를 원하는 그는 이 수식어가 불만이다.

"초콜릿 광고에서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있었다. 그때 기억이 김은숙 작가에겐 컸나보다. 본인 감정을 실어 '우기'라고 표현했다. 남자답게 가고 싶은데 눈이 우기라니 속으론 민망했다. 감정신에서 더 몰입해야 될 것 같아 심적으로 부담됐다."

드라마 인기는 '신품' OST에도 영향을 미쳤다. 리메이크된 '아름다운 아픔'은 2000년 발매된 6집 음반 수록곡이다. 호소력 짙은 김민종 목소리가 감성을 자극한다. 이 노래를 모르던 10대들의 반응이 좋아 뿌듯했다고 밝혔다.

"가수로 복귀할 생각은 없다. 음악에 대한 열정은 크지만 마음의 준비가 안됐다. 부담감만 있다. 신곡 멜로디를 소화할 자신이 없어 '아름다운 아픔'을 추천했다. 시간이 빠듯해 30분 만에 녹음을 끝냈다. 찜찜하고 아쉬움이 컸다."

김민종의 실제 연애스타일이 궁금했다. "최윤 같은 부드러움과 임태산처럼 터프하고 강렬한 면이 섞여있다. 김도진처럼 밀당하는 마술적인 언변은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정록의 바람기에 대해서는 "남자들은 누구나 바람기가 있지만 행동으로 옮기진 못한다. 이정록이 여자 앞에서 반지를 빼는 속마음은 공감하지만 난 그렇게 못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윤과 임메아리 커플은 17세 나이차다. 현실에선 가능할까 물었다. "나이차 많은 친구 만나면 고맙다. 마음에 들어도 내가 먼저 접근은 못할 것 같다. 상대가 좋다하면 한두 번 거절하는 척 해본다. 예쁘고 어린 친구가 계속 고백하면 어떤 남자가 마다하겠나. 다만 현실적으로 친한 친구 동생이라면 불가능하다. 그게 아니라면 상상만 해도" 싱글벙글했다.

김민종은 "보는 눈이 많이 달라졌다. 그때그때 달라 이상형을 모르겠다. 그런데 아직 철이 없는지 예쁜 아이돌보면 설렌다. 소속사 후배인 소녀시대에게 언제든지 밥 사주겠다고 했다. 한명도 연락이 없어 상당히 아쉽다"며 농을 던졌다.

"외로움 즐겼지만 이젠 혼자 못 견디겠다"

기혼남인 김수로 장동건 이종혁은 김민종의 결혼을 재촉하고 있다. 정 많고 퍼주는 스타일이라 옆에 여자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자를 좀 소개시켜주던지. 말로만 그러면 뭐해?"라며 그는 큰 눈을 찡그렸다.

김민종은 본인을 '청담동 고독남'이라 칭했다. "외로움을 은근 즐긴다. 특히 비 내리면 그 분위기에 젖는다. 요즘은 친구들을 집이나 집근처로 부른다. 이젠 혼자 못 견디겠다"며 옆자리에 대한 허전함을 숨기지 않았다.

결혼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결혼은 혼자 하는 것도 아닌데 주위에선 빨리하라 성화다. 솔직히 결혼 전 연애를 더하고 싶은데. 함께 다니며 아기자기한 공개연애도 원한다. 그러다 우리 뜻과 하늘의 뜻이 맞으면 결혼하지 않을까. 혼자 서둘러 되는 것은 아니다. 결혼에 대한 맘을 비운 채 인연이 나타나길 기다린다."

김민종은 "결혼하면 아내에게 잘할 자신있다"며 힘줘 말했다. "원하면 뭐든 다해줄 것이다. 평생 행복하고 따뜻하게. 애인처럼 오빠처럼 친구처럼 편하게 해주고 싶다. 친구들은 다 결혼했는데 혼자 때가 좋다 하더라. 살다보면 어찌될지 모르겠지만 결혼하면 친구모임이나 어디든 늘 함께 다니고 싶다."

김민종은 실제로도 '신사'라는 평이 자자하다. "친구들과 함께하는 자리는 기분이 좋아야 된다. 다운되지 않게 하려 애쓰는 습성이 있다. 그런 내 모습이 좋아보였나 보다. 나 자신한테는 결코 좋은 것만은 아닌데. 이런 행동을 옆에서 여자가 말려줘야 한다. 안 그러면 평생 신사 소리 듣다 인생 끝나겠다"며 겸손함을 보였다.

그가 생각하는 신사의 품격은 이렇다. "여럿 모인 장소에서 싫은 사람에게 내색 않는 게 신사 아닐까. 어떤 한사람 때문에 분위기가 흐려지면 안된다. 스스로 삼키고 기분 좋게 풀어가는 게 맞는 것 같다."

"멜로는 답답,

코믹 캐릭터 가장 편해"

정적인 것보다 동적인 것을 좋아하는 김민종, 코믹 속 카리스마 있는 인물에 끌린다. 카메라 앞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드라마 '수호천사' 하태웅이나 '아테나 : 전쟁의 여신' 김기수 역이 딱 그렇다. 멜로는 답답한 면이 있어 코믹한 캐릭터가 연기하기 가장 편하다고 했다.

배우마다 자신이 맡은 인물과의 이별법에 차이가 있다. 오랫동안 헤어나지 못하거나 작품이 끝나는 순간 빠져나오기도 한다. "작품마다 다르다. 1996년 방영된 '머나먼 나라'는 아직도 가슴속에 크게 남아있다. 김한수는 또다시 만나보고 싶다. 최윤 역시도 그렇다."

김민종은 SM엔터테인먼트 계열사 SM C & C의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SM C & C에서는 드라마 '아름다운 그대에게'를 제작했다. 그는 조만간 김수로와 '신품' 이미지를 살려 카메오로 출연할 예정이다.

현재 차기작에 대한 계획은 없다. "매니저가 시놉시스를 하나 갖고 왔지만 보지 않고 돌려보냈다. 새로 무엇을 만나기엔 가슴이 준비 안됐다. 최윤에 대한 기억이 오래 남을 것 같다. 9월에는 고아라와 아프리카 르완다로 일주일간 봉사활동을 간다. 김수로 형과도 시간되면 봉사하자고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좋은 일을 찾고 있다."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송승은 기자 sse@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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