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귀열 영어] 궁하면 통한다- Necessity is the mother of invention.
유교 경전인 주역(周易, the Book of Changes)을 3,000번이나 읽었다는 공자는 주역을 한 마디로 궁즉통(窮卽通)이라 요약했다. 이는 본래 궁즉변(窮卽變) 변즉통(變卽通) 통즉구(通卽久)(Poverty induces changes, changes may find a way out, and the solution emerges)를 줄여서 말하는 것으로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며 통하면 오래 간다'는 뜻이다. 절박하면 방법이 나오고 그 방법은 통할 수 있으며 위기가 기회가 될 수도 있고 필요하면 만들어지기 마련이며 변화에 순응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풀이된다.
'궁하면 통한다'는 궁즉통은 또 다른 말 궁즉사변(窮則思變, Poverty gives rise to the desire for change)과 일맥상통한다. 궁하면 변화를 꾀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들 격언의 영문 번역을 보면 글자 자체에 충실한 직역일 뿐 원어민들에게 실감나는 표현은 아니다. 오히려 'Necessity is the mother of invention'이 궁즉통에 가장 가까운 표현이다. 이는 기원전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Plato)의 말이다. 이 격언을 글자 그대로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 식으로 번역하는 것은 각 어휘의 개념과 쓰임을 잘 몰랐던 시절의 피상적 번역이다. Necessity는 필요한 것이고, 필요성이 있으면 'invention'의 '근본과 이유가 된다는 것'(the mother of ~)인데 절실해지면 무언가 새롭게 만들어지거나 방법이 나오기 마련(solutions to problems)이라는 뜻으로 한문의 궁즉통과 같은 의미다.
궁즉통은 또 'Want is the mother of invention'으로도 표현된다. 여기서 want는 necessity처럼 '필요, 절실한 것, 궁한 처지'다. 영어권 사람들이 쓰는 유사 어구 중에는 'Necessity is the mother of ~'의 변형이 많은데 invention대신 다른 말을 치환하여 사용하는 식이다. 가령 '궁하면 절약하게 된다'(Necessity is the mother of frugality)나 '필요하면 뭔가 대안이 나온다'(Necessity is the mother of all creations) 혹은 '궁하면 해결책이 나오기 마련'(Necessity is the mother of discovery)이라는 어구도 있다. 이 밖에도 invention을 다른 말로 대체하여 innovation, selling, improvement, taking chances, evolution등도 쓴다. 필요하면 혁신도 나오고 다급해지면 판매 방안도 나오며 미흡하면 개선점도 나오고 궁하면 모험이라도 하고 발전 방안도 나온다는 응용 표현들이다. 물론 기업과 정치에서는 필요에 따라 합종연횡을 할 때 invention대신 mergers를 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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