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통일인문연 "조선족 90%, 중국이 조국"..코리언 민족정체성 연구
(서울=뉴스와이어)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단장 김성민 교수·철학)이 남북한과 한민족 디아스포라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연구 성과물을 <코리언의 민족정체성> <코리언의 분단·통일의식>(이상 도서출판 선인 펴냄) 등 4권의 책(사진)으로 묶어냈다. 연구단의 이런 성과는 남한 주민과 탈북자를 비롯해 연해주 고려인, 사할린 한인, 중국 조선족, 재일 조선인 등 총 1500명을 100개의 공통문항으로 면접조사한 결과다. 각지에 흩어진 한민족 디아스포라에 대해 동일한 설문문항으로 조사가 이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이하 연구단)은 한국연구재단의 인문한국지원사업(HK사업)으로 2009년 출범했다. 정치학과 경제학이 중심이 돼 있는 통일문제를 인문학적 시각으로 조망하는 것이 기본 목표다. 단장인 김성민 교수는 통일인문학에 대해 "사람 중심의 인문 논의를 바탕으로 한반도의 통일문제를 진단하고 그 해법을 찾는 새로운 학문"이라고 정의한다.
2010년 가을부터 준비해온 이번 설문조사도 통일의 주체를 800만명에 이르는 한민족 디아스포라로까지 확장하기 위한 기초작업의 하나다. 김 단장은 이번 조사에서 한민족 디아스포라의 다중정체성과 역사적 트라우마 등을 파악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고 밝힌다.
김 단장은 "한민족 디아스포라의 이런 차이를 통일인문학에서는 정체성 분열상태가 아니라 새로운 민족 개념을 사유하는 사실적 조건으로 이해한다"고 강조한다. 말하자면 통일은 '이미 존재하는 어떤 개념'이 아니라, '변화해가는 한민족이 함께 만들어갈 새로운 그 무엇'이라는 것이다. 연구단은 이런 새로운 통일에 이르는 방안으로 '소통'과 '치유', 그리고 '통합'을 제시한다. 소통을 통해 서로간의 차이와 트라우마를 확인한 뒤, 이를 치유함으로써 진정한 통합을 이룬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결과도 소통을 위해 서로의 차이를 확인하는 작업이다. 연구단은 재미동포들에 대한 설문조사를 추가한 뒤 내년 2월 뉴욕에서 국제 심포지엄을 여는 등 한민족 디아스포라의 소통과 차이에 대한 연구를 진척시켜나갈 예정이다. 김 단장은 총 10년으로 예정돼 있는 연구단의 활동 성과가 모이면, 통일인문학 관련 대학원 과정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새 학문의 틀이 잡힐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리언의 민족정체성
민족정체성과 국민정체성은 서로 대립적이지 않으며 오히려 상호보완적임
사람들은 코리언 디아스포라가 거주국의 국민정체성이 강할수록 민족정체성이 약화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관점은 국민과 민족을 상호 '부(-)의 관계'로 파악한다. 그러나 국민정체성과 민족정체성은 서로를 배제하는 '부(-)의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서로를 상승시켜주는 '정(+)의 관계를 가지고 있다. 이를테면 과 조선족의 경우, 중국의 소수민족정책인 자치주가 오히려 그들의 신체적 정체성과 정서적 정체성을 보존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국민정체성을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간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국민정체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이처럼 재중조선족은 민족정체성과 국민정체성을 구분하고 이 둘을 함께 가진 이중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한국인의 세대별 민족정체성은 60대를 전후로 하여 확연하게 구분됨
한국인들은 코리언 디아스포라 가운데서 특히 '재미동포'와 '재중동포'를 차별대우하고 있으며, 이는 60대 이상의 연령대에서 현저하게 나타난다. 이러한 이중성은 양자가 거주하는 국가에 대한 선호도나 그들이 국내에 들어와 하고 있는 일의 위상에 따라 한국인이 한(조선)민족 구성원들을 위계화하려는 성향이 존재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그러나 젊은 세대일수록 가치 선택이 다양하면서도 해외 거주 코리언들을 같은 동포로 여기는 경향이 강하다. 따라서 60대 이상은 국가정체성이 강하며 민족정체성이 약한 반면 젊은 세대일수록 국가정체성에 비해 민족정체성이 높았으며 해외 동포들을 같은 민족으로 여기고 있었다.
한국의 극한경쟁과 남북적대불안감이 국민정체성을 약화시킴
내가 살고 싶은 나라는 어디입니까?'라는 질문에 '한국'을 61.9%, 통일한반도 23. 2%와 제3국 14.4%를 합해 37.6%로 선택하였다. 대한민국 국민임에도 한국을 선택한 비율이 이처럼 낮은 이유는 무엇인가? '살고 싶은 나라'를 묻는 질문에 대한 응답은 연령별, 학력별, 결혼 유무 등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우선 '한국에 살고 싶다는 응답율'은 60대 이상 연령대가 가장 높은 90.7%, 10대가 가장 낮은 39.7%를 보여 연령층이 내려갈수록 감소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40대가 59.8%, 50대가 71.4%로 응답해, '살고 싶은 나라'로 한국을 선택한 비율이 50대 이상과 50대 미만을 분수령으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는 연령대가 내려갈수록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피로감과 불만을 느끼는 사람들이 증대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10대의 불만이 가장 커다는 것을 나타낸다.
특히 이것은 한국사회의 불안정하고 고단한 삶의 모습은 '살고 싶은 나라'로 통일한반도와 제3국을 선택한 사람들이 그 이유로 들고 있는 내용에서 잘 드러난다. 통일한반도를 선택한 이들(23. 2%)을 대상으로 "통일한반도라고 선택한 이유"를 묻는 문항에서는 단일민족이나 우리민족의 강대국화 등 민족적 맥락보다 "전쟁 불안을 해소하고 우리 민족이 평화롭게 살기를 바라기 때문"이라는 현실적 맥락의 응답(49.6%)이 훨씬 높으며, 이는 연령, 성, 학력, 소득수준과 상관없이 고르게 나타났다. 최근의 '천안함 침몰사건'이나 '연평도 포격 사건' 등으로 촉발된 현실적인 불안 요인이 '통일한반도 선택' 이유에 더 크게 작용하고 있음 알 수 있다. 그리고 살고 싶은 나라로 제3국을 선택한 이들(14.4%)을 대상으로 그 이유를 묻는 질문에서는 "북한 독재체제도 싫지만, 삶의 질과 안정이 보장되지 않은 남한사회도 싫기 때문에"가 37.5%, "이 땅에 사는 한 통일이 되는 안 되든, 삶이 불안정할 것이기 때문에"가 45.8%로 연령, 학력 등과 상관없이 고르게 응답하였다.
이처럼 높은 남 호감도 84.2%에 비해 '살고 싶은 나라'로 한국을 선택한 비율이 61.9%,로 커다란 차이를 보이고 있는 점은 비록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긍정적 정체성이 형성되었다고는 하지만 한국사회에 살면서 느끼는 삶의 불만족도가 크기 때문이다. 이는 IMF 이후 신자유주의적 경쟁이 한국사회에 전면화됨으로써 야기된 오늘날의 불안정적이고 고단한 삶에 대한 불만과 비판의식, 그리고 최근 남북관계의 악화로 인한 전쟁 불안 등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남한사회에 대해서 가장 바라는 것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 빈부격차 및 학력 차별 해소'가 56.9%, '지역갈등 해소 및 균형발전'이 18.0%로 응답한 것도 이를 잘 보여준다.
민족정체성은 인지적 정체성과 정서적 정체성, 신체적 정체성에 의한 중층으로 결정
재중 조선족과 재러 고려인들은 조국으로 중국과 러시아를 각각 91.9%, 86.8%가 선택했음에도 불구하고 모국으로는 24.9%, 21.8%만이 중국과 러시아를 선택하고 있다. 반면 재일 조선인은 조국으로 일본을 선택하는 비율이 16.9%에 불과했으며 모국은 3.2%로 거의 없었다. 하지만 그들이 거주하는 나라에서의 주류 민족들과 자신들이 다르다는 느낌을 가장 강하게 느끼는 것은 재중조선족이다. 재중 조선족은 '항상 느낀다'가 40.1%인 반면 재일 조선인은 '가끔 느낀다'가 61.1%로, 재중 조선족의 '다름'에 대한 강도가 훨씬 높다. 또한, 재러 고려인은 한국(조선)어만 사용하는 경우는 1.8%에 불과하며 현지어만을 쓰는 경우는 53.4%에 달했으며 재일 조선인은 1.9%만이 한국(조선)어를 쓰고 현지어만을 쓰는 경우는 재러 고려인보다도 높은 81.2%에 달했다. 따라서 우리 몸에 체화되어 있는 한(조선)민족의 정체성 양태로 보아 민족적 생활양식과 가치가 신체에 가장 많이 각인되어 있는 것은 재중 조선족이며 그 다음이 재러 고려인, 재일 조선인 순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어느 하나의 잣대로 민족정체성을 판단할 수 없다.
국민 만들기가 아닌 각 민족문화를 존중하는 정책으로 바뀌어야
민족정체성과 국민정체성이 서로 '부(-)의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정(+)의 관계'에 있다는 점에서 한국 내에서의 이주민들에 대한 정책을 새롭게 정립할 필요가 있다. 한국에서 이루어지는 다문화정책은 현재 '국가로의 포섭'이라는 전략을 따르고 있다. 사실, 다문화주의는 '민족'을 지우는 대신에 '국민 만들기'라는 함정에 빠져들고 있다. 그러나 재일 조선인이 보여주듯이 민족정체성 없는 국민정체성의 강화는 오히려 국민정체성 자체의 형성을 가로막으며 재중 조선족처럼 민족정체성의 보장이 오히려 국민정체성을 강화시키는 효과를 가진다. 따라서 오늘날 한국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다문화정책은 '국민 만들기'라는 프레임을 벗어나서 그들의 문화적 가치와 생활양식들을 보존하면서 그들 스스로 다른 종족임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국가를 이루고 사는 '국민공동체'의 일원이라는 자각을 가질 수 있도록 정책 방향을 바꾸어야 한다.
재외 동포들의 동포애를 아우르는 재외동포정책 수립이 필요해
재중 조선족이나 재러 고려인, 재일 조선인이나 탈북자들은, 그들이 가진 민족적 동일성을 향한 욕망이 클수록 한국이나 한국인들에게서 더 많은 상처를 받는다. 예를 들어 탈북자들이 이들 중에서 가장 많이 한국인들로부터 상처받는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따라서 이것은 그들이 한국에 들어와 있는 다른 종족들과 달리 '한(조선)민족'이라는 동일화의 욕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한국의 국가 정책이나 한국인들과의 관계 맺음에서 다른 종족과 다른 특별한 대우, 즉 '형제'라는 관점에서 자신들을 대우해주길 바라고 있다.
코리언의 역사적 트라우마
코리언들은 일제 식민지에 대한 상처를 가지고 있음
코리언들이 가지고 있는 역사적 트라우마는 일본 제국주의에 의한 강제 병합으로 인해 나라를 잃어버리면서 '민족=국가'라는 민족국가의 건설이 좌절되고, 오히려 민족과 국가가 상호 적대적으로 분열된 지점에서 출발하고 있다. 일제 하의 이산은 이런 '식민화'가 가져온 결과였다. 그러나 강도 높은 민족해방투쟁에도 불구하고 8.15해방 이후에도 분단으로 인해 '민족=국가'의 길은 좌절되었으며 이것은 '분단 트라우마'로 귀결되었다. 따라서 코리언의 역사적 트라우마는 '식민 트라우마'를 근원적 트라우마로 하면서도, '이산 트라우마'와 '분단 트라우마'가 착종된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일제 식민지 지배가 남긴 가장 큰 문제는 남북분단
코리언들이 일제 식민지 지배가 남긴 가장 큰 문제로 들고 있는 것은 '남북 분단'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답변에서도 지역별-출신별로 답변의 비중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국인과 탈북자는 거의 유사한 비중으로 '남북 분단'과 함께 '전통 문화의 훼손과 단절'을 들고 있다. 심지어 한국인은 33.7%가 '남북 분단'을 든 반면 '전통 문화의 훼손과 단절'을 39.3%나 선택하여 독특한 답변 경향을 보이고 있다. 반면 재중 조선족·재러 고려인·재일 조선인은 압도적으로 '남북 분단'을 들고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지역별 특색이 나타나는 데, 재중 조선족 중 26.3%가 '한민족의 세계 각지로의 이산'을 선택함으로써 다른 지역과 현격한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거주국의 민족정책에 대한 불만족 일본 동포가 가장 높아
'최근 중국(러시아, 일본)에서 실시하는 민족정책에 만족하십니까?'라는 물음에 대해서 가장 높은 비율로 불만족을 표현하고 있는 코리언들은 재일 조선인으로, '매우 불만족'이 34.1%나 되며 '불만족' 51.9%를 합치면 무려 86.0%가 불만을 표현하고 있다. 반면 재러 고려인은 만족도가 63.5%로 불만족보다 높았으며, 재중 조선족은 무려 81.5%가 중국의 소수민족정책에 대해 만족스러워하고 있었다. 또한 이런 불만족도와 동일하게 '나는 중국(러시아, 일본)에서 한민족이라는 이유로 차별받아 본 적이 있다'는 질문에 대해서도 재일 조선인 70.7%, 재러 고려인 42.3%, 재중 조선족 40.7%의 순서로 차별 경험이 있다고 답변하고 있다.
러시아의 동포를 제외하고는 한국의 재외동포정책에 대한 불만족이나 남쪽에서의 차별에 대한 의식 높아
재중 조선족의 경우, 한국의 재외동포정책에 대한 만족도가 중국의 소수민족정책에 대한 만족도보다 떨어진, 52.2%가 불만족을 표현했으며 한국인이 재외동포를 대하는 태도에 대한 불만족은 이보다 더 높은 73.7%에 이르렀다. 또한 재일 조선인의 경우, 한국의 재외동포정책에 대한 만족도에서 일본의 소수민족정책에 대한 만족도에 비해서는 높으나 여전히 높은 불만족을 보여주는 66.2%였으며 한국인이 재외동포를 대하는 태도에 대한 불만족은 이보다 다소 높은 59.9%였다. 반면 재러 고려인은 별다른 불만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따라서 재중 조선족은 중국보다 한국에, 재일 조선인은 한국보다 일본에 더 많은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와 같은 불만의 원인을 보면 일차적으로 그것이 '민족적 동일화'의 욕망이 좌절되는 것과 관련되어 있으며, 이차적으로 남과 북이라는 분단체제의 적대적 대립과 관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나는 남쪽으로부터 차별, 소외, 무관심을 경험한 적이 있다.'는 물음에 대해 재중 조선족은 51.9%가 '있다'고 답함으로써 재일 조선인 38.9%나 재러 고려인 27.0%에 비해 월등하게 높았다. 하지만 남쪽으로부터 받은 상처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대해 재중 조선족 중 34.4%가, 재러 고려인 중 31.8%가 '우월감을 가지고 무시하는 태도'를 꼽았으며, 재일 조선인 중 30.8%가 '편견과 선입견을 가진 태도'를 꼽았다. 반면 '같은 민족으로 취급하지 않는 태도'는 재중 조선족 31.8%가, 재러 고려인 30.7%, 재일 조선인 37.4%가 선택함으로써 그들의 불만이 '민족적 동일화'의 욕망과 관련되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재러 고려인을 제외하고 모든 코리언들에게 있어서 일본에 대한 부정적 정서가 강해
싫음의 감정을 보면 가장 강한 강도를 가지고 있는 것은 '한국인'과 '재중 조선족'이며 그 다음이 '탈북자'이다. 반면 '재러 고려인'은 딱히 부정적인 정서를 드러내지 않고 있으며 '재일 조선인'은 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싫음의 강도가 낮다. 하지만 재일 조선인 또한 전체적으로 44.3%가 '일본인에 대한 싫음'의 감정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결코 적다고 할 수는 없다. 전체적으로 강도의 차이를 무시하고 본다면 일본에 대한 부정적 정서를 가장 많이 드러내는 사람들은 재중 조선족 77.4%, 한국인 74.2%, 탈북자 69.8% 순이라고 할 수 있으며 재러 고려인은 12.9%로 일본에 대한 적대적 감정이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해외 거주 코리언들의 일본 제국주의 지배 청산 과제로 '남북분단극복과 통일'을, 한국인은 '민족적 자존감의 회복' 들어
한국인을 제외하고 모든 코리언들이 '분단 극복과 통일'을 일제 식민지 지배 청산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로 들고 있다(한국인 24.8%, 탈북자 45.0%, 재중조선족 51.5%, 재러 고려인 63.5%, 재일 조선인 43.3%). 반면 한국인들은 '민족적 자존감의 회복' 29.5%, '분단 극복과 통일' 24.8%, '한국 내의 친일파 청산' 23.6%로, 이 세 가지를 거의 유사한 비율로 들고 있다. 이것은 코리언의 식민 트라우마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외부에서 극복 방향을 찾는 것이 아니라 내부에서, 그것도 무엇보다 먼저 한국 내에서 '일제 식민지 잔재'를 청산하는 데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또한 민족적 자존감의 회복이나 자주적 외교는 '한(조선)민족의 합력'에 기초한 분단 극복의 방향을 지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코리언의 역사적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길은 일본을 향한 공격성이 아니라 코리언들 내부에서 '분단극복의 역량'을 모아내는 작업에서 시작되어야 한다고 할 수 있다.
코리언의 생활문화
코리언의 생활문화는 통일의 풍요한 자산이다
19세기 정치경제적 변동으로 인한 이산, 20세기 초 일제 식민지배로 인한 강제이산이 이루어지면서 코리언의 생활문화는 점차 변용되기 시작하였다. 특히 거주 국가의 정치·경제구조와 주류 민족의 생활문화의 영향을 받으면서 변용되어갔다. 통일인문학연구단은 한국인, 탈북자, 재중조선족, 재러고려인, 재일조선인 생활문화의 특징을 분석하는 한편, 모태문화는 공통적이지만 많은 차이점을 가지고 있는 ø이루어문화를 '가족유사성'이라는 측면에서 이해하고자 한 중요한 연구성과를 제출하였다. 통일인문학연구단은 해외 코리언들이 만들어온 생활문화를 이질적인 요소로 배척할 것이 아니라, 이들이 만들어온 또 하나의 생활문화가 갖는 긍정적 요소를 수용하여 코리언의 역동성으로 끌어안을 때 미래 통일 한반도의 문화적 토양은 더욱 풍성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생활문화의 통일은 단순히 전통문화를 불러오는 복고적인 것이 아니라 전 세계의 코리언들이 성숙시켜온 생활문화의 긍정성을 모아 코리언의 문화를 확대재생산하는 미래기획적인 과정이 되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코리언의 분단·통일의식
분단의 폐해나 통일의 장점에 대한 인식에서 한국인보다 해외 거주 코리언들이 높으며 그 중 탈북자가 가장 높음.
대북경제지원 찬성이 높아, 대북봉쇄정책 탈북자를 제외하고 반대 높아
'남북통일을 위해서 한국(남)의 대북경제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에 대한 질문에 대해 '매우 그렇다'와 '그렇다'를 합한 비율은 한국인 73.1%, 탈북자 68.9%, 재중 조선족 90.9%, 재러 고려인 56.1%, 재일 조선인 76.7%였다. 반면 '현재 한국(남)의 대북봉쇄정책이 통일에 유리하다고 생각하십니까?'에 대해서 '그렇지 않다', '매우 그렇지 않다'라고 답변한 총비율은 한국인 74.1%, 탈북자 50.5%, 재중 조선족 75.7%, 재러 고려인 80.3%, 재일 조선인 79.6%였다. 따라서 대북경제지원정책에 대해서 모든 코리언들이 대체적으로 찬성 의사를 표현하고 있으며, 대북봉쇄정책에 대해서도 탈북자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반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남북 간의 군사적 긴장완화를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아
코리언들이 가지고 있는 분단극복을 위한 중장기적 정책 비전은 어느 정도 공통적으로 수렴되는 지점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분단 극복을 위해 지금부터 해야 할 일'로, 탈북자를 제외하고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를 모두 다 1위로 꼽고 있다는 점에서, 또한 '반드시 해야 할 일'로는 '상호 신뢰성 회복'을 모든 지역의 코리언들이 1위로 꼽고 있다는 점에서 확인된다. 물론 재중 조선족은 1위로 꼽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실질적으로 1위와의 차이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그들 또한 1위로 이것을 꼽고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따라서 이와 같은 코리언들의 분단-통일의식이 보여주는 것은 일곱째, 현재의 남북관계가 아직도 적대적 대립과 불신의 관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남북 상호간의 신뢰 회복을 위한 '남북 간의 군사적 긴장완화'가 당장 시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경제강국건설과 더불어 주변국과의 협력공조 강화해야
코리언들은 재일 조선인을 제외하고는 모두 다 경제 강국의 건설을 높은 비중으로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국가 전체의 부가 커지는 '경제 강국'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통일된 한(조선)반도가 추구해야 할 가치'로 한국인과 탈북자들은 '경제적 평등'을 각각 24.4%, 30.3%나 들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재러 고려인은 남과 북이 서로 '우애하는 삶'을 55.8%나 선택하고 있다. 따라서 '경제 강국 건설'을 단순히 '경제지상주의적' 또는 '발전주의적' 가치로만 볼 수는 없다. 물론 경제 강국 건설에 대한 지지율이 높은 순서가 탈북자→재중 조선족→한국인→재러 고려인→재일 조선인이라는 점에서 오늘날 세계화와 함께 경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거나 못 살거나 사는 나라에서 거주했던 사람들일수록 '경제 강국 건설'을 선택하고 있다는 점에서 발전주의 이데올로기가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특히, 재일 조선인은 '통일된 한(조선)반도가 추구해야 할 가치'로 '경제적 평등'을 1위(26.8%)로 선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은 경제 강국에 살면서도 그들이 실질적인 삶이 나아지지 않았다는 발전주의 이데올로기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경제 강국 건설'에 이어 모든 코리언들은 '주변국과의 협력-공존'을 통일한(조선)반도가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선택하고 있다. 특히, 재러 고려인들과 재일 조선인들은 이를 40% 이상의 수치로 선택하고 있다. 따라서 코리언들은 지역출신과 상관없이 한(조선)반도의 분단이라는 비극적 역사와 관련하여 동북아 지역을 둘러싼 국제 열강의 역학관계를 고려한 현실주의적 외교노선을 중시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이와 같은 '주변국과의 협력-공존'이 비주체적인 종속외교를 뜻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왜냐하면 '통일한(조선)반도가 추구해야 할 가치'로 한국인과 재중 조선족은 '민족 주체성'을 각각 31.3%, 45.8%가 선택하여 1위로 꼽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코리언들이 바라는 '통일한(조선)반도의 미래 상'은 민족적 주체성을 가지고 '주변국과의 협력-공존'하는 등거리 외교를 적절하게 구사하면서 부강한 나라를 만드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출처:건국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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