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게임단 조일장, "부진 털고 일어날게요"
"좋은 성적을 내서 팀 창단에 일조하고 싶다"
오랜만에 만난 조일장바투 스타리그 08-09를 기억하는가? 당시 신인이었던 조일장은 저그전에서 절대 지지 않을 것 같던 '혁명가' 김택용(SK텔레콤)을 36강에서 만나 2대 0으로 완승, 일대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그 경기를 계기로 무명의 선수였던 조일장이 자신의 이름을 알리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혜성처럼 등장해 개인리그와 프로리그 모두에서 활약하던 때도 잠시, 조일장은 지난 해부터 급격히 무너졌다. 바투 스타리그 4강에서 이제동에게 패한 후 개인리그에서 내리막을 걸으며 프로리그까지 연패를 거듭했다. 그리고 올해 들어서는 아예 출전 기회조차 잡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 경기에 나갈 수 없는 선수였던 조일장에게는 선택권이 많지 않았다. 조일장은 슬럼프를 극복하지 못한 채 병역 문제와 향후 진로에 대해 고민하다가 은퇴까지 결심하기에 이르렀다.
프로게이머가 천직이었는지, 조일장에게 두 번째 기회가 찾아왔다. 에이스 이제동 외에 저그 카드가 부족했던 제8게임단이 마땅한 선수를 물색하던 중 조일장과 연락이 닿아 입단을 제의한 것. 그렇게 제8게임단으로 이적해 제2의 프로게이머 인생을 시작한 조일장이 허심탄회하게, 그러나 담백하게 자신의 속내를 이야기한다.

조일장, 이제는 제8게임단의 선수.- 요즘 종종 경기장에서 모습을 볼 수 있다. 평소에는 어떻게 지내고 있나▶ 이번 프로리그에 출전한 적이 없지만 다시 처음부터 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 다른 선수들의 연습을 도와주면서 실력을 끌어올리고 있으니 좀 더 시간이 지나면 경기에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지난 시즌 미리 스타크래프트(이하 스타)2를 준비했지만 프로리그가 스타1으로 진행돼 더욱 부진했던 것 같다▶ 잘 안 풀린다고 생각했다. 지난 시즌부터 프로리그에 스타2를 도입했거나, 전 소속팀인 STX 숙소를 나가서 집에서 쉬는 동안에라도 꾸준히만 했다면 지금 더 잘할 거라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후회해봤자 나에게 득이 될 게 없는 것 같아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아쉽기는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웃음).
- 그 동안 어떤 심정이었는지▶ 3, 4개월 동안 스타를 아예 안 했다. 공부를 하면서 차후 진로를 생각하다가 하고 싶었던 일을 하려고 돌아왔다. 이 선택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예전에 하던 만큼 해서는 안될 것 같다. 쉬는 시간을 쪼개가며 연습을 하고, 선수들에게 도움도 많이 받고 있다. 프로게이머 생활을 계속하는 것이 잘못된 선택이 되지 않도록 좋은 성적을 내야 될 것 같다.
- 제8게임단에 오니까 어떤가▶ STX와 전 MBC게임 숙소가 가까워서 (박)수범이나 (김)재훈이 형과 친분이 있었다. (김)민규는 STX에서 생활을 한 적도 있고, 태양이도 알던 사이다. 아는 선수들이 많고 내가 나이도 있어서 그런지 다들 잘해준다. 적응을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편하게 대해준 모두에게 고맙다.
- 창단을 위해 제8게임단 선수들 모두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고 자극을 받지 않는지▶ 아직 창단이 안 돼서 다른 팀에 비해 다소 열악한 상황일지는 몰라도 그럴수록 선수들이 더 열심히 하는 것을 보고 정말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시즌에 성적만 잘 내면 창단이 될 거라고 생각해 다들 필사적으로 열심히 한다. 팀이 창단을 꼭 이뤄야 되는데 나도 일조하고 싶다.

열심히 연습하며 지내는 조일장.- 스타2 게임단으로 가지 않은 이유는▶ STX에 있으면서 프로리그가 스타2로 넘어갈 때 같이 하고 싶었다. 스타2 게임단에는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고 아예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다. 집에서는 스타2 게임단에 가는 것이 어떠냐고 얘기도 하셨지만 스스로는 스타2 게임단행에 대해 깊게 생각을 하지 않았다.
- 스타2 플레이 스타일은 어떤가. 스타1 때와 비슷하게 공격적인지▶ 스타2는 누구나 잘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잡혀 있어 게임 자체가 물량전 위주다. 새로 오신 김정환 코치님이 스타1 하는 걸 보면 손이 빠른데 스타2할 때 손이 느려지는 것 같다고 알려주셨다. 손 빠르기에 주의하면 세세한 부분에서 더 발전이 있을 것 같아 노력 중이다. 아직은 게임에 적응이 완벽하게 안 돼 있는 느낌이다.
- 저그가 이번 패치 이후 상향 조정됐다고 하더라. 체감 상으로도 그런가▶ 퀸의 사정거리가 길어져서 좋다. 패치로 인해 게임 내용이 많이 달라졌고, 리플레이만 봐도 예전에 비해 저그가 많이 좋아졌다는 것이 체감된다. 이래야 저그도 할 만한 정도다. 그 동안 많이 암울하지 않았나.
- 최근 결막염에 걸렸다던데 최근 건강상태는 어떤지▶ 얼마 전까지 결막염으로 고생하다가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 아프니까 게임도 못하겠더라. 설상가상으로 알레르기 반응처럼 몸에 두드러기가 났다. 이번 일을 계기로 자기관리가 최우선이라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다.
- 자기관리가 철저하기로 유명한 이제동 옆자리에서 연습하는데▶ 좌석배치가 바뀐 지 얼마 안 됐다. 또 (이)제동이 형이 MLG 경기 때문에 미국도 다녀오지 않았나. 그래도 짧은 기간 동안이나마 지켜보면서 제동이 형이 팀에서 제일 열심히 하기에 정말 깜짝 놀랐다. 처음에 팀에 와서 인상적이었던 건 제동이 형이 잘 시간에 잠을 안 자고 경기 준비를 하거나 VOD를 보는 모습이었다. '내가 먼저 자면 못 따라가는데' 그런 생각이 들기도 했다. 참 배울 점이 많은 형이다.
- 경기장에서 예전 팀원들을 만나면 어떨 것 같나▶ 요새 (김)윤중이가 잘하고 있더라. 내가 예전부터 (김)윤환이 형에게 아직 늦지 않았으니 종족을 다시 바꾸라고 여러 번 얘기했다. 테란이 아닌 저그를 하는 것이 좋을 거라고 조언을 했음에도 그대로 가더라. 윤환이 형이 테란으로 좋은 성적을 낼지 혹시 모를 일이다(웃음). 예전 팀원들과 오랜 기간 같이 생활했기 때문에 만나면 재미있을 것 같다. 요즘 STX가 굉장히 잘하지만 경기에서 만나게 되면 내가 무조건 이기겠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게요!- 응원해주시는 팬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게임을 그만둘까 하는 생각까지 하다가 이렇게 다시 왔다. 제8게임단 소속으로 처음 경기장에 갔을 때 팬분들이 많이 와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안 좋은 소문들과 부진을 떨쳐내고 8게임단에서는 승승장구하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최민숙 기자 minimaxi@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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