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계 사재기 실태①]'꼼수'인가, '묘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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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가수의 음원이나 음반을 한꺼번에 대량 사들여 차트에서 순위를 올리는 이른바 `사재기`가 도를 넘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재기는 그간 일부 기획사에 의해 행해진 공공연한 비밀이었지만 `안 하면 손해`라는 식의 피해 의식이 가요계 전체에 확산되고 있다. 이데일리 스타in이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편집자 주)
[이데일리 스타in 조우영 기자] 얼마 전 한 가요 제작자는 A사 음악 사이트 마케팅 담당자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저렴한 금액에 실시간 차트 3위 안에 올려주는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니 참여할 의사가 있느냐는 달콤한 제안이었다.
이 제작자는 `혹시 사기는 아닐까` 의심했다. 하지만 그의 의심은 곧 희망으로 바뀌었다. 가능하다면 그렇게라도 어렵게 키운 소속 가수의 신곡을 좀 더 세상에 알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7일 가요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음악 사이트가 음원 순위에 영향을 주는 `꼼수` 프로모션을 펼쳐 논란이 되고 있다. A차트는 1주일에 770만원을 받고 하루에 30~50만원씩 몇몇 가수의 음원을 자사 매입, 실시간차트 상위권에 올려주는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법적으로 문제는 없다. 해당 음원은 A차트 계열사 VIP 회원들에게 컬러링(통화대기음)이나 벨소리로 무료 제공됐다. 소비자 처지에서는 음원을 공짜로 준다니 나쁠 게 없지만 이는 사실상 유통사의 돈벌이 중 하나에 이용됐을 뿐이다.
B음원유통사는 한때 차트를 휩쓴 C그룹의 불공정 거래 첩보를 입수, 자체 조사 중이다.
단순한 사재기였다면 새삼 문제될 것도 없다. 불법 해킹 방식이 사용됐다는 게 B사의 판단이다. B사는 C그룹의 매니지먼트사가 주민번호 생성기를 이용, 2만여 개의 유령 아이디를 생성해 자동 스트리밍을 돌리고 음원을 사재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불법 해킹 방식까지 사용된 건 이례적이다. 만약 이러한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다른 회사가 음원 유통을 맡고 있는 C그룹의 부정 행위 의혹을 B사가 조사하는 것 역시 경쟁사 간 상도의 논란을 불러일으킬 소지도 다분하다.
B사 관계자는 "시스템 보안을 강화하는 측면에서라도 관련 정황과 데이터를 분석 중"이라며 "증거가 확실하다면 관련자들을 검찰에 고발할 방침이지만 워낙 음지에서 이뤄지고 있는 일이라 조사 결과는 미지수다. 구체적인 사안을 밝히기는 곤란하다"고 말을 아꼈다.
C그룹 소속사 관계자는 "해킹은 말도 안 된다"며 "해당 프로모션뿐 아닌 비슷한 류의 마케팅 전략은 많다. 이는 치열한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꼼수`가 아닌 `묘수`로 보는 게 마땅할 것"이라고 항변했다.
조우영 (fact@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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