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틱했던 바르샤-첼시전이 남긴 다섯 가지 이슈
(베스트 일레븐)
드라마틱했다. 바르셀로나는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놓쳤고, 첼시는 사지에 몰렸다가 극적으로 회생했다. 2011-2012시즌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에서 벌어진 일이다.
25일 새벽(한국 시각) 스페인 캄프 누에서 벌어진 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서 바르셀로나와 첼시가 2-2로 비겼다. 앞서 영국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벌어진 1차전에서 1-0으로 승리한 첼시는 캄프 누에서 2골 차 패배를 당하지 않는 한 결승전에 오를 수 있는 호기를 잡았다. 그러나 디펜딩 챔피언 바르셀로나의 저력은 대단했고, 순식간에 2골을 앞서 나가며 전세를 뒤집었다. 하지만 첼시는 무서운 뒷심을 발휘해 2골을 터뜨리며 따라붙으면서 끝내 결승전 티켓을 손에 쥐었다. 마지막까지 결승 진출팀의 향방을 알 수 없는 경기라 시종일관 뜨거웠던 한판이었는데, 그래서인지 종료 휘슬이 울린 이후에도 이슈가 무더기로 양산됐다. 그중 다섯 가지를 추렸다.

ISSUE 1 : 첼시, 바르셀로나의 공식 천적
객관적 전력 차를 차치하고 정말 천적이라 불러도 될 성싶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레알 마드리드 등 바르셀로나에 도전장을 내밀었다가 힘 한 번 제대로 못 쓰고 당했던 강팀들과 달리 첼시는 끈덕졌다. 아니, 바르셀로나만 만나면 더 강해지는 모습이다.
첼시는 바르셀로나를 꺾는 법을 알고 있다. 강력한 공격 축구를 자랑하는 상대에게 맞불을 놓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압도적 피지컬을 앞세워 철저히 부딪치며 상대의 기세를 꺾었고, 바르셀로나의 최대 강점인 패스 축구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기 위해 철저히 선수비 후역습 전략으로 되받아쳤다. 이는 조세 무링요 감독 시절 이후 줄곧 견지해 왔던 기조였는데, 확실히 바르셀로나와는 상성이 안 맞는 모양이다. 이에 힘입어 첼시는 1999-2000시즌 챔피언스리그 8강전 이후 12전 4승 5무 3패로 상대 전적에서 앞서게 됐다. 바르셀로나가 중흥의 기치를 들어올린 최근 10여 년 사이에 기록된 전적이라는 점에서 첼시의 위용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진다.
ISSUE 2 : 첼시 사령탑에 한 발 더 다가선 디 마테오 감독 대행
안드레 빌라스-보아스 감독이 쫓겨난 후 등장한 디 마테오 감독 대행에게 붙은 꼬리표는 바로 '임시직'이다. 첼시는 올 시즌을 디 마테오 감독 대행 체제로 정리한 후, 2012-2013시즌에 팀을 이끌 명장을 데려오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지도자로서 그리 굵직한 족적을 남긴 바 없는 젊은 감독이라 세계적 강팀 첼시의 사령탑에 어울리는 인물은 아닌 듯싶었다.
하지만, 당당히 실적을 내고 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원하는 만큼 순위 도약이 이뤄지지 않아 아쉬우나 어쨌든 심히 흔들렸던 첼시의 경기력을 수습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예상을 뒤엎고 바르셀로나를 꺾으며 클럽 사상 두 번째 대회 결승전 진출을 일궈냈다. 묵묵히 주어진 기간 제 임무에 충실하겠다는 모습을 보인 디 마테오 감독 대행, 이제는 첼시 사령탑에 어울려 보인다. 최근 들어 첼시의 새 사령탑에 관한 루머가 부쩍 줄었다는 것도 이를 증명한다.
ISSUE 3 : 무관 위기에 내몰린 바르셀로나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1년 사이에 6개의 우승컵을 들어올렸던 '트로피 귀신' 바르셀로나다. 그래서 바르셀로나가 빈손으로 시즌을 마친다는 것을 감히 상상할 수 없었다. 그런데 현실이 되어 가고 있다. 2011-2012시즌 스페인 라 리가 34라운드에서 숙적 레알 마드리드에게 1-2로 패해 자국 리그 선두 싸움에서 역전할 가능성을 사실상 상실했다. 이어 벌어진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첼시에게 가로 막혀 대회 2연패의 꿈이 물거품이 됐다.
이제 남은 것은 오는 5월 26일 마드리드에서 예정된 2011-2012시즌 스페인 코파 델 레이 결승전뿐이다. 준우승은 거부하겠다는 듯 닥치는 대로 각종 대회 정상에 올랐던 바르셀로나가 코파 델 레이를 차지한다손 치더라도 '우승 공복'을 달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리고 올 시즌 유로파리그에서 보듯 아틀래틱 빌바오가 또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라는 점에서 우승을 장담할 수 없다. 한 달 정도 전열을 재정비할 시간이 주어진 만큼 철저히 준비해 아쉬운 대로 코파 델 레이 정상에 올라야 한다.

ISSUE 4 : 첼시만 만나면 난장이가 되는 메시
메시의 날 선 득점포는 지금껏 상대를 가리지 않았다. 천적 레알 마드리드를 비롯해 유럽의 내로라하는 강팀들을 상대로 무더기로 골을 쏟아냈다. 한 수 아래의 팀이었던 바이엘 레버쿠젠과의 16강전이 끝난 후에는 상대 선수들이 메시의 유니폼을 얻기 위해 아웅다웅했다고 할 정도이니, 작금 메시의 위상은 세계 최강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단, 첼시만 만나면 난장이가 된다. 메시는 첼시전 연속 무득점 기록을 7경기로 이어 가게 됐다. 이날 경기에서는 승부의 분수령이 된 페널티킥 실축까지 범하며 인상을 잔뜩 구겨야 했다. 이 정도면 레버쿠젠 선수들이 그랬듯 메시도 이제 첼시 수비수들에게 유니폼 좀 부탁한다고 해야 하는게 아닐까?
ISSUE 5 : 먹튀 설움 한 방에 날린 토레스
세계 최고의 골잡이로 불리다 첼시의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후 희대의 먹튀로 전락했다는 평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러나 절체절명의 순간에 빛을 발하며 일약 영웅으로 떠올랐다. 경기 종료 직전 수비진이 길게 걷어낸 볼을 하프라인 아래에서 이어받아 상대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완전히 무너뜨린 후 골문으로 단독 질주해 바르셀로나 수문장 빅토르 발데스까지 제치고 골을 성공시켰다. 이 골로 첼시는 바르셀로나의 추격 의지에 제대로 찬물을 끼얹고 결승에 올랐다. 5,000만 파운드(한화 900억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거액의 몸값을 받고 첼시로 이적한 토레스가 드디어 몸값을 하는 순간이었다. 이 골로 당분한 토레스는 자신에게 쏟아졌던 비판을 한동안 잠재울 수 있게 됐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결정적 순간에 한 방을 해주는 클래스만은 지닌 선수라는 점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사진=PA(www.pressassociati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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