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숙? 지능적 살인마?.. 우웬춘 '두 얼굴'에 춤추는 수사

수원 2012. 4. 14.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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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파일러 면담해보니고향서 가난·무식탓 무시당해 지능 중학생 수준에 대인기피 공사장 동료들 "겁 많고 일만"수사 진행해보니불리한 질문에 철저히 묵비권 수사핵심 피해 혼선 유발까지 TV 교양프로·책 탐닉 모습도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 산페드로 부두에서 하루에 27명이 살해되고 9,100만 달러가 사라지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한다. 수사관 데이브 쿠얀은 절름발이인 버벌(케빈 스페이시)을 포함해 5명을 용의 선상에 올려놓고 범인'카이저 소제' 찾기에 골몰한다. 다소 지능이 떨어지고 몸이 불편해 늘 따돌림을 당하던 버벌은 알리바이가 성립되면서 결국 혐의를 벗는다. 풀려난 버벌은 경찰서 밖으로 걸어 나가며 절름발이에서 조금씩 정상인의 걸음으로 돌아간다. 그가 바로 진범 '카이저 소제'였다. 최고의 반전 드라마로 꼽히는 영화 <유주얼 서스펙트>의 마지막 장면이다.

수원 20대 여성 살해사건의 범인인 조선족 우웬춘(42)씨의 행적에 <유주얼 서스펙트>의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있다. 검거 직후 지능이 떨어지는 듯이 보였던 그가 수사가 진행되면서 고도의 지능범 행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능 떨어지는 어리숙한 초범?

경찰 프로파일러가 우씨를 면담한 후 내린 결론은 그가 억눌린 자존감을 잔혹하게 표출한 어리숙한 살인마라는 것이다. 중국 네이멍구(內蒙古)에서 태어난 우씨는 초등학교만 졸업해 고향에서도 가난과 무식 등으로 주변에서 무시 당하는 외톨이였다고 프로파일러에게 털어놨다. 경찰은 우씨의 지능이 중학생 수준으로 분석했다. 이 때문에 우씨는 놀림을 받을까 봐 사람을 기피하는 증세가 심한 편이라는 것이다.

우 씨는 수사 초기 경찰들이 던지는 질문에 비교적 성실히 답했다. 간혹 의미를 알아듣지 못해 엉뚱한 답을 하기는 했지만, 자세히 설명을 해주면 바로 답을 했다는 것이 당시 수사를 담당했던 경찰들의 전언이다. 담당 프로파일러는 우씨가 자신의 이상형에 대해 이렇다 하게 표현하지 못할 만큼 여성과 감정적 교류를 해본 경험이 없다고 했다. 우씨가 국내에서 맺은 인간관계도 공사장에서 만난 인부 몇 명과 성매매 여성들뿐이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공사장 동료들도 '겁이 많고 말없이 일만 하던 사람'으로 우 씨를 기억하고 있다. 우씨는 범행 과정을 진술하면서 "훼손한 시신의 일부가 나를 잡으려고 하는 것 같아서 A씨의 눈을 가리고 나도 눈을 감고 작업했다"는 다소 황당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양의 탈을 쓴 연쇄 살인마?

경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우씨의 진술에 서서히 변화가 나타났다. 당초 우씨는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고 경찰도 그렇게 믿었다. 그러나 뒤늦게 폐쇄회로TV 영상에 우씨가 전봇대 뒤에 숨어있다 귀가하던 A씨를 덮치는 장면이 확인되면서 우씨의 진술도 돌변하기 시작했다. 우씨는 "피해자가 시비를 걸어서 그랬다", "술 취해서 그랬다", "외로워서 그랬다", "화가 나서 그랬다"는 등 진술을 거듭 번복하다 증거를 제시하면 범행을 시인하는 식이었다.

우씨는 2010년 7월에 제주도에 있었다고 진술했지만, 그가 7월6일 수원에서 현금을 인출한 사실이 드러났다. 처음 경찰에서 진술했던 우씨의 행적도 서서히 거짓으로 밝혀지고 있다.

자신에게 불리한 질문에 대해서는 그는 철저히 묵비권을 행사했다.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한 것으로 보일 정도로 기존 진술과 맞지 않는 답을 하기도 했다. 담당 경찰관들이 깜짝 놀랄 만큼 경찰조사의 핵심을 피해 지능적으로 진술하는 경우도 있었다. 수사를 담당했던 한 경찰관은 "송치를 앞두고 나서는 우 씨의 진술이 변화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며"기존의 어리숙하게 보이는 모습은 명백히 가장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우씨는 유치장과 구치소에 수감돼 태연하게 생활하면서 책과 교양프로그램에 큰 관심을 보였다.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유독 책에 관심을 가졌던 우씨는 수원구치소로 이감된 후에는 TV 교양프로그램에 심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씨의 잇따른 진술 번복과 독특한 행동양태 등을 살펴본 범죄심리학자들은 숨겨진 그의 여죄 가능성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표창원 경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우씨가 이상심리와 인격 장애가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며 "범죄자가 궁지에 몰리면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은 회피하고 모든 진술에서 거짓이 드러나는데 우씨가 유사한 범죄를 더 저질렀다는 사실이 추가로 드러날 경우 그는 지능적인 범죄자임에 틀림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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