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일·하버드 로스쿨 동시 합격, 진권용군의 유학 성공 비결

2012. 4. 13.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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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고 명문으로 손꼽히는 예일대와 하버드대 로스쿨을 동시에 합격한 학생이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이제 막 스무 살이 된 한국 유학생 진권용군. 그는 중학교 때 혼자 유학을 떠나 미 동부 명문 사립고를 졸업한 뒤 하버드대에 진학, 최고 성적으로 3년 만에 조기졸업했다. 그리고 곧바로 미국 최고의 두 로스쿨에 동시 합격한 진군의 '유학생활 정복기'를 공개한다.

유학 초기, 현지 아이들과 스포츠 즐기며 영어 공부

진권용군은 현재 하버드대 경제학과에 재학 중이다. 학부를 3년 만에 조기졸업한 뒤, 이제 곧 예일대 로스쿨에 입학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예일대와 하버드대 로스쿨에서 일찌감치 합격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기말고사 기간이라 도서관에서 공부하다가 합격 통보 전화를 받았어요. 처음 전화를 받을 때는 담담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제가 명문 로스쿨에 합격했다는 사실을 실감하면서, 기쁨과 향후 학교 수업에 대한 기대감이 날로 높아졌어요.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니지만, 예일대 로스쿨로 진학할 생각입니다. 한국에서는 하버드대 로스쿨이 예일대 로스쿨에 비해 더 널리 알려져 있지만, 미국에서는 예일대 로스쿨이 미국 로스쿨 랭킹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거든요. 그뿐만 아니라, 공직 진출을 장려하는 분위기가 제가 생각하는 진로와 맞기 때문이에요. 하버드대에서 이미 3년을 보냈으니, 다른 학풍의 대학에서 공부하고 싶은 마음도 있고요."

예일대나 하버드대 로스쿨의 경우 학부 졸업 후에 바로 진학하는 학생의 비율이 20% 내외이고, 평균 입학 연령은 24~25세다. 그중에서도 학부를 조기졸업하고 바로 진학하는 학생은 매년 1~2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진군의 그동안의 '이력'을 보면 그리 어려운 일만도 아닌 듯싶다.

진군은 한국에서 서울 대치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진학한 뒤 유학을 결심했다. 글로벌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언어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에 대한 이해, 국제적 감각을 지녀야 한다고 생각해 결정한 것이다. 영어는 학교 수업과 1년여 동안 영어학원에서 배운 것이 전부였다. 그것으로는 간단한 일상 대화만 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고. 하지만 그는 개의치 않고 동부 명문 사립학교로 손꼽히는 필립스아카데미 앤도버 고등학교로 유학을 떠났다. 영어는 운동부 생활을 통해 친구들을 사귀면서 자연스럽게 해결됐다.

"어릴 때부터 운동광이었어요. 초등학교 때는 학부모들과 교장선생님을 설득해 야구부를 창설해 3년 동안 서울시 초등학교야구대회에 나가기도 했어요. 처음 유학을 왔을 때는 언어 장벽이나 문화적 차이 때문에 소외감을 많이 느꼈어요. 함께 대화하고 싶어도 의사소통이 잘 안 되니까 제가 다가가면 아이들이 그냥 'Never mind!(신경 쓰지마!)'라고 하며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기고는 했고요. 그러다가 차츰 운동을 하면서 친구를 사귀기 시작했어요. 야구를 하고, 아이스하키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대화 횟수도 늘었고, 당연히 영어 실력도 늘었어요."

한국과는 다른 수업 분위기에 초반에는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돌이켜보면 과외 활동을 즐기고 추진력이 강한 진군에게는 유학이 오히려 더 큰 기회를 가져다주었다. 한국에서 그는 '특이한 학생'으로 통했다. 친구들이 학원에 다닐 때 그는 야구에 심취해 웬만한 구종은 다 외웠고, 글라이더경진대회에 나가기 위해 항공 관련 서적을 모조리 찾아봤을 정도로 목표를 하나 세우면 달성하기 위해 미친 듯이 '몰입'했다.

"한국에서는 무조건 학교 성적이 최우선이지만, 미국은 학생들의 다양한 과외 활동을 적극 권장해요. 서구의 교육 시스템과 문화 속에서 한국인의 정체성을 지켜나가는 것이 꽤 힘들었어요. 대학생이 된 지금도 제 정신세계 속에 한국 문화와 서구 문화를 적절히 조화시키고 다문화에 대한 이해와 적응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그가 하고자 하는 것이라면 큰 이견 없이 묵묵히 지원하고 응원해준 부모님의 역할도 크게 작용했다. 무조건 천편일률적인 잣대에 맞춘 것이 아닌, 그가 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할 수 있는 환경은 진군에게 날개를 달아준 것과 같았다. 고등학교 때 '대학 과목 선이수제(AP)' 시험에서 11과목 전부 만점을 받아 하버드 학부생으로 합격하고, 하버드대에서도 3년 내내 전 과목 A학점을 받은 것도 강박이 아닌 열정과 좋아하는 마음이 있기에 가능했다.

진짜 좋아하는 것을 찾으면 '좋은 에세이'는 저절로 나온다

'좋아하고 관심 있는 분야에 집중하고 관심을 가지라'는 당연한 말을 진군은 몸소 보여준다. 고교 시절부터 경제학에 관심이 많던 진군은 그때부터 다양한 관련 서적을 섭렵했다. 처음 출전한 전미 경제경시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한국에서 흔히 명문 대학에 가기 위해 마치 '스펙'을 쌓듯 공부하고 과외 활동을 하는 학생들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스펙'을 쌓기 위해 공부를 하면 어느 정도까지 성적을 올릴 수는 있지만, 정말 그 분야가 좋아서, 거기에 푹 빠져서 공부하는 친구들을 결코 이길 수가 없어요. 또 관심도 없고 하기 싫은 교과 외 활동을 단지 입시를 위해 하는 것은 오히려 합격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죠. 한국에서 미국 명문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악기나 운동 하나 정도는 배워야 한다는 말을 공공연히 한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하지만 이는 진실성이 없기 때문에 입학사정관들을 절대로 감동시킬 수 없어요."

아무리 작고 사소한 것일지라도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에 몰두하고, 그것을 자신이 왜 좋아하는지, 자기 삶의 어떤 부분과 연결할 수 있는지 고민하고 생각하는 것이 훨씬 유익하다는 것이다. 덕분에 진군은 대학 성적도 상위 1%다. 현재 학점은 4.0 만점에 4.0점이고, LSAT(Law School Admission Test : 미국 로스쿨 입학시험) 점수도 180점 만점에 179점을 받았다. 하버드와 예일대의 LSAT 합격자 평균점수는 173점, 학점은 평균 3.9점이다. 지원자의 학업 수행 능력을 가장 중요시하는 로스쿨에서 진군에게 일찌감치 합격 결정을 내린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다음은 교수님의 추천서와 에세이가 중요해요. 추천서는 제 지도교수이자 최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이사로 지명된 금융경제학자 제레미 스타인 교수님께 받았는데, 추천서에 저의 '금융규제에 대한 관심'을 강조했다고 귀띔해주셨어요. 지원 에세이에는 1997년 한국의 외환위기와 2008년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 과정에서 나타난 자본 시장에서의 금융 관련법의 중요성, 그리고 이에 대한 저의 관심과 목표 등을 강조했고요. 꾸준히 공부하고 관심을 가져온 분야에 대해 꾸밈없이, 편하게 기술한 것이 주효한 것 같아요."

실제 그는 로스쿨 합격 뒤 '금융 관련법에 대한 관심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예일대 로스쿨 입학처장의 친필 편지를 받기도 했다. 그는 '어필'하기 위해 긴장해서 에세이를 쓰다 보면 오히려 지나친 과장을 하게 되어 진솔함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입학사정관에게 편안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기분으로 쓰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가장 어려운 '영어 쓰기' 실력 쌓는 법

원어민과 비교했을 때 영어는 아무리 해도 부족할 수 있다. 듣기와 말하기는 일상에서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자연스럽게 향상됐지만, 읽기와 쓰기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읽기 능력은 책을 통해 해결했다. 공부를 위해 굳이 어려운 고전문학을 선택하기보다, 그가 평소 관심 있는 경제학 분야의 책을 끊임없이 읽은 것이 '읽기'에 큰 도움이 됐다고. 가장 더디게 실력이 는 것은 '쓰기'였다. 말할 때는 편하게 할 수 있지만, 쓸 때는 문법과 정확한 표현법 등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고등학교 영어선생님에게 도움을 요청해 극복했다. 에세이 숙제가 나올 때마다 선생님에게 초고 첨삭을 부탁하고, 선생님의 첨삭 의견에 따라 몇 번씩 고쳐 쓰고 따라 쓰는 과정을 반복한 것이다. 그러면서 '좋은 에세이 쓰는 법'을 익혔다.

"어학 연수하러 온 친구들을 보면 외국인과 말하는 것을 가장 두려워하는데, 저는 정작 영어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쓰기'인 것 같아요. 간단한 일상 대화는 연습을 하거나 외국인에게 다가갈 용기만 있으면 금방 늘어요. 또 대화 문장을 연습하고 여행하면서 적극적으로 활용해도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죠. 하지만 영어로 글을 쓰는 것은 정말 어려워요. 심지어 영어가 모국어인 미국 학생들 중에서도 글을 잘 쓰는 학생은 많지 않으니까요. 무엇보다 영어 쓰기는 무조건 많이 따라 쓰고, 고치는 연습을 많이 하는 것 외에는 왕도가 없는 것 같아요."

따로 첨삭을 받을 수 없다면 영어 원본과 한글 번역본이 함께 있는 텍스트를 구해, 먼저 한글 번역본을 보고 영작한 다음 영어 원본과 비교하는 것도 좋은 방법. 틀린 부분을 체크하고 다시 쓰는 연습을 반복하는 것이다.

목표를 세우고 꾸준히, 치열한 로스쿨 입학 과정

아무리 좋아하는 것을 공부한다고 해도 '로스쿨' 입학은 웬만한 준비 없이는 성공하기 힘든 일이다. 지난해 1월부터 로스쿨 입시 준비를 한 그는 6월에 있는 LSAT 시험을 목표로 계획을 세웠다. 처음 LSAT 모의고사를 보고 틀린 문제가 나온 영역을 중심으로 첫 두 달간 'Logical Reasoning' 파트 공부에만 집중했다. 문제 유형에 익숙해지기 위해 최대한 문제를 많이 풀고, 모의고사를 본 뒤에는 반드시 오답정리를 했다. 취약 부분을 보강하고 나니, 3월 이후 모의고사 점수가 대부분 176~180점대에 분포했다.

"다행히 모의고사에서 고득점이 나와 실전 준비에 대부분 시간을 할애했어요. 일부러 몸이 아플 때나 시끄러운 곳에서 시험을 보기도 했어요. 시험 당일 어떤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대처할 수 있도록 연습한 거예요. 시험장에 미리 가서 구조를 익힌 다음 하버드대에서 비슷한 교실을 찾아가 시험을 보기도 했어요. 마지막에는 '절대 긴장하지 말고 평정심을 유지하자'고 마인드컨트롤을 해 실전에서도 모의고사 때와 비슷한 점수를 받게 된 것 같아요."

그는 궁금한 것이 있으면 반드시 그 자리에서 해결해야 하는 성격이어서, 수업 내용 중 헷갈리는 부분은 꼭 교수에게 질문한다. 진군은 한국 학생과 미국 학생의 가장 큰 차이점을 '의사 표현'으로 꼽았다. 미국 학생들은 자기주장이 강하고, 자기 의견을 표현하는 데 적극적인 데 반해 한국 학생들은 소극적이라는 것이다. 특히 미국에서는 교수나 조교, 상급생의 의견과 자신의 의견이 다르더라도 자신의 견해를 분명히 말하고,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다. 학업 분위기 자체도 질문을 장려하므로 미국에 유학을 온다면 결코 주눅 들거나, 자신의 질문이 수업에 방해되지 않을까 걱정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하버드대 학생들의 요즘 관심사는 무엇일까

그가 공부하는 하버드대에는 세계적으로 저명한 교수들의 강의가 많다. 진군의 경험에 따르면, 담당교수의 명성과 수업의 질이 항상 비례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진부한 내용과 단조로운 강의 스타일로 강의 평가에서 혹평을 받는 유명 교수도 있고, 자신의 경험과 연구 내용을 바탕으로 열정적인 강의를 펼치는 일반 교수도 많다.

"하버드대 학부에서 수강생이 가장 많은 강좌는 한국에서도 유명한 마이클 샌델의 'Justice' 강좌예요. 그 외에도 그레고리 맨큐의 '경제학원론' 수업도 인기가 높아요. 한국 대학의 경제학과에서도 이 교수의 저서를 많이 보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최근 학생들에게 관심을 많이 받는 강좌는 '컴퓨터공학기초' 수업이에요. 세 강좌 모두 전공자뿐만 아니라 비전공자도 많이 듣는 수업인데, 특히 컴퓨터공학기초의 경우 높은 과제 부담에도 불구하고 듣고 싶어 하는 학생이 굉장히 많아요. 요즘 페이스북 같은 SNS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인 것 같아요. 전통 인문학과 미래 사회에 대한 고민이 하버드대 학생들의 주요 관심사예요. 이것들이 공존하고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요."

또 하나는 '협력'이다. 세계 유수의 학생들이 모여 있는 만큼, 경쟁이 치열할 것 같지만 경쟁보다는 협동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하버드대 학생들이다.

"대부분 평가 방식이 상대평가임에도 서로 담쌓고 무조건 '경쟁'만 하지 않아요. 점수보다는 좋은 인간관계를 중시하는 분위기도 있고, 공부해야 할 분량이 너무 많아 혼자서는 절대로 좋은 성과를 낼 수 없기 때문이죠. 각자 나름대로 긴장하고, 더 노력해야 한다는 마음이 있을 수 있지만 너보다 잘해서 이겨야 한다는 강박은 없어요. 따라서 많은 학생들이 스터디팀을 조직해서 함께 공부하고, 같은 팀원이 아니어도 노트를 공유하거나 다른 부분에서 많이 도와줘요. 그게 모두가 잘되는 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죠."

그는 마지막으로 미국 명문대에 합격한 선배로서 한국의 학생들에게 조언을 남겼다. 자신을 지나치게 과소평가하지도, 혹은 과대평가하지도 말라는 것. '저것은 내가 절대 할 수 없는 것'이라고 스스로 과소평가해 현실에 안주하고 도전을 두려워하게 되면 그 어떤 것도 이룰 수가 없다. 반대로 지금 당장 앞선다고 해서 노력을 게을리하거나 자기 것만 챙기다 보면 결국 그 틀에 갇혀 뒤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의 학교생활도 서로 함께, 같이 하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고 선의의 경쟁을 했으면 좋겠어요. 그게 사람에게 참 좋은 에너지를 주는 것 같아요. 혹시 유학을 계획 중인 친구라면 두려움을 갖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제 주변 한국 유학생들을 보면 언어 장벽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적으로 학교생활을 잘 하고 있어요. 그러니 우리나라 학생들이 유학을 와서 자신감을 잃을 필요가 전혀 없다는 거죠. 도전 자체를 즐겼으면 좋겠어요."

+ Tip. 미국 로스쿨은 어떤 곳?

미국의 로스쿨에는 보통 3개 과정이 개설돼 있다. 3년 동안의 JD(Juris Doctor) 과정은 법관과 변호사를 양성하는 로스쿨의 중심을 이루는 과정이고, 외국 변호사나 법학 전공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1년간의 LL.M.(Master of Law) 과정, 순수한 학문 연구자를 위한 SJD(Doctor of Juridicial Science) 과정이 그것. JD 과정을 마치면 미국의 모든 주에서 변호사 시험을 볼 수 있고, LL.M. 과정을 마치면 뉴욕과 버지니아주 등 제한된 지역에서 변호사 시험을 볼 수 있다. 보통 로스쿨 JD 과정에는 각국의 유학생이 5~10%를 차지한다. 이 중 한국 유학생 비율은 해마다 다르지만, 예일대의 경우 한 학년 정원인 2백 명 중 1~2명, 하버드대는 한 학년 5백60명 중 5~10명 내외가 합격한다.

진군의 경우 JD 과정을 밟을 예정이다. 전공은 따로 없이 필수과목(헌법, 민사소송법, 계약법 등)을 이수한 뒤 자신이 원하는 과목을 집중 선택해 들을 수 있는데, 진군은 '금융 관련법'을 집중적으로 들을 계획이다.

취재: 김은향 기자 | 사진제공: 진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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