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평창 땅 소유 재벌 '소작료로 거액 챙겨'

2012. 3. 2.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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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로소득임에도 비과세 혜택, 세금 한 푼 내지 않아

[이코노미세계]

재벌그룹 오너 일가의 평창 땅 투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부동산 취득과정의 문제점 및 취득 이후 실정법 위반 여부다.

< 이코노미세계 > 취재 결과 평창 땅을 소유한 다수의 재벌 오너들이 농지법을 위반한 사실을 확인했다. 뿐만 아니라 일부 재벌 오너의 경우, 농사를 짓지도 않으면서 현지 경작 주민으로부터 매년 거액의 농지 임대 수수료까지 받아 챙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대부분 불로소득으로, 과세대상에도 포함되지 않아 재벌들이 '편법적인 재산증식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의 딸 장선윤씨가 구입한 평창군 대관령면 용산리 394-5외 3필지(3,151㎡), 아들 장재영이 구입한 평창군 대관령면 용산리 394-29외 2필지(1,651㎡). 이 일대는 알펜시아 주변으로 장선윤씨 등은 평창 동계올림픽 후보지 선정 이후 이 일대 땅을 집중적으로 구입했다.

< 이코노미세계 > 취재 결과 롯데 장선윤씨 소유 땅 대부분은 소유자들이 농사를 짓지 않고 대부분 현지 주민들이 임차해 농사를 짓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 주민들에 따르면 "용산리 일대 외지인 소유의 땅들은 지주들이 농사를 짓는 경우는 거의 없다. 주로 현지 주민들이 땅을 임차해서 감자나 배추 등의 고랭지 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장선윤씨 소유의 땅은 밭보다는 임야에 가까운데, 이 땅 역시 현지인이 경작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1996년 이후 구입된 농지의 경우, 외지인이 소유자라고 해도 직접 농사를 짓지 않으면 농지법 위반이다. 용산리 일대 주민들도 모두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다. 다만 소작을 뺏기지 않으려고 쉬쉬할 따름이다. 실정을 뻔히 아는 관청에서도 '모르쇠'로 일관한다.

해당 지자체 뒤늦게 외지인 실제경작 현황 파악 나서

< 이코노미세계 > 는 관할 관청을 상대로 "재벌 오너 소유 땅의 농지법 위반에 대한 실태 조사를 했느냐"고 물어봤다. 담당 직원은 "외지인 소유의 경작지를 대상으로 실제 경작 여부를 매년 조사를 한다. 재벌 소유의 땅이 많다는 사실은 보도를 통해 알았다. 외지인의 실제 경작 여부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서류상 실제 경작 여부에 대한 확인서가 필요한데 임차인 대부분이 서류 작성을 꺼려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재벌가의 평창 땅 투기에 대한 여론의 비난이 일자, 해당 지자체는 부랴부랴 농지법 위반 조사에 나섰다. 평창군이 투기 논란이 일고 있는 대관령면 용산리와 횡계리 일대 11필지 3만3678㎡ 등 대관령면 일대 131필지(20만6883㎡) 농지 소유주 65명을 대상으로 청문 등을 통해 농지법 위반 여부에 대한 실태 조사에 들어가기로 한 것.

이들 토지의 개별 공시지가는 구매 당시보다 최대 10배 이상 올랐다. 평창군의 1월1일 기준 표준 공시지가는 지난해보다 12.7% 올랐다. 평창군은 대리경작이나 휴경 등 위법성이 드러나면 처분 명령 등 행정처분을 할 계획이다.

< 이코노미세계 > 는 장선윤씨 등 농지법 위반 의혹을 사고 있는 재벌 오너의 실제 경작 여부도 물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장선윤 블리스 대표는 그 땅에 농사를 짓지 않고 있다. 농지법 위반 여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아들 허세홍 GS칼텍스 전무의 경우, 평창군 대관령면 용산리 263-12 외 11필지(36,045㎡)를 보유해 재벌가 중 압도적으로 많은 편이다. GS칼텍스 측은 허세홍 전무의 직접 경작 여부에 대한 질문을 여러 차례 했으나 대답을 회피했다.

현행법상 외지인들이 농지를 구입, 매매계약 체결 시에는 농지취득자격증명원을 필히 제출해야 한다. 증명원에는 농지 구입자가 농지계획서를 작성하도록 되어 있다. 농지계획서에는 농지를 구입해서 어떻게 농사를 지을 것인지, 영농개시년도, 인력 충원 문제, 인적 사항 등을 상세하게 기입하게끔 되어 있다. 하지만 문제가 된 평창 일대 땅을 소유한 재벌 오너들의 경우, 대부분이 실경작자가 아니라는 것이 현지 주민들의 증언이다.

현지주민 "3.3㎡당 3000원 임대료 주고 소작"

이와 함께 재벌 오너들이 받는 임대 수수료도 말썽이 될 전망이다.

현지주민들에 따르면, 대관령면 일대는 외지인 소유가 70%~80% 이상이며 대부분 현지 주민들이 땅 소유주에게 임대료를 지불하고 농사를 짓는다고 말했다. 임대 수수료는 3.3㎡ 당 3000~4000원 정도며, 위치가 좋을 경우 이보다 더 비싼 임대료를 지불해야 경작이 가능하다는 것.

현행법상 농사 목적일 경우, 비과세며 농사 외의 목적일 경우에만 과세 대상이다. 따라서 수만 ㎡ 이상 평창 일대 전답을 소유한 재벌 오너들은 세금 한푼 내지 않고 매년 최소 수천만원씩 벌어들이고 있는 셈이다.

경작 농지, 농지은행 안 통하고, 개인 간 거래

문제는 또 있다. 농어촌공사법에 따르면, 지주가 농지은행을 통해서 위탁할 경우 임대료가 3.3㎡ 당 1800원을 넘으면 안 된다. 이 경우는 임대료가 싼 대신 농지법 위반에는 해당이 안 된다.

농어촌공사 주변에 따르면, 평창군 용산리 일대의 경우, 농지은행을 통한 경작 비율이 10~20%이고 나머지는 개인과의 거래다. 다시 말해 이 일대 땅을 소유한 재벌 오너들은 대부분 임대료를 많이 받기 위해 농지은행을 통하지 않고 개인 간 임대거래를 하고 있으며 농지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시골에서 3.3㎡ 당 3000~4000원씩 임대료를 주고 경작하는 농지에서 수익이 날까. 이에 대해 용산리 일대 주민들은 '복불복'이라고 말한다. 주민 A씨는 "주로 특수 작물을 재배하는 만큼 농사가 잘되고 시세가 좋으면 이윤이 남지만 잘 안되면 쪽박을 찬다. 임대료를 못 갚아 빚쟁이가 된 사람도 있다."라고 전했다. 재벌에 의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도시 뿐 아니라 외진 시골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최윤정 기자 dbswjd7@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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